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 6자 협의에서 납치 문제 제기 여부로 고민 중


2005.07.15

일본정부가 7월말에 열릴 예정인 6자 협의에서 납치문제를 제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목하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정부는 이번 6자 협의에서 납치문제를 어떻게 거론할 방침입니까?

마치무라 노부다카 외상은 14일 열린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북일) 양자간의 대화를 통해 납치문제를 거론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마치무라 외상은 또 납치피해자 가족들과의 면담에서도 “다른 나라들이 납치문제는 2국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거론하지 말라”고 하고 있으나, “반드시 6자 협의에서 거론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일본 외무성도 6자 협의 일정이 정식 결정되면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대해 2국간 회담을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을 제외한 6자 협의 참가국들이 납치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일본 정부는 납치문제를 제기해야 하느냐, 마느냐는 문제로 현재 심각히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6자 협의에 참가하는 다른 나라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중국 외교부의 류젠차오 부대변인은 12일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납치문제는 북일 2국간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도 13일 인테르팍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6자 협의는 핵 문제를 논의하는 장소지 납치문제를 논의하는 장소가 아니다”며 납치문제가 6자 협의에서 거론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암묵적으로 시사했습니다.

한편 14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3개국 협의 때 일 외무성의 사사에 겐이치로 아시아 대양주 국장은 남한과 미국 대표에게 납치문제를 거론할 방침임을 전달했다고 밝힌 후 “남한과 미국의 양해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남한 당국자는 “납치문제가 6자 협의의 의제는 아니지만, 6자 협의 틀 안에서 논의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북한이 13일 노동 신문을 통해 “일본만이 6자 협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납치문제를 들고 나와 분위기 조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으로 보아, 일본정부가 2국간 회담을 제안하더라도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6자 협의를 앞두고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미국도 북한도 아닌 일본정부인 것 같습니다.

도쿄-채명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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