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포온실 건설 통해 지방홀대 불만 무마 노린 듯”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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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포온실 건설 통해 지방홀대 불만 무마 노린 듯”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지난 2월 18일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연포온실농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 착공식에는 김 쵱비서 최측근인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와 당 함경남도위원회 리정남 책임비서, 리영길 국방상, 김정관 전 국방상 등도 참석했다.
/연합

앵커: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 봅니다. 일본에서 북한 전문 언론인으로 활동중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북한이 최근 완공된 연포온실농장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대규모 현대적 온실 남새(채소) 생산기지’라고 자랑하고 있는데요, 문성희 박사님, 북한이 채소 재배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배경부터 먼저 짚어볼까요?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문성희 북한에서는 채소가 항상 부족했습니다. 채소는 기본적으로 장마당에서 사는데 가격이 싸지 않습니다. 북한의 토질이 채소 재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인지 채소가 잘 자라지 않고 저 자신도 북한에서 채소밭 같은 것을 본 일이 드뭅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채소를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양도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로선 채소를 매일 먹는 습관 같은 것은 없었다고 할까요? 그러나 그렇게 되면 영양에 문제가 생기겠지요. 그러니까 채소 재배는 북한 지도부로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기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채소 재배를 위한 온실은 절실하게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주민들에게 채소를 공급하기 위해서 온실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뭐 그렇게 말할 수가 있지요. 그리고 연포온실농장은 동해안에 꾸려지고 있기 때문에 유통망을 잘 꾸리기만 한다면 동해안 곳곳에 채소를 운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함경남도 주민들만이 아니라 강원도나 함경북도 주민들에게도 채소가 공급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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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대규모 남새(채소)생산기지인 연포온실농장. /연합뉴스

 

<기자>북한에선 그만큼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던 듯한데 주민들의 불편이 컸을 듯합니다.

문성희 2003년에 북한의 한 가정주부를 취재했을 때 ‘주식은 나라가 공급해주는 것으로 괜찮고 부식은 아파트 앞에 트럭이 와서 싼 값으로 팔아준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부식은 ‘공급’은 아니라는 것이겠지요. 아파트 아래 꾸려진 장마당을 구경한 일이 있는데 마른 명태나 기름, 술 같은 것은 있었지만 채소는 못 봤습니다. 통일거리시장 같은 종합시장에 가면 채소는 많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조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시장가격은 국정가격에 비해 몇 배나 되기 때문에 채소 가격이 매우 비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채소를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것은 북한에서 평범한 가정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하면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채소요리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농촌이나 지방은 약간 사정이 다릅니다. 농촌은 단층 집이 많고 자기 집에 텃밭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친척 집 앞에도 텃밭이 있었는데 거기서 채소를 가꾸고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예로부터 텃밭에서 생산한 채소는 장마당에서 팔아도 되기 때문에 자기 집 수입으로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가꾼 채소는 물론 자기 집 식탁에도 오릅니다. 그러니까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비교적 채소를 구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기자>한편으론 이제껏 주식인 곡물 재배에 집중하다보니 부식인 채소까지는 미처 신경쓸 여력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문성희 그런 측면은 물론 있었다고 봅니다. 제가 자주 북한을 오갈 때는 주식이라고 해도 매일 쌀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옥수수 등을 주식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처럼 심각하지는 않아도 식량사정은 계속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공급이 안 되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채소까지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이런 대대적인 채소 온실을 꾸렸다는 것은 거꾸로 말한다면 채소 밭에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는데, 여전히 곡물 생산도 그렇게 넉넉하지 못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채소 부족 문제를 두고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동시에 해결해 나가려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북한 지도부도 채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대 과제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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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26일 북한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에서 ‘연포남새(채소)온실공장’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CSIS  

<기자>이번 연포농장 준공식은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북한 당국이 그 만큼 심혈을 기울인 공사라는 의미로 읽히는데요.

문성희 네, 그렇다고 봅니다. 그것도 평양이 아닌 함경남도라는 지방이지요. 북한 사람들 중에는 ‘언제나 좋은 공장이나 기업소는 평양에 세워지고 지방은 돌보아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그런 의미에서도 북한 당국이 신경을 썼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1년도 안 돼 완공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는 어떻게 해서든 당 창건 기념일에 뭔가 성과를 과시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북한에서는 5개년계획 기간에 주택건설이나 종합병원 건설 등 여러가지 대규모 건설 계획이 있었지만 보통강 주변에 새로 주택단지가 건설됐다는 얘기 이외에는 진전이 안 된 듯합니다. 건설비용이나 자재 확보 등을 생각하면 건설을 하고 싶어도 잘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교적 건설이 쉬운 채소 온실농장에 힘을 기울였다는 추측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사진을 보면 온실도 그렇지만 주변에 주택이 많이 건설되어있습니다. 이런 것을 모두 건설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보도를 보니까 군인들이 동원된 것 같습니다. 군인들이 정말 많이 동원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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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근교 길거리에서 여성들이 과일을 팔고 있다. /AFP

 

<기자>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온실농장 외에도 주택과 학교, 문화회관 등도 새로 지어졌는데요마을을 통째로 옮겨오는 방식으로 대규모 농장을 건설하는 듯합니다.

문성희 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도 이 측면을 주목했습니다. 사진을 보니까 마치 새로운 마을이 생긴 것 같습니다. 검덕광산 주변을 개건할 때도 이렇게 주택이나 학교 등이 함께 건설된 것으로 압니다. 좀 더 분석을 해보아야 하지만, 북한이 최근 이런 방식을 쓰고 마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원래 거기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 그대로 살 수 있는지, 아니면 마을 주민들 자체에 변화가 생기는 지 그게 궁금합니다. 이런 온실이 생기면 협동농장에서 그것을 책임져야 하는 부서라 할까 한 집단이 생기게 될 것인데 그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그러니까 마을을 통째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원래 살고 있던 주민들은 강제로 이주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문성희 네, 물론 확인을 못 해보았기 때문에 꼭 그렇다고는 단정하지 못하지만 새로운 마을이 생기게 된다는 것은 거기에 이주를 오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고 원래 살던 사람들이 다른 곳에 이주해야 하게 될 그런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좋은 마을이 꾸려졌다면 여기 채소 온실에서 일정한 성과가 나와야지요. 최고지도자가 직접 준공식에 참석한 온실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그렇게 된다면 모범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거기 마을에 이주를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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