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 코로나 맞닥뜨린 가족 생각에 ‘눈물’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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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 코로나 맞닥뜨린 가족 생각에 ‘눈물’ 2022년 5월 18일, 북한 평양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교통이 통제된 거리의 표지판이 보인다.
/Reuters

앵커: 북한의 코로나 확산 상황을 전해들은 탈북민들의 속은 까맡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변변한 의약품은 커녕 식량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고 탈북민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보도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서재평] 혹시 약이 없어서 생명이 위험하거나 비극적인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순간적으로 탁 들더라고요.

 

[이유정] 아무래도 가족들이 북한에 남아 있잖아요. 우리가 그쪽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 의료진이나 약품들도 넉넉지 않기 때문에 많이 걱정되죠.

 

2 3개월 동안의 국경 봉쇄 조처와 코로나 제로를 주장하던 북한이 첫 코로나 전파를 인정하며 감염자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고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검사 도구가 부족해 코로나 검사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

 

북한의 코로나 확산 소식에 탈북민 김단금 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김단금] 제일 걱정되는 게 가족이거든요. 형제들이 코로나에 걸려서 어떻게 잘못되지 않을까 (제일 걱정이죠). 너무 속상합니다. 가족들이 무사하기만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직접 코로나를 한국에서 경험한 김 씨, 가족이 코로나 사태를 북한에서 견뎌내야 한다는 사실에 걱정이 앞섭니다.  

 

[김단금]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함께 대한민국에 왔더라면 코로나뿐만이 아닌 더 좋은 의료 수준을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함께 살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봉쇄 조치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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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5월 17일, 국가방역체계가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되며 지역별 봉쇄와 단위별 격폐 조치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평양시의 도로가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전국의 모든 도, , 군을 봉쇄하고 사업, 생산, 생활 단위별로 봉쇄를 택한 북한 당국.

 

적절한 의약품 제공과 식량 지원 없이 지나치게 봉쇄에만 의존하는 북한 당국이 답답하다고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말합니다.

 

[서재평] 봉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봉쇄에 중심을 두고 방역 조치를 하고 있으니 그게 굉장히 안타깝죠. 봉쇄도 필요하고 다른 조치도 필요한데, 봉쇄와 함께 주민들이 필요한 의약품과 방역 제품을 같이 공급해줘야 철저한 코로나 확진을 막고 주민들도 더 이상 희생이 없을 텐데….

 

국경 봉쇄 탓에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연락도, 금전적인 도움도 줄 수 없다고 김단금 씨는 말합니다.

 

[김단금] 지금 너무 국경 봉쇄를 심하게 하더라고요. 목소리도 못 듣고 금전적,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보니 걱정 속에 살고 있습니다.

 

탈북민 이유정(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 요청) 씨도 엄격한 봉쇄 조처로 이동이 어려워진 상황을 우려합니다.

 

[이유정] 봉쇄를 많이 하면 주민들은 살기가 어렵거든요. 주변에서 들은 건데, 군에서 도로 올라오는 짧은 거리도 마음대로 왔다 갔다 못 하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의료품 부족과 식량 부족 심각

 

탈북민 출신의 김 혁 한국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런 북한 당국의 조치가 식량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김 혁] 폐쇄하게 된다면, 먹고 사는 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시장도 폐쇄해 버리니 쌀을 구할 곳이 없잖아요. 그러다 보면, 쌀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돈이 없는 사람들도 굉장히 고가의 비싼 쌀을 사 먹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시장이 열려 있으면 쌀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데, 그 부분이 사라지게 되는 거죠.

