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올해 유엔 인권위서도 대북결의안 추진
2005.03.19
제61차 유엔인권위원회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대북결의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의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이번 제61차 인권위에서 EU, 즉 유럽연합 주도의 대북결의안을 공동 발의할 것이라고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가 18일 말했습니다. 이밖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 소식 등에 관해 이동혁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올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북결의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유엔 인권위원회에 대한 소개부터 해 주시죠.
이동혁 기자: 유엔 인권위원회는 지난 1946년 설립된 유엔 내 최고 인권기구입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인권문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해당 국가에 인권 개선 조치 등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권문제가 심각한 국가에 대해서는 특별보고관을 통해 인권상황에 대한 감시를 비롯해 실태조사를 벌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엔 인권위에는 남한, 일본, 그리고 미국, 유럽의 국가 등 모두 53개 나라가 위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 위원국은 특정 사안에 대해 결의안 채택 등 주요 의사 결정과정에서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인권위는 북한 인권상황과 관련해 2003년 제59차 회의와 그 이듬해인 2004년 제60차 회의에서 대북결의안을 연이어 채택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제60차 인권위가 채택한 결의안은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특별보고관을 임명했습니다. 올해 제61차 인권위는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돼 6주간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렇다면, 특별보고관의 지난 1년간 활동이 이번 제61차 인권위에 보고가 될 텐데요, 어떤 내용들이 보고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이: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특별보고관에는 태국 출신의 저명한 법대 교수 위팃 문타폰(Vitit Muntarbhorn) 교수가 임명됐는데요, 문타폰 교수는 지난 1년간 국제사면위원회,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와 같은 유력 국제 인권단체들의 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 인권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특별보고관의 핵심 활동 중 하나인 현지 방문조사는 북한 당국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 인권에 대한 조사결과를 1차로 지난해 10월 유엔 총회에 보고했습니다. 당시 보고의 핵심 내용들을 보면, 북한이 국제 인권조약의 가입국가로서 의무를 다할 것과 특히 여성에 대한 인권보호에 노력할 것, 임의 처형을 중단할 것, 정치범 등 죄수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것 등 조치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이번 제61차 인권위에도 보고됩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10일까지 일본과 몽골을 잇달아 방문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와 몽골 내 탈북자 실태에 대한 조사도 벌였습니다. 이에 대한 결과도 이번 인권위에 추가로 보고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문타폰 보고관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인권 보고는 오는 29일 쯤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북결의안이 발의될 것이라고 미 국무부 고위 관리가 말했다는데요.
이: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18일 비공개 기자설명회를 갖고 미국이 올해 제61차 유엔 인권위에서 유럽연합 주도의 대북결의안을 &# xC720;럽연합과 공동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리의 말대로 미국이 유럽연합과 함께 대북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결의안 채택여부는 표결에 부쳐집니다.
하지만 북한의 인권상황이 심각하다는 공감대가 국제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결의안이 발의될 경우, 채택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참조로 남한은 남북관계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지난해 대북결의안 표결에서 기권 표를 던졌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미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라이스 장관이 19일 남한에 도착했지요?
이: 라이스 장관은 이날 일본을 떠나 남한에 도착해 이틀간 방문일정에 들어갔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도착 후 한미연합사 지휘통제소로 이동해 한미 양국 장병 200여명을 격려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남한은 민주주의를 이룩한 가장 모범적인 나라인 반면에 북한은 정반대의 국가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20일 오전 청와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이어 정동영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장관과 면담, 또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의 회담을 잇달아 갖고 6자회담을 조기에 재개하는 방안을 비롯해 북한 핵 문제 전반에 관해 협의할 예정입니다.
라이스 장관은 앞서 일본방문에서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라이스 장관은 19일 오전 일본 도쿄의 조치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아시아지역의 자유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은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안보리 내에서 일본의 발언권이 크게 강화된다는 말인데요. 이렇게 될 경우, 북한 핵 문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 핵 문제를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중국 등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현재 남한과 중국이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