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융제재 풀면 영변 핵시설 폐기” - 탕자쉬안 국무위원
2006.12.26
중국의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25일 북한이 지난주 열렸던 6자회담에서 미국이 대북금융제재를 해제할 경우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수 있다며 양보의사를 내비쳤다고 밝혔습니다.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미국과 북한의 상호 불신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탕자쉬안 위원이 6자회담에서 북한 측이 일부 양보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는데요.
네, 탕 위원은 25일 중국을 방문 중인 고노 요헤이 일본 중의원 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6자회담에서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할 경우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폐기(abandon)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탕 위원은 이를 양보의사로 규정하면서 유감스럽게도 북한과 미국 사이 불신 때문에 6자회담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계관 부상은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해제는 핵동결 논의 시작의 조건일 뿐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네, 김 부상은 23일 남한 동아일보와의 단독 회견에서 미국이 대북금융제재를 해제하면 북한의 핵활동을 동결하는 것이 아니라 핵동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너무 많은 욕심을 내서 금융제재 해제 하나로 단번에 북한의 핵동결을 얻으려고 하는 데 그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상은 이어 원자로는 경제적인 목적과 군사적인 목적 두 가지로 쓰이기 때문에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면 경제적 상응조치로 경수로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경수로 건설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건설 기간 중에 대체 에너지가 지원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측은 미국이 대북금융제재를 해제하면 미국이 요구했던 핵폐기 초기조치를 일부 이행할 뜻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실제로 6자회담이 진행 중일 때 정통한 외교소식통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문제가 해결되면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이나 핵사찰단의 북한 입국을 허용할 의사를 피력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실제 협상장에서 하는 얘기와 외부 선전장소에서 하는 얘기가 매우 다르다면서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북한이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라고 남한 언론에 말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이번 6자회담과 같이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 측과의 금융제재 관련 실무회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네, 김 부상은 동아일보와의 회견에서 금융제재 실무회의가 형식적이었으며 미국 측은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통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내년 1월 미국이 금융제재 실무회의를 뉴욕에서 열려는 데 대해 우리는 뉴욕에 갈 생각이 없다면서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제재 실무회의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은 어떻습니까?
지난 주 북미 두 나라는 이틀에 걸쳐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문제 해결의 돌파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회담을 마친 후 미국 측 금융제재 실무회담 대표인 대니얼 글레이져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그동안 북한의 불법금융행위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단시일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제재 문제에만 집착하는 북한 측 입장 때문에 미국 측은 협상이 매우 힘들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22일 6자회담을 마친 후 북한 측은 불법 금융거래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를 완화하라는 요구에만 집착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힐 차관보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가지고 핵폐기 문제 논의를 지연시키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핵폐기 협상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회담 결과가 실망스럽지만 내년 초 6자회담이 계속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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