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북 주민에 ‘한국=적’ 강조”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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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 북 주민에 ‘한국=적’ 강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한반도 톺아보기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17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첫 고위급 방문이었는데요, 이번 방한의 의미 먼저 짚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트럼프 정권 아래서 약해졌던 동맹관계를 다시 강화하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국견제라고 봅니다.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 방문 전 북한과 중국이 전례없는 위협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미국은 한국이 북한(과 관계개선)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일단 16일 열린 미일 2+2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목표로 하면서 유엔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당시 공동성명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블링컨 북 인권문제 언급에 북 당국 아픔느낄 것

<기자>블링컨 장관은 특히 북한을 향해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을 광범위하게 학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데요, 블링컨 장관의 의도가 뭐라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블링컨 장관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언급한 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고 북한인권특사도 임명하지 않았던 전임 트럼프 정권과 차별화하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북한 상황을 생각하면 매우 의미있는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봅니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가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배격법을 결정했고 김정은 총비서도 최근에 반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영향 아래 북한에 많은 정보가 유입된 사실을 북한 스스로가 증명하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중시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북한 당국이 더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북 인권문제 중시 미국 태도에 일본 내 환영 분위기

<기자>앞서 블링컨 장관은 한국을 방문하기 전 일본 방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인권 문제를 콕 짚어 중점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본 내 반응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인권문제를 중시하겠다는 미국의 태도에 대해서 일본 내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가 많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미일 2+2 공동성명에도 일본인 납치문제가 포함됐습니다.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강조하는 건 일본 정부가 납치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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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스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도쿄에서 만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AP

<기자>이번 미국 국무, 국방 장관의 동시 동북아 순방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간단히 정리해 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보기엔 미일동맹보다 한미동맹이 더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일동맹은 트럼프 정권이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일시적으로 흔들렸지만 이번 국무, 국방장관 방일로 많이 회복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미동맹은 트럼프 정권(때문)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남북유화노선을 많이 추진해왔기 때문에 약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서 한국 통일부 당국자가 한미군사훈련이 군사적 긴장의 계기가 돼선 안 된다고 발언했는 데 미국 정부는 실망했을 걸로 봅니다. 이번 블링컨, 오스틴 장관의 동시 방한으로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협력을 하자고 요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한미 공동군사훈련 유지를 강력히 호소하지 않으면 한미동맹을 회복할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기뻐하는 건 베이징과 평양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저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여정 담화는 국내용

<기자>그런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6일 담화를 통해 미국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내 놨습니다.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한미동맹 약화를 노렸다는 분석이 많은 듯합니다. 저도 그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북한 국내를 향한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봅니다. 이전에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북한이2018년 당시 남북정상회담이나 이후 북미정상회담 영향 아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혼란의 여지가 생겼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오랜 기간 미국과 한국이 적이라는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고지도자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도 하면서 식사도 같이 하는 그런 영상을 봐 가면서 자신들도 미국이나 한국의 문화를 즐겨도 된다는 그런 생각에 빠진 듯합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의 유일영도체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요즘 매우 엄격하게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미국과 한국이 적이라고 다시 교육시키려고 하는 그런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안정적 외부환경 중시도발 삼갈 듯

<기자>김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의도일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담화를 분석하면 구체적으로 협박하는 대상은 한국뿐입니다. 아마 한국은 어느 정도 협박해도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결과라고 봅니다. 또 북한 내 남북관계 관련 부서를 해체해도 내부 조치라고 하면서 도발로 간주되지 않을 거라는 그런 계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금 국내적으로 사상통제를 강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외부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에도 미국 내에서 북한이 ICBM을 다시 발사하지 않겠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저는 당분간 북한이 군사도발은 하지 않을 걸로 예상합니다.

<기자> 마키노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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