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바짝 긴장

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기자]최근 (3일) 노동신문이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평양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경루동)를 방문해 현지 지도 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대부분 간부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고, 김정은 총비서와 몇몇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는 모습인데요. 공개된 사진에서 기존의 행사 모습과 다른 점이 있었나요?

[안경수]보통 김정은 총비서가 참여하는 1호 행사 혹은 현지 지도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측근 혹은 지도부 인사, 수행 인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데요. 실내 행사를 하더라도 김정은 총비서를 포함한 지도부 성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청중 혹은 군중들만 마스크를 착용하곤 했는데요.

그런데 이번 4월 3일에 공개된 평양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를 현지지도한 김 총비서와 수행하는 지도부 성원의 모습을 보면 생소한 장면이 나옵니다. 김 총비서를 제외한 측근이 마스크를 다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보면 조용원 당비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김여정 (당부부장)과 현송월 (당부부장)이 참석했는데 그들도 자세히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세 명을 제외하곤 측근 수행 인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측근 수행 인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죠.

[기자]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수행 인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걸까요?

[안경수]마스크를 좀 허술하게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실제로 그들이 착용한 마스크가 다 같은 마스크인데요. 일괄적으로 나눠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스크 자체가 재질이 얇은, 완벽한 방역이 되지 않는 마스크인데요. 형식적인, '보여주기식'으로 쓰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노동신문이) 북한의 공식 매체잖아요. 계속해서 재조합된 변이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코로나가 막바지라고 해도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끝까지 유지하자는 내부 단속의 신호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자]올해 첫 북중 간 무역 현황이 공개됐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1월에 520만 달러, 2월에 530만 달러어치의 의약품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2021년 11월 320만 달러, 12월 270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을 수입한 것과 비교해 몇 달 사이 크게 증가한 액수인데요. 의약품 수입 증가,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할까요?

[안경수]의약품 혹은 다른 수입 물품의 품목 혹은 종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추정을 해보자면 아마 금액적인 걸로 보아 의약품도 있겠지만, 의료기기 용품도 어느 정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료기기도 의약품 품목으로 중국 해관총서에 넣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금액이 지금 520만 달러, 530만 달러가 한국 돈으로 따지면 거의 65억 원 정도니 결코 저렴한 품목이 아니죠.

[기자]어떤 종류의 의약품이 수입됐나요?

[안경수]결국 무엇을 수입했는지 보면 밀가루, 콩기름, 비타민, 담배 등 생필품과 의약품이 있고, 특이점은 건축 내장재가 있습니다. 의약품 부분에 128억 원 정도가 수입됐고, 건축 내장재 같은 경우는 2월 한 달에만 100억 원 돈의 물품이 수입됐는데요. 그래서 북한이 평양종합병원을 비롯해 도인민병원의 현대화 혹은 신축 관련해 의료시설 건축 수요가 늘면서 내부에 필요한 의료기기도 수입해 이런 금액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가정해봅니다. 순수 의약품 같은 경우에는 필수의약품과 비타민 종류가 들어왔지 않았을까요. 발표한 통계만 보고는 사실 잘 알 수 없기에 한계가 있네요.

[기자]북한 당국은 최근 도인민병원을 새로 건설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어떤 의도로 보시는지요?

[안경수]최근 북한 당국에서 각 도에 있는 도인민병원을 새로 건설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구체적으로는 '강원도, 평안남도, 양강도의 도인민병원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보도입니다. 책임일꾼들이 직접 여러 곳을 다니며 병원 부지를 확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원도에서는 각 기업들이 합심해서 병원 설계를 완성하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고, 평안남도와 양강도에서는 병원 건설 준비가 활기차게 전개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021년, 함경남도의 기존 도인민병원을 현대화해서 새롭게 개원한 사례가 있는데요. 지금은 새롭게 부지를 선정하고 설계해서 신축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2년 안에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미 착수에 들어갔을 걸로 분석하고 있고요. 도인민병원을 신축할 것 같은데, 북한 당국이 충분한 여유가 있을지 의아하긴 합니다.

[기자]발표는 했지만 여러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안경수]네. 평양종합병원 혹은 중앙급 병원은 돈주가 참여해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될 텐데요. 도인민병원을 지어도 최소한 5~6층으로 지어야 하기에 많은 돈이 필요할 텐데, 그 돈을 어떻게 자체적으로 충당할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발표는 했지만 여러 가지 과제가 남아있고. 또 위성사진도 분석해야 하거든요.

[기자]네, 반면 평양종합병원의 경우 "세계적 수준으로 건설되고 있다"는 언급만 있었지 아직 완공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평양종합병원도 아직 완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군요. 북한 당국이 이렇게 병원 건립을 서두르는 배경은 뭔가요?

[안경수]일단은 전제가 필요한데요. 평양종합병원은 '중앙급' 병원이고 도인민병원은 '도급' 병원입니다. 그래서 수준과 운영 체계가 엄연히 다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방에 시군인민병원이나 도인민병원을 현대화하거나 새로 신축한다고 해도 이것과 평양의 '중앙급' 병원의 수준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도인민병원을 현대화하거나 새로 신축해 운영하는 비용과 중앙급 병원을 새로 신축해서 운영하는 비용은 정말 큰 차이가 납니다. 비용 조달 과정, 운영 인력 등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고요. 그렇기 때문에 평양종합병원은 개업을 준비하기까지의 과정이 상대적으로 더 길고 철저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최근 평양종합병원을 언급하는 보도가 몇몇 있었는데요.

[안경수]네. 평양종합병원이 세계적 수준으로 건설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김정은 총비서가 '우리 당 숙원사업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인용해서 보도했는데요. 매체를 통해 언급을 하는 이유는 아마 북한 주민들도 최첨단 대형병원인 평양종합병원의 완공과 운영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이 있었을 겁니다. 개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궁금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양종합병원을 (언급)하지 않았을까요. 북한 당국도 개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것 같고요. 지금 운영이 늦어지고 있으니까 주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보도를 통해 충족을 시켜준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북한의 의료기구 공장, 전자 의료기구 공장에 대한 보도와 소개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평양종합병원에 들어가야 하니까 염두하고 소개해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네, 주민들도 평양종합병원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군요.

[안경수]네. 층수가 아마 20층이 넘는데요. 만약에 운영을 시작하면 사람들이 많이 구경을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카페, 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입점이 될 거라 보고 있고요. 그러면 평양시민들이 나들이로 갈 수 있는 장소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