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을 수확에도 식량 부족으로 국경 개방 불가피”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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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가을 수확에도 식량 부족으로 국경 개방 불가피” 19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주민들이 농기계로 벼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

앵커: 가을 추수철을 맞은 북한의 올해 작황 수준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못할 것으로 농업 전문가들이 예상했습니다. 당장 가을 수확으로 올해는 넘기겠지만, 내년에는 식량 부족의 악화로 외부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 속에 결국, 북한이 국경을 열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천소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당장은 괜찮지만, 내년 봄 식량난 심해질 듯

북한의 노동신문이 최근(16일) 전국적으로 가을밀과 보리 씨뿌리기를 마무리했다는 소식을 1면에 보도하며 농업부문의 성과를 선전했지만, 농업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수확량이 전체적으로 평년작 또는 이를 약간 밑돌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한국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지난 19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쌀과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작황이 평년작을 밑돌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권태진] 전체적으로 쌀과 옥수수를 보면 평년작 혹은 평년작보다 약간 떨어지는 정도의 수준일 거라 예상합니다. 가을 감자는 올해 좀 타격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 외 작물은 평년작의 수준. 그것보다 약간 밑돌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감자는 올해 침수 피해가 있었기 때문에 타격이 더 컸을 것이란 게 권 원장의 분석입니다.

[권태진] 감자는 기상 요인이 작용하는데요. 올해는 침수 피해도 부분적으로 있었고, 가뭄 피해도 있었거든요. 다른 작물도 마찬가지지만, 비료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비료가 부족한 것이 큰 영향을 줬죠.  

최용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19일) RFA에 지난 여름에 가뭄이 있었지만, 홍수나 태풍 피해가 많지 않아 종합적인 작황 상황이 예년 수준 혹은 이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 연구위원은 “농업 생산에서 농기자재 공급, 수급 상황과 자연재해 발생 여부가 크게 좌우한다”며 국경 봉쇄로 인한 비료 수입의 제한이 올해 수확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권 원장도 계속된 국경봉쇄에 따른 ‘농자재 부족’, ‘외부지원 제한’, ‘무역 감소’ 등으로 북한이 식량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당장 올가을 수확으로 식량 상황은 괜찮겠지만, 자체 생산량으로 내년까지 버티기엔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권태진] 북한은 늘 자체 생산만으로는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수입을 해야 되고, 필요에 따라 외부지원도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수입과 더불어 외부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올해 농사는 거의 수확이 끝나가는 상황이기에 수확한 지 얼마 안돼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내년 봄이 되면 틀림없이 식량부족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올해 제대로 수입을 못했던 것이 내년에 계속해서 식량부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됩니다.

 

“북, 식량부족으로 틀림없이 국경 열 것”

권 원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북한이 수입한 곡물은 4천 톤.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 톤을 수입한 양의 2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올해 작황이 평년작을 밑돌 것이라고 예측되는 만큼 부족한 식량에 대한 수입이 필요한데, 국경봉쇄가 계속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심각한 식량부족 상황이 우려된다고 권 원장은 지적했습니다.

[권태진] 어떻게 풀어나갈 재간이 없죠. 올해는 억지로 가을 수확까지 왔으니 어떻게든 넘기겠지만, 내년에는 식량이 없어 사람들이 굶어 죽을 상황이 되면 국경을 닫고만 있을 순 없겠죠. 무리해서 라도 국경을 열어야 식량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경을 열어서 수입할 수 있는 능력만큼 수입을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제사회에 지원요청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겁니다.

반면,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장은 북한의 곡물 수확량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공식 방법을 통해 쌀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식량난은 면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안경수] 북한에서 쌀의 수확량이 줄은 건 맞습니다. 식량 수입이 잘 안된다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아닙니다. 식량이 예전처럼 들어가진 않아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쌀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안 센터장은 그 근거로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의 안정화를 꼽았습니다.

[안경수] 공식적으로는 국경이 막혀있고 안 들어가지만, 북중 국경을 통해 굉장히 많은 물품이 오가고 있습니다. (시장 경제에서) 가격은 속일 수 없잖아요. 북한의 쌀 가격이 안정화 되고 있고, 많이 안 올랐다는 것은 어디선가 공급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쌀은 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하지만 농업 전문가들은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가 완화된다 해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을 받을 가능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습니다.

권 원장은 대북제재 국면에서 외부의 식량 지원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권태진] 예년에 비해서 올해도 보건의료 물품이나 식량 등의 지원 자체가 굉장히 적었습니다. 이것은 결국, 북한이 핵문제 또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국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도적지원도 적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일 텐데요. 국경 개방이 코로나 상황의 완화를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대북제재 국면이 이어진다면 국경을 개방하더라도 식량지원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이것도 정치적 상황과 연계가 되기 때문에 외부지원을 받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 연구위원도 북한의 국경이 열리더라도 북한이 한국의 식량 지원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식량 상황이 고난의 행군 시기처럼 최악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국제기구나 중국을 통해 식량 지원을 받을 것으로 최 연구위원은 관측했습니다.  

이처럼 농업 전문가들이 올해 북한의 수확량에 대해 간신히 예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식량 부족현상이 악화하면 김정은 정권도 국경개방의 압박을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노정민,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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