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일 경시청 수사 항의

일본 경시청이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즉 조총련 산하단체인 재일조선인과학자협회 간부 2명을 검거한 것과 관련해 조총련 측이 과잉 부당 수사라며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양측은 수색과정에서 몸싸움도 벌였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조총련은 어떤 근거에서 일 경시청 공안부의 수색을 과잉 부당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까?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4일 오전 20대의 자동차에 동승한 140명을 넘는 일본 경찰들이 조선회관을 습격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조선신보는 또 일본경찰이 조선출판회관의 앞길을 새까맣게 물들이고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조총련의 남승우 부회장도 14일 담화를 발표하고 <재일조선인 과학기술 협회> 사무실에 대한 부당한 강제 수색은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과 조일 간 대화 기운 조성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재일조선인 과학기술협회>도 14일 항의담화를 발표하고 본 협회는 약사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제약회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며 피의자인 회원 개인에 대한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협회 시무소를 강제 수색한 것은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총련의 담화를 종합하면 <엠지 제약>의 현승배(69) 회장과 <미디어 컴머스 리볼류션>의 정명수(53) 사장이 의약품을 허가 없이 판매하고 허위 광고한 것은 조총련 조직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영리 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명이 과학기술협회 부회장으로 근무하고 현승배 회장이 <김만유 과학진흥회>의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조총련 관련 시설 11곳을 강제 수색한 것은 조총련 조직을 파괴하기 위한 음모라는 것입니다. 조총련의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경시청은 조총련이 단순한 약사법 위반 외에 일본인 납치에도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지요?

경시청 공안부가 약사법 위반이라는 경미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김만유 과학진흥회>와 <재일조선인 과학기술협회>등을 강제 수색한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우선 경시청 공안부는 <김만유 과학진흥회> 사무실이 있는 <니시아라이> 병원 기사가 작년 11월 “(새롭게 납치 의혹이 불거진) 후지타 스스무 씨 납치에 관여했다”고 <특정 실종자문제 조사회>에 통보해 온 사실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경시청 공안부는 <니시아라이 병원>이 전 북한 공작원 이경우가 입원한 사실이 있는 등 일본인 납치에 관여한 공작원들의 은신처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후지타 스스무 씨 등의 납치 사건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전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경시청 공안부는 북한과 이란에 정밀 기기를 부정 수출한 혐의로 2002년에 적발된 사건에 <재일조선인 과학기술협회>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시청 공안부는 이번 수사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쌓여온 과학기술협회의 실태 파악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채명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