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수정안 제출


2006.10.12

북한의 핵실험 주장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제제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마련 중이나 안보리 상임이사국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북 선박검색과 금융제재를 완화시킨 수정안을 11일 제출했습니다.

미국이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에게 회람시킨 수정안에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혹은 기타 무기 계획을 지원하는 자에 대한 여행 금지 조항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도 수정안에 추가됐습니다.

무기와 사치품, 대량살상무기 계획에 사용될 수 있는 물자와 기술 등을 북한에 판매하거나 넘겨주지 못하도록 한 내용은 원안과 차이가 없으나, 구체적인 목록을 결의안 부속서나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위원회 등에서 따로 정하자는 내용이 수정안에 추가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선박의 입항과 북한 항공기의 이착륙을 전세계가 전면 금지하자는 일본의 요구는 빠졌습니다. 일본이 주장하는 제재의 수위는 미국측 입장보다도 강경해서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정안은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검문 검색도 ‘전면 실시’에서 ‘필요한 경우’로 수위를 크게 낮췄습니다.

또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미사일. 대량살상무기 계획과 관련된 해외자산을 전면 동결해야 한다는 내용은 변함이 없으나, 화폐위조와 돈 세탁, 마약 거래 등 여타 불법행위와 관련된 자산의 동결은 수정안에서 빠졌습니다.

북한이 조건 없이 핵 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내용은 지난 9일 미국이 제출한 원안과 마찬가지로 이번 수정안에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며 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를 악의적으로 무시한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요구사항도 원안과 차이가 없습니다. 수정안은 북한이 주장하는 핵실험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분명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안과 마찬가지로 국제평화에 대한 위협과 국제분쟁에 대한 대응책을 규정한 유엔헌장 7장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유엔헌장 7장은 외교관계 단절에서 해상봉쇄와 군사행동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러나 군사 제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도 북한의 핵개발 계획에 만 한정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존 볼튼 유엔 주재 대사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 사이에서 의견차이가 있는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볼튼 대사는 그러나 이번 주말까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김연호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