 

탈북민 김혜영 씨는 지방에서 더 큰 혼돈을 불러왔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김혜영] 코로나가 번졌다 하면, 제일 걱정되는 게 먹을 거 못 먹는 겁니다. 교통이 먼저 마비될 거고, 사람들 왕래를 못 하게 할거고, 시장도 문 닫고, 거리에는 사람을 못 다니게 한다고 합니다. 평양에는 그래도 이럭저럭 한다고 해도, 지방은 완전 혼돈이 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 씨는 북한의 의료 기구와 의약품 부족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코로나 확산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질 걸로 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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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심한 요통을 앓고 있는 한 남성이 치료를 받기 전 평양의 평양 의과대학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다. /AP

 

[김혜영] 병원은 의료 기구가 아예 없어요. 내 동생이 입원했는데, 의료 기구가 하나도 없었대요. 빈 침대에 널빤지 하나 놓고, 자기 이불 가지고 와서 써야 하고. 일체 주사, 해열제, (등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사가 처방만 해주면 장마당에 가서 다 사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북중국경이 막히면서 장마당이 열리지 않고 있고, 지금 이 코로나로 다 봉쇄했으니 어디 가서 해열제를 사고, 구입해 오겠습니까.

 

서재평 국장도 민간요법을 강조하는 북한 당국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적절한 의약품이 없어 가벼운 코로나 증상이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재평] 북한 노동신문이 열나면 물을 마시고, 기침이 나면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라, 소금물로 자주 양치해라, 버드나무 잎을 우려 먹는 등 원시적인 치료 방법을 국가 최고 노동당 기관지가 독려할 정도니, 약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죠. 한국의 탈북민들도 북한의 지방 혹은 평양(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 상당히 걱정되죠. 약만 있으면 많이 심각한 게 아닌데, (북한은 약이 없어)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에는 의료진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에, 코로나 확산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유정] 요즘에는 제가 가족들이랑 아직 연결을 못 해서 상황을 물어볼 수 없어 많이 걱정이 되는데요. 의료진이 많은 것도 아니고, 북한 사람들은 아프면 개인들이 약 파는 집에 가서 약을 사서 치료 자체를 하는 방식이라서, 따로 의료진이 많지 않아서 환자들이 많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걱정도 많이 되고….

 

서 국장은 상황이 이런 데도 북한 당국은 떠밀리다시피 해 코로나 확산을 인정했다고 지적합니다.

 

[서재평] 상당히 많은 숫자의 환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을) 공포하지 않으면 일반 주민들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니까 더 이상 숨길 수도 없고, 공포해서 전국에서 이에 대한 비상 방역을 주민들도 각성하고 참여하고 통제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발표를 결심한 것 같아요.

 

현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할 거라 이 씨는 예측합니다.

 

[이유정] 알려진 것보다 조금 더 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많이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 하고 이야기 공개적으로 할 북한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했다는 건, 현재 상황이 확진자가 더 많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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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6일, 행인의 통행을 차단하고 있는 방역요원의 모습. /연합뉴스

 

서 국장도 김 총비서가 자신의 비상약까지 내놓은 상황이기에 북한 당국이 발표한 수치보다 더 심각한 상황일 걸로 예상합니다.

 

[서재평] 사망자도 제가 보기에는 북한이 분명 줄여서 발표한 것 같아요. 확진자, 고열자도 통계가 적당히 통계를 낸 것 같고, 동시다발적으로 평양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발생했는데,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마 통계에서 빠지거나 무시해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정치국회의, 비상방역사령부를 질타하고 자신의 비상약을 내놓았다고 나올 정도면, 그냥 심각한 게 아니거든요. 아주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북한의 코로나 확산 발표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탈북민의 걱정은 나날이 커져만 갑니다.

 

[이유정] 코로나 상황을 그쪽에서는 잘 모르니까, 전염병이다 보니 너무 두려워하고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그냥 건강하게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 언젠가 우리 만날 날이 있겠죠. 몸 건강히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단금] 꼭 만나는 날까지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고 혹여 걸리더라도 죽지 말고 살아서 우리가 만나는 날이 꼭 오기를,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많이 보고 싶고, 헤어진 지도 이제 10년이 넘었는데….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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