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전 국무차관 “미 정부에 인권중심 대북전략 제안”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3.03.31
조셉 전 국무차관 “미 정부에 인권중심 대북전략 제안”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이 RFA와 인터뷰하고 있다.
/RFA Photo

앵커: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지난 30년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더 발전시키기 전에 대북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인권을 앞세워 미국의 안보 목표를 달성하고, 북한의 인권 문제도 개선하는 대북 정책 제안서를 내주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조셉 전 차관과 대담에서 정책 제안서에 담긴 내용을 들어봤습니다.

  

북 인권 공략해 정권으로부터 자국민 등 돌리게 해야

 

[기자] 로버트 조셉 전 국무차관님. 최근 인권을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대북 대응 전략을 제안하셨습니다. 이 전략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미국의 안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로버트 조셉우리 보고서의 기본 전제는 지난 30년간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모든 미 행정부에서 일관성있게 실패했습니다. 과거의 대북 전략들은 협상을 통한 비핵화를 대응 전략의 중심에 뒀습니다. 실패의 측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북한의 핵 보유량이 1~2개에서 오늘날 40~60개로 증가했다는 겁니다. 미 랜드(RAND) 연구소의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영국과 프랑스의 비축량보다 더 많은 200개 이상의 핵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대안책을 제안합니다. 김 씨 정권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데 실패할 것이고, 그 핵 프로그램은 정교함과 역량에 있어 더 발전할 것이고, 점점 더 많은 핵무기가 생산될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대북 전략에서 김 씨 정권의 가장 큰 취약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으며, 그것으로 자국민들을 그의 정권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겁니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전체주의 정권의 마지막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정권은 인간이 마땅히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유와 존엄성을 북한 주민들로부터 빼앗았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인권 문제 해결만을 위한 인권중심전략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국가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권에 초점을 맞춘 전략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포괄적인 전략이지만, 영향력과 정보 측면에서 집중적인 캠페인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의 인권 상황, 정부의 학대에 관해 이야기 할 겁니다. 외부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을 잔인함게 지배하는 김정은 정권의 부패에 대한 이야기 등을 말이죠. 이 전략은 인내심과 견고성이 필요할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지도력과 역내 다른 주요 정부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기자] 실질적으로 이 전략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습니까?

 

[로버트 조셉지난 30년 동안 실패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인권을 내세운 접근법으로 전략의 초점을 옮기는 것에 대한 저항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 미국 정부가 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난 30년의 실패를 어물쩍 넘기기는 매우 어렵고 미국의 전략이 더 발전하고 실행되기 위해서는 관료들의 제도적 본능과 통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해야 (이 전략이) 진전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다음 새 대통령에게 우리는 지금까지 실패했고, 대안이 필요하며, 인권에 대한 접근이 올바른 길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김정은 정권, 북 주민 변화 두려워해

 

[기자] 이 전략안에는 “동맹과 방어 및 억지력 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을 정당화하면서 안보 딜레마가 예상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로버트 조셉저는 현 상황이 안보 딜레마를 야기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북한이 그들에게 유리한 대화의 장을 찾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리비아가 핵무기를 포기하고 리비아의 전 독재자 카다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자주 언급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그들이 핵무기를 필요로 하는 이유이고, 그들이 미사일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그들의 편의에 의한 주장입니다. 저는 그들이 반드시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가 명확하다고 봅니다. 또 그들은 자국민을 두려워합니다. 또 그들은 내부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그들은 서방국가 등의 외부 사람들이 북한 주민을 도울까 두려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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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전북 군산 공군기지에서 드론 교란장비 등을 동원해 소형무인기 대응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기자] 미 행정부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역내 미국 동맹국들에 대한 핵우산 약속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로버트 조셉저는 가능한 한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핵확산을 비롯한 모든 위협을 말하는 겁니다. 만약 북한이 2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해 다른 불량국가 또는 테러리스트에게 무기를 판매하려 한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는 분명 억제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핵 능력뿐만 아니라 재래식 능력, 미사일 방어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억제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 모든 종류의 능력들을 국가 전략에 통합해 포괄적인 전략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다만 이것이 외교의 종말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우리의 적국들을 상대하는 동맹 관리 전략을 위해 외교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한 군비통제는 전략으로 위장한 것이었고, 우리에게 실패를 안겨주었을 뿐입니다.

 

[기자]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 관계를 강화했고, 북한이 무기를 판매하거나 군사 정보를 교환하면서 핵 발전 가능성을 높히고 있습니다. 미국이 과거와 같이 중국 또는 러시아와 협력해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로버트 조셉저는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가 제안한 미국의 정책 변화에 완강히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국가 모두 자국의 인권 문제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들은 자국에 내부적으로 미칠 영향 때문에 북한 문제에서 인권을 앞세우는 효과적인 전략을 반기지 않을 겁니다. 또 지정학적인 측면이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가까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러시아가 특히 우크라이나와의 잔인한 전쟁 이후 훨씬 더 고립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 북한과 가까워지는 건 식은죽 먹기였다고 봅니다. 북한보다 더 고립된 국가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 인권 중심 대북전략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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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연합뉴스

 

[기자] 바이든 행정부에 이 전략을 전달하셨나요? 그 제안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로버트 조셉시의적절한 질문입니다. 우리는 사실 다음 주에 바이든 행정부에 이 전략안을 설명하고 보고할 예정입니다. 또 전략안과 함께 일부에서 전달받은 긍정적인 반응에 대해 여러 미 대선 캠페인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까 언급했듯이 이 전략이 구현되기 위해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국가안보회의에서 적절한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 전략의 구체적인 구성과 구현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쉽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가 5년 뒤에 이 대화를 다시 한다면 북한의 안보 상황은 전혀 다를 테니까요.

[기자] 이런 종류의 정책 변화를 한국 정부와 논의하기 위해 미국 측에서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로버트 조셉저는 한국 윤석열 행정부에서 남북관계는 물론 한미관계, 인권을 중심에 둔 대북 전략 접근과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지지가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관리들로부터 브리핑에 대한 반응을 들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들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기자]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 문제 등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북한이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에 있다고 보십니까?

 

[로버트 조셉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패하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 우리뿐만 아니라 NATO와 유럽, 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만약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지는 것을 목격하고 대만 침략의 이익에 대한 비용과 위험을 계산한다면, 이러한 사건들이 시 주석에 미칠 영향을 상상해 보세요. 그래서 그것은 분명히 (미국의) 우선순위에 있습니다.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는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고, 그 능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여기서 북한은 핵심 요소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지 못하는 척 눈가리고 아웅할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다음 핵실험은 카타르시스 효과를 가져올 겁니다. 2006 10월 북한의 첫 핵실험이 큰 충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3차 실험은 2차 실험보다 충격이 적었고, 4차 실험은 3차 실험보다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우선순위에 둘 새 대통령과 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관리들을 둬야 합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요.

 

[로버트 조셉북한 주민들은 현재 존재하는 가장 잔인한 정권의 희생자들이란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제한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들의 정부에 관한 정보까지 제한적으로 접합니다. 따라서 직접적인 우리의 노력은 우리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기본적인 자유와 존엄성을 갖기를 매우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겁니다. 또한 그것이 미국의 이익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노력은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도 부합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노정민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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