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다 반복되는 북 가뭄∙홍수… 위성사진서 ‘뚜렷’

워싱턴-노정민, 박수영 nohj@rfa.org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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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다 반복되는 북 가뭄∙홍수… 위성사진서 ‘뚜렷’ 2022년 6월 28일에 캡처한 위성사진(위)과 2021년 11월에 촬영한 황강댐 봉래호의 비교 사진. 한 눈에도 저수지에 담긴 물의 양에서 큰 차이가 보인다.
/ OrbTrack, Google Earth

앵커: 북한이 며칠 새 내린 집중호우로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황강댐 봉래호와 임남댐 임남저수지의 물이 많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전에는 낮은 저수지 수위 등 북한이 극심한 봄 가뭄을 겪은 모습이 위성사진 곳곳에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급격히 바뀌는 기상 변화는 북한 농업과 식량 생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저수량 크게 불어난 북 봉래호임남저수지’  

 

실시간 위성사진을 제공하는 인터넷 웹사이트(OrbTrack)를 통해 확인한 임진강 상류의 북한 황강댐 봉래호의 최근 상황.

 

구글어스에서 202111월에 촬영한 사진과 비교하면 저수량이 크게 불어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지난 6 25일부터 장마철에 돌입한 북한 평양과 사리원, 남포시 등에 많은 비가 내렸는데, 많은 강수량 탓에 봉래호의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임남댐이 있는 임남저수지도 살펴봤습니다. 같은 날 (6 28) 확인한 위성사진과 2021 11월에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보면 역시 이전보다 물이 많이 불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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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8일에 캡처한 위성사진(위)과 2021년 11월에 촬영한 임남저수지의 비교 사진. 역시 저수 면적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 OrbTrack, Google Earth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정성학 한국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은 (6 29) RFA에 황강댐과 임남댐 저수지의 물이 많이 불었다며 두 댐은 한국에도 매우 중요한 댐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성학]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게 되면 한국 쪽에서 피해를 입거든요. 황강댐의 수위가 올라갔다고 하면 긴장해야 하고, 잘 봐야 합니다. 북한에서 무단 방류하게 되면 한국 측 민간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기 때문에 잘 봐야 하고요. 황강댐의 저수지 수위가 높아졌다는 것은 우리도 관심을 두고 주시해야 하는 지역입니다.

 

이처럼 황강댐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폭우가 예상되자 북한 당국이 집중호우로 인한 수위 조절 차원에서 황강댐 수문을 연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민간단체인 ‘굿파머스의 조충희 연구소장은 (6 30) RFA에 황강댐 방류에 따른 추가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황강댐 방류는 한국뿐 아니라 북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조충희] 저수지에 물이 차면 수문을 열어놓을 수밖에 없는데, 수문을 열어놓으면 이미 다른 곳에서 내려온 물과 저수지에 찬 물이 합쳐지거든요. 그러면 내려가는 물 양이 몇 배로 더 많아지게 되고, 미처 빠지지 못하면 다시 논으로 흘러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내린 비의 양으로 봐서 더 심각한데, 저수지에 물이 다 차서 댐 문을 열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굉장히 힘들어지거든요.

 

조 소장은 북한의 곡창지대라 불리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이 지역은 하루에 두 번씩 밀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댐 방류로 물이 불어난 틈을 타 바닷물이 수로를 따라 논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몇 달 전 봄 가뭄으로 바닥 드러냈던 강과 저수지

 

앞서 북한은 올봄 극심한 가뭄을 겪었습니다.

 

예년 강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강과 저수지 곳곳이 바닥을 드러냈고, 감자와 보리 등의 수확량은 평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가뭄 때문에 모내기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올해 좋은 수확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북한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구글어스에서 북한 평안북도 창성군을 가로지르는 강의 모습을 보면 각각 2022 4월과 2021 9월에 촬영한 사진에서 그 차이가 뚜렷이 나타납니다. 지난해 9월에는 댐을 중심으로 물이 가득 차 있지만, 반년이 지난 올 4월에는 강물이 말라버려 바닥을 드러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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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어릴 때 수상 스포츠를 즐겼던 곳으로 유명한 북한 평안북도 창성군 지역을 비교한 사진. 2022년 4월(위)에는 2021년 9월(아래)과 비교해 가뭄으로 물이 눈에 띄게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 – 구글 어스     

 

정성학 부소장도 유럽우주청에서 운영하는 ‘센티널-2를 이용해 곡창지대인 북한 서부 지역의 대표적인 저수지를 비교한 결과 올해 저수량이 지난해의 60~70% 정도로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한 땅도 작지 않을 정도입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위성사진을 통해서만 매년 100곳 이상 지역에서 가뭄 현상이 관찰됐는데, 곡창지대라 할 수 있는 황해도가 전체의 2/3를 차지해 북한의 농업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줬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 부소장은 이처럼 북한에서 매년 극심한 가뭄과 폭우 피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산림의 황폐화를 가장 먼저 꼽았습니다.

 

[정성학] 제가 위성사진으로 산림을 분석한 것이 있는데, 북한에서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산지를 개간해 밭을 만들고, 이것이 산림 황폐화로 이어졌거든요. 위성사진에서 보면 북한의 산에 나무가 거의 없습니다. 민둥산만 있기 때문에 비만 오면 다 휩쓸려 내려가서 매년 홍수와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겁니다.

 

또 배수∙관개 시설의 노후화, 하천 정비 등이 개선되지 않은 것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이에 대한 개선 없이는 홍수와 가뭄을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이시마루 지로 일본 ‘아시아프레스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6 30) RFA에 김정은 정권 들어 소토지 개간을 금지하면서 이전보다 산에 나무가 많아졌지만, 일반 주민들의 식량과 땔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산림 황폐화는 해결될 수 없고, 기상 재해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그래도 중국에서 보면 이전보다 산에 나무가 조금 많아진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너무 늦었죠. 그리고 산에 나무가 없는 큰 이유는 첫째가 소토지 개간, 두 번째는 나무가 중요한 땔감 연료로 이용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두 가지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계속 산에 가서 나무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고, 하지 말라는 구호만 만들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 위성사진을 통해 매년 북한의 가뭄과 홍수 등 기상재해의 횟수는 더 잦아지고, 피해 면적과 규모도 커지고 있는 점이 관측됩니다.

 

올해도 북한은 장마철 집중호우로 농업 생산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림 황폐화와 관개시설의 노후화 등은 기상재해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식량 문제를 위협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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