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중진 의원들 “주한미군 철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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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상원의 중진의원들은 현재 한미 간 진행중인 방위비 분담금협상에서 분담금 인상 폭이 기존의 4-5배에 달한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에 대해서도 한국이 전략적 요충지라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상원 의원들은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을 상대로 추진중인 기여금 인상 정책으로 일각에서 주한미군의 감축 및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대해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할 일은 절대 없다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조 만친(민주·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최근 (13일) 의회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방위비분담금 증액 수준이 기존의 4~5배에 달한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없다면서도, 만약 사실이라면 ‘납득이 가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친 의원은 자신이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으로 이 문제를 조만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That does not make sense to me. I haven’t seen that, but I’m on armed service so I can check into that….”)

그는 이어 한반도는 미국의 입장에선 “전략적 요충지이며, 동맹은 굳건하다”며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It’s a strategic place for us to be and we have good alliance.”)

제임스 랭크포드(공화·오클라호마) 상원의원 역시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랭크포드 상원의원: 아니요. 미군을 철수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한 갈등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정도의 위협이 아닙니다. 분명 한국은 오랜 동맹국이고, 향후에도 우리는 동맹을 오랫동안 유지해 나갈 겁니다.

(“No. We are not going to do that, no. There is no threat to pulling troops out of South Korea. That’s a long standing ally, and we will continue to be a long standing ally.”)

반면 데이비드 퍼듀(공화·조지아) 상원의원은 방위비분담금과 관련한 미국 측의 인상 요구가 한국에만 국한된 조치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퍼듀 상원의원: (기여금 인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하고 있는 일은 세계 안보를 위해 모두가 너무 오랫동안 미국에만 기대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 세계 150여 개국에 병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나토(NATO) 동맹국들도 적절한 기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과 한국에도 우리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특히 (평택) 캠프험프리스 기지를 짓는 데도 큰 기여를 하며 훌륭한 동반자라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What president Trump is doing is telling the world that they’ve leaned on us for far too long for global security. We have our troops in over 150 countries around the world, and we’ve told NATO you’ve got to start paying your fair share. We’ve asked Japan, South Korea and others to help us. South Korea has been a good partner, building that big base Humphreys there. So I think our commitment to South Korea has not changed, I know president Trump is still dedicated to our allies, and is sending that message very strongly. So I don’t see that changing anytime soon.”)

퍼듀 의원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동맹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다만 동맹국의 기여금과 관련한 미 행정부의 포괄적인 인상 요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올 연말을 시한으로 정하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요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3차 미북정상회담 연내 개최까지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해 미국 상원의 중진의원들은 대체로 무리라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지난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한국 건국의 시초로 공식 인정하는 상원 결의안을 발의한 랭크포드 의원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미국을 위협하는 행위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랭크포드 상원의원: 아니오. (연말 내 3차 정상회담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북한이 우리를 위협해 원하는 대화를 끌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저는 그들이 올바른 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매우 열려있지만 그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대화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No. Obviously North Korea is not going to threaten us into talking. North Korea knows full well what is needed actually to engage in conversation. President Trump seems very open, to saying that we are very willing to be able to talk. But just talking for the sake of talking doesn't solve anything.")

북한의 도발적인 위협으로 미국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도 미국이 대북제재의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랭크포드 상원의원 : 네. 그들의 인권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은 물론 그들이 미사일 시험을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점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현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합니다. 우리는 앉아서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북한을 압박해야 합니다.

(“Certainly we should. Yeah. Nothing has changed with their human rights, and nothing has been changed from them continuing to be able to test out missiles. So we should continue the pressure there to be able to actually sit down and negotiate.”)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행위와 국제법 위반은 미국이 북한을 더 옥죄도록 만드는 근간이라는 겁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의 더그 존스(민주∙앨라배마) 의원도 미북 두 정상간 만남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진전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까지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연말 내 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존스 상원의원: 물밑에선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정상회담 일어난다면 그 이전에 어떤 성과를 목격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어떠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I don’t know what all’s going behind there. I would like to see, I’d like to see some progress made before the summit, and I’m not sure if there is any being made.”)

조 만친 상원의원도 최근 미국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는 북한을 더욱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하며, 북한이 미국에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It sounds like they are not dealt in good faith to begin with. So I don’t think they can put demands.”)

만친 의원은 지난 미북 간 대화가 시작된 시점부터 현재까지 북한이 보여준 신뢰성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정상회담 추진을 원하기보다는 도리어 꺼릴 이유가 더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I’m saying North Korea is not dealt in good faith. So I can understand, if the president is going to have a reason not to… he wants to make sure that he’s dealing with somebody that whom he can trust in good faith.”)

외교위원회 소속의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 역시 연말 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는 의구심을 내비쳤습니다.

앞서 북한이 진정 비핵화를 할 거라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해 온 머피 의원은 혹시라도 연말 내 추가 미북정상회담이 추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에서의 사전 합의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고 말했습니다.

머피 상원의원: 전통적 외교의 기초작업을 사전에 수행하지 않고서는 북한 지도자와의 정상회담에서 마술처럼 어떤 거래를 성사시킬 수 없을 거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하고 있길 바랍니다.

(“Hopefully the president understands that he can’t magically achieve a deal at a summit with the North Korean leader without the traditional diplomatic spadework being done ahead of time.”)

머피 의원은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협상단에게 충분한 사전합의를 이룰 기회를 온전히 제공하지 못해 실패한 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미북 두 정상의 만남을 반대하진 않지만, 정상회담의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사전작업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군사위 소속의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은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며 연말 내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협상단에게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퍼듀 상원의원: 글쎄요. (연말 내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협상단에게 맡기는 게 옳다고 생각되지만,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노력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딱히 다른 대안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Well I'll leave that to the negotiators, but I think it's imperative that we continue the dialogue. We are making progress, we need to continue this because there is no alternative.")

그는 이어 미북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붕괴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대안은 모두에게 불행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퍼듀 상원의원: 그 대안은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아닐 것임은 물론, 김정은조차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들과 어떠한 진지한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도 저는 박수를 보냅니다.

(“I mean the alternative would be something nobody really wants, and I think even Kim Jong un does not want that alternative. So I would applaud any further, or the continuation rather of serious negotiations on their part.”)

북한과의 협상이 더는 진행되지 못할 경우에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조치로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겁니다.

퍼듀 의원은 또 미국이 북한을 대하는 데 있어 최대압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짐 리시(공화·아이다호) 상원 외교위원장도 최근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한 외교·안보 토론회에 나와 전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는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리시 위원장은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그 누구라도 선을 넘으려 한다면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조금만이라도 그 선을 넘어선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I think that our status in the world still maintains in the position, that ‘boy if you are going to push the envelope,’ be really careful how far you push it, because if you push just a scorch too far, it’s going to be a problem.”)

리시 위원장은 또 “올 연말까지 중국이 유엔 결의대로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을 자국으로 돌려보내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비핵화 협상에서의 중국의 역할론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외교위원회 소속의 토드 영(공화·인디아나) 상원의원도 최근 미국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외교 관련 행사에 나와 ‘미북협상이 지금까지 그다지 큰 성공(meek success)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앞으로 북한과 대화가 이어진다 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경계수위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논의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의 대북 강경 기류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