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북한, 9.19 합의 이행 결심 못하고 있어”


2006.03.09

북한은 지난 4차 6자회담 때 합의한 핵 폐기에 대해 아직도 마음을 못정하고 있다고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핑계로 6자회담에 나오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8일 연방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의 전망과 관련해, 지난 4차 회담 때 공동성명이 합의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으며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공동성명이 합의된 이후에 회담재개를 막고 있다고 힐 차관보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경제제재를 거두지 않으면 회담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불법적인 돈세탁을 막으려는 미국의 방어적 조치를 북한이 경제제재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이렇게 회담을 질질 끄는 이유는 핵개발 계획을 낱낱이 밝힌 뒤 폐기하는 과정을 시작할지에 대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Hill: They have not yet made up their mind to come to the table and to begin the very difficult process of laying out all those programs and agreeing to their complete dismantlement.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작한지는 이미 20년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미국의 금융조치가 핵 폐기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로 막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힐 차관보의 설명입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6자회담에서 진전이 있기를 바라는 여론이 있음을 잘 안다면서, 미국도 영원히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위조지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북한 간에 비상설 협의체를 만들자고 한 제안에 대해, 힐 차관보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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