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화 기자와 함께 관련 소식 살펴봅니다.
앵커:
장명화 기자, 우선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돼지 인플루엔자'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돼지 인플루엔자'는 돼지에서 생기는 A형 인플루엔자 병원체에 감염돼 생기는 호흡기 질환입니다. '인플루엔자'는 유행성 독감을 뜻합니다. 그래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겨울에 앓는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입니다. 발열, 무력감, 식욕 부진, 기침, 콧물, 목의 통증 등과 함께 설사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돼지 인플루엔자는 보통은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돼지우리나 가축 시장 등에서 감염된 돼지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면 전염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전 세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돼지 사이에서만 일어나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는 물론 사람 사이에도 전염되는 신종 병원체로 변이됐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돌연변이인 셈입니다.
앵커:
돼지 인플루엔자의 발병 현황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28일 현재, 멕시코에서만 모두 15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 영국, 캐나다, 스페인에서 각각 44명, 2명, 6명, 1명의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또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뉴질랜드가 66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에 26명, 호주에 17명, 캐나다에 12명, 덴마크에 5명, 프랑스에 1명, 아일랜드 3명, 스위스 5명, 스웨덴에 5명 등이 있습니다. 중국 섬서성의 중학생 100여명이 집단으로 독감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에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나 의심 환자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앵커:
남한과 북한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먼저, 남한의 사례를 말씀드리면요, 50대 여성 한 명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로 분류돼 격리 조치됐다가,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추정 환자'로 28일 확인됐습니다. 이 여성은 돼지 인플루엔자의 진원지인 멕시코를 최근 방문했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의 보건 당국은 추정 환자와 접촉했던 주변인들을 상대로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28일 유엔 산하의 식량농업기구 (FAO)에 전화해서 북한의 사례를 문의했는데요, 북한을 포함해 세계 여러 국가에 파견된 기술진에 이미 비상경계령을 내렸다면서, 북한에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아직은 받지 못했다고, 힐러리 클라크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세계보건기구 (WHO)와 함께 돼지 인플루엔자 확산의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유엔의 대표적인 기관으로, 현재 북한에서 조류 독감과 관련된 예방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돼지고기에 대한 불안감도 조금씩 싹트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인도네시아, 레바논, 러시아, 태국, 우크라이나 등은 돼지고기 수입을 일부 또는 완전히 금지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북한은 교역 규모에 비하면 돼지고기의 수입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2006년도 교역은 총 43억 달러 정도인데요, 이 가운데 1억 862만 달러 (75,362톤)의 돼지고기를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남한과 한 교역 13억 달러를 제외하면 수출 10억 달러, 수입 20억 달러의 교역량인데요, 남북 교역을 제외한 수입의 5%를 돼지고기가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식량은 중국이나 유엔 기구가 지원해주지만, 돼지고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같은 수입도 북한의 외환 사정이 악화되는 바람에, 다음해인 2007년에는 3,921만 달러 (21,136톤), 그리고 지난해에는 677만 달러 (2,184톤)로 대폭 줄어들고 있다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원이 28일 자유아시아방송 (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앵커: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특별히 배급되는 돼지고기로 국밥을 만들어 먹지 않습니까? 여러 협동농장에서 식생활을 윤택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돼지를 많이 기르고 있고요. 그래서 물어보는데, 돼지고기 먹어도 되는 겁니까?
장명화:
식량농업기구는 사람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는 직접적 원인이 돼지라고 단정 지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감염은 인간과 인간을 통해서만 이뤄졌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멕시코로 보건 전문가들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질병관리본부는 돼지 인플루엔자는 식품을 통해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어도 되고, 70℃ 이상 가열하면 돼지 인플루엔자의 병원균이 완벽하게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MC:
네. 최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돼지 인플루엔자와 관련된 궁금증을 장명화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