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또 중국 공안에 검거…일주일 새 30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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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머물고 있던 탈북자들이 최근 공안 당국에 잇따라 체포되면서 일주일 새 그 수가 3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인권단체는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는 분위기에서 탈북자들이 추가로 체포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24일 탈북자 3명, 25일 탈북자 4명 중국에서 체포

- 29일 탈북자 16명 중국 공안에 붙잡혀

- 또 다른 탈북자 10명도 체포된 것으로 전해져

- 일주일 사이에 체포된 탈북자 30명 넘어, 인솔자도 체포


탈북자 16명이 지난 29일 밤 중국에서 공안당국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제북한인권단체인 '징검다리'의 박지현 대표는 "중국에서 탈북자 16명이 어젯밤(29일 밤) 9시경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며 "정확한 상황과 탈북자들의 위치를 파악 중"이라고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밖에 다른 탈북자 10명도 최근 중국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중국 심양에서 3명, 쿤밍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4명이 체포되는 등 일주일 새 30여 명의 탈북자가 중국 공안에 잇따라 붙잡힌 것으로 파악됩니다.

박 대표는 "중국에서 탈북자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온다"며 "중국 내 탈북자 단속이 강화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4일 언니가 중국 공안에 붙잡힌 탈북자 박소현 씨(가명)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 통화에서 언니가 강제북송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두렵고 견디기 힘들다며 오열했습니다.

당시 15세 소녀와 박 씨의 언니 등 탈북자 3명이 공안에 붙잡혔고, 소녀의 어머니를 포함한 4명이 도망친 뒤 모처에서 은신하고 있지만, 이들을 인솔했던 관련자가 공안에 체포되는 등 상황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소현 씨] (언니가) 북송될까 봐 힘들어요. 무서워요,.... 많은 분이 애써주시는 것이 감사하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강제로 북한에 보내니까 제발 그것만은 막고 싶어서 이러고 있습니다.

- 탈북자 체포 소식에 국제사회 반응 이어져

- '휴먼라이츠워치', '국제사면기구', 체포된 탈북자 석방 운동 나서

- 외신도 중국 내 탈북자 문제 심각성 보도

- 북
중 관계 개선 속 탈북자 단속·강제북송 강화될 듯


- 인권단체 "잇따른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 언급해야"

한편, 지난 28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탈북자 7명이 중국에서 잇따라 체포됐다는 소식 (관련 기사) 을 보도한 이후 이들의 강제북송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활발해졌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박 씨의 사연을 접하고 미국과 유럽 영사관에 면담을 신청해 중국 측을 압박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영국의 국제사면기구도 체포된 7명의 탈북자를 재조사해 이들의 석방 운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영국의 '텔레그래프' 신문도 30일 탈북자들의 체포 소식과 함께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박소현 씨] 언니의 아이들이 힘든 상태인 것 같아요. 엄마를 찾는다고... 저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강제북송의 실상을 이야기할 겁니다. 언니를 살릴 수만 있다면. 사람이 사람 취급을 못 받고 살잖아요. 말도 안 되잖아요.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어요.

최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즉 습근평 국가주석을 만나고 오는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인권 단체들과 탈북자들은 핵심 의제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 문제에서 비핵화만큼 시급한 것이 탈북자 강제북송의 중단과 북한 인권의 개선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국경 통제가 강화되고 강제 북송된 자, 탈북을 시도한 자와 연루된 사람에 대해서도 북한 당국의 처벌 수위도 높아졌다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강제 북송자들을 내보내면 국제사회에 나가 발언하기 때문에 내린 조치로 보입니다. 탈북자 인권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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