북일 양국은 7일 오전 베이징에서 핵과 미사일 등 안전보장문제를 협의한데 이어 오후에는 다시 일본인 납치문제를 협의했습니다. 오후 협의에서 북한 측은 진위여부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측의 야마모토 다다미치 북핵문제 담당대사는 북한의 정태영 미주국 부국장에게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핵 개발 동결과 탄도미사일 철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 측은 또 북한의 위조달러문제, 마약밀매 등을 거론하면서 국제사회의 염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안전보장문제 협의를 마친 북일 양국은 오후 4시경부터 약 1시간 반 가량 다시 납치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납치문제 협의 일본 측 대표인 우메다 구니오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 참사관은 협의를 마치고 난 후 일본 측 요구에 북한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으며,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납치문제협의 북한 측 대표인 김철호 아시아국 부국장도 “양측의 의견 차는 매우 컸다”며 7일 오후 협의가 수평선을 달렸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김철호 부국장은 이어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 감정에는 의문이 많으며, 일본 측이 가짜라고 주장한 이상 유골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측은 또 탈북자들 지원해 온 일본인 7명의 신병인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신병인도를 요구한 일본인 중에는 중국 동북부 지방에서 탈북자들을 지원해 온 <북조선난민기금>의 가토 히로시 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협의 첫날인 4일에 이어 8일에는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그동안 협의해 온 납치문제, 국교정상화문제, 안전보장문제에 관한 포괄적인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5일 열린 납치문제 협의 때 북한이 요코다 메구미와 지무라 야스시 부부 납치 용의자인 북송 간첩 신광수의 신병인도를 거부하고, 6일에 열린 국교정상화 협의 때 경제협력 방식에 의한 과거 청산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하면서 식민지 당시의 강제연행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인권 유린범죄에 대한 별도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7일 오후에 열린 납치문제 협의 때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 반환과 탈북 활동을 지원한 일본인 7명의 신병인도를 요구한 것으로 보아 8일 열릴 전체회의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내다보입니다.
채명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