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시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후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dprkhealth.org )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서울에서 안경수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이 7월부터 주민들의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것으로 추측되는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지난달 30일에 열린 한 실내 동원행사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지난 3일에 공개된 한 사진에서는 함경북도 청년 수백 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북한 당국이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것으로 보시는지요?
[안경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은 해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매체의 내용은 주민들에게 보여주기식의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정확히 2일, 북한 매체 영상 혹은 사진에 노출된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1일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6월 30일에 촬영한 영상을 다음날인 1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일부로 마스크(착용 의무)가 해제됐기 때문에 2일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이 해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일시적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북한 내부 소식통 에 따르면 중앙의 지시를 주민들에게 전달한 간부는 '노마스크'를 지시하며 무더운 여름철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병과 눈병 확산이 우려된 데 따른 임시 조치라고 설명했다는 건데요.
[안경수]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지침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7월은 여름이 본격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장 더운 날씨이기도 합니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첫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해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름철에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추워지기 시작하는 10월부터 다시 마스크를 쓰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호흡기 질환이 겨울이 되면 심해지고, 혹시나 코로나가 다시 발병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원인으로는 피부병, 눈병을 예방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도 납득이 가능합니다. 또, 북한은 전 세계적인 추세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마스크(착용 의무)를 늦게 해제한 국가들에서 독감이나 감기 등 호흡기 질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게 된다면 독감, 감기, 결핵 등 호흡기 질병이 오히려 늦게 (겨울철)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해 급격하게 여름철에 해제를 결정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구 역사에서 현재 기온이 12만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주일 새 역사상 ‘가장 더운 날’ 기록이 3번이나 경신됐습니다. 이는 엘니뇨의 영향이 큰 듯 보입니다. 엘니뇨는 전 세계적인 우려이기도 한데요. 에어컨 보급이 많지 않고 냉방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은 북한 당국은 엘니뇨 현상과 무더위에 특히 취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엘니뇨로 인해 북한은 어떤 보건의료적인 피해가 있을까요?
[안경수] 기후 문제가 심각해진다면 결국 피해를 보게 되는데요. 보건 환경적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표적으로 대만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겨울도 대만은 여름입니다. 대만은 1년 내내 따뜻한 편에 속하는데 올해 초, 겨울 대만 날씨가 굉장히 선선했습니다 . 영하는 아니지만, 섭씨 10도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사망자가 굉장히 많이 나왔었습니다. 발전한 나라인 대만도 난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겨울철)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온이 10도 이하로만 떨어져도, 즉 갑작스럽게 닥친 추위에 사망자가 나온거죠. 북한은 에어컨 보급이 많지 않고 냉방 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 냉방 체계가 미흡하다 보면 결국 주민들은 기후 변화에 더 취약하게 됩니다. 낮도 덥고, 밤에도 계속해서 열대야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갑자기 폭우가 내리면 홍수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피해는 주민들이 겪게 됩니다.
[기자] 기후 변화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간다고 하셨습니다. 주민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볼까요?
[안경수]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경우 소위 일사병, 열사병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북한의 노동 강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 세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날씨가 더워지는 상황에 강제로 일을 시킨다고 해도 주민들이 그 일을 다 하는 경우가 많이 없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몸을 잘 피해 다닙니다. 사회주의권이 오히려 자율적이고 통제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오히려 약한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냉방시설이 미흡해 일상생활에서 겪는 더위에 대한 취약성이 존재하고요 . 그리고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국지적으로 비가 많이 오면 급하게 역류가 되면서 홍수가 발생하고, 홍수는 깨끗한 물이 아닌 여러 잔해가 섞인 물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 당국은 이 엘니뇨 현상을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안경수] 최근 북한은 매체와 공식 문헌 등을 통해 엘니뇨에 관한 언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기후 변화와 엘니뇨를 항상 함께 언급합니다. 북한은 ‘재해성 기후’라고 표현하는데요. 북한 매체와 공식 문헌을 보면 다른 나라 언급을 많이 합니다. 전 세계적인 문제지만, 북한 자신은 언급은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사상 최대로 더운 6월을 기록했다’, ‘북아프리카에서는 50도 기온이 관측됐다’고 언급하며 주민들에게 엘니뇨에 대한 각성, 주의, 환기를 시키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한국을 언급한 건데요. ‘기후 변화가 있고 엘니뇨 현상 때문에 날씨가 급격하게 더워지면서 모기의 활동 기간과 영역이 점차 늘어나며 남한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해서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한국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사실 북한도 해당하는 상황이죠. 말라리아는 한국 휴전선 지역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발병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 상황을 함께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인데요. 북한이 대대적으로 ‘남조선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해서 커다란 우려가 나타난다’고 표현하며 결국 (북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투영하고 있는 겁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서울에서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