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생략은 내세울 성과 미진한 탓”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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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생략은 내세울 성과 미진한 탓” 북한이 2021년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앵커: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 봅니다. 일본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편집장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기자북한이 지난 연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를 내 놓았습니다. 문 박사님, 이번 전원회의 결과로 미뤄 북한이 올 한 해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둘 걸로 예상하시는지요?

 

문성희: 북한에서 지난해 말 12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에 걸쳐 당 전원회의가 열린 것은 여러분들도 보도를 통해 아시겠지요. 11일에는 회의에 관한 보도가 있었지만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전체 인민들에게 친서를 보냈지만 올해는 친서에 관한 언급도 없습니다. 물론 친서라고 해도 정말 짧은 것으로 연하장 같은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신년사는 발표하지 않을 지 모릅니다. 연말에 당 전원회의를 열고 그 결론이나 회의에서 제시된 과업 등을 발표하는 방법이 고정될 지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성과다운 성과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대신 부족한 점과 교훈에 관한 언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신년사에서는 성과도 언급을 해야 한다고 할까, 북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신년사를 발표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회의 결과로 미뤄 북한이 올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첫째로 먹는 문제 해결이고 둘째는 코로나19 대책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농업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는 것과 농촌문제 해결에 관한 별도의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해 성과에서도 농업 문제가 맨 처음 언급되었고 불리한 조건에서도 농사를 잘 짓는데 기여한농업부문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 만큼 먹는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올린 건 코로나19 대책인데, 전원회의 결론에서는 비상방역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순위로 놓고 사소한 해이나 빈틈,허점도 없이 강력하게 전개해나가야 할 최중대사로 다시금 지적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누가 봐도 코로나19 감염방지 대책을 올해도 세워나간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요. 그것도 국가사업의 제1순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아직 변이종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등 조만간 수습될 가능성이 안 보이는 와중에 북한으로서는 간단히 국경봉쇄를 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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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도로변 주변 밭에서 주민들과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AP

<기자> 이번 회의에서 농촌 발전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는 평가입니다. 말씀대로 일단 먹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이는데요, 가능할 걸로 보시는지요?

 

문성희: 제 생각으로는 매우 힘 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는데 북한에서는 지금 먹는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문제보다 앞서 해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일부러 의제까지 정해놓고 토의를 한 것이라고 봅니다. 전원회의 결과 보도에서 흥미로운 것은 어려운 형편에서 경영활동을 하고있는 협동농장에 관해 자세히 분석을 한 토대위에서 협동농장들이 국가로부터 대부를 받고 상환하지 못한 자금을 모두 면제할데 대한 특혜조치를 선포했습니다. 그러니까 협동농장이 국가에 진 빚을 모두 면제해준다는 것이지요. 이건 해당 농장에 있어서는 고마운 일일 지 몰라도 국가에 있어서는 재정악화를 초래하겠지요. 올 해는 넘겼다 해도 내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언젠가는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북한 당국은 농업에 큰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고 봅니다. 돈을 어디에 쓰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농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려고 애쓸 것입니다.

 

<기자> 김 총비서는 이번 회의에서 식량증산을 위한 농촌발전10개년 계획을 제시했는데,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군요.

 

문성희: 네, 그러나 앞으로 10년동안에 단계적으로 점령하여야 할 알곡생산목표와 축산물,과일,남새,공예작물,잠업생산목표등은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것 같습니다. 이 숫자를 알 수 있다면 북한의 식량증산을 위한 전략의 전모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0개년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회의 보도를 보면 구체적인 내용들이 언급이 되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추측을 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제가 분석하기에는 그렇게 새로운 문제제기는 없었던 것 같고 과거에 해 온 대책들을 다시 되풀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반면 10개년 계획을 제시한다는 것은 농업문제 해결에 10년이 걸린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오랫동안 걸려서도 되는 것인지, 8차당대회에서 발표된 것은 5개년 경제계획이었지요. 이제 1년가까이 지났기에 4년 정도밖에 안 남았단 말입니다. 그러나 농업 문제는 그것보다 5년 더 길어진다는 것이지요. 지금 먹는 문제 해결이 시급한데 이런 장기간에 걸치는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인지는 좀 의문입니다. 다만 김정은 총비서의 머리속에는 지금 북한 협동농장의 모습을 일신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일 지 모릅니다. 문명화된 농촌을 내다보고 있을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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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평양 대동강 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음료 매대. /사진 제공: 문성희

<기자> 북한 당국이 공개한 회의 결과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자력갱생’이라는 표현이 사라진 건데요, 올 해부터는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강조하지 않을 걸로 보시는지요?

 

문성희: 그러고 보니까 자력갱생이라는 말은 안 나왔네요. 다만 이번 회의에서만 그럴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자력갱생을 강조하지 않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도에서는 이런 언급이 있었습니다. ‘경제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찾아내고 실행하고 있다그러니까 자력갱생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자력이라는 말은 있습니다.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는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아직 코로나19가 수습되지 않고 있는데 국경봉쇄를 해제할 전망도 안 보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감염대책을 국가의 제일 중요한 과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상 완전한 국경 봉쇄의 해제는 아직도 멀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외국과의 무역도 진전이 없을 것이고 외국에서 상품이 들어올 가능성도 매우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은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지요.

반면, 회의 결론에서는 국제정치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하기에 남북 관계, 북미 관계를 움직이려고 할 지 모릅니다. 특히 남북관계와 대외사업의 전술적 방향을 제시했다고 하기에 남북 관계를 좀 움직여보고 그것에 따라 경제 문제를 풀려고 할 지 모릅니다. 올해 5월에는 문재인 정권의 임기가 끝납니다. 저는 앞으로 여당 후보가 당선되든 야당 후보가 당선되든 2018년의 남북 밀월은 이제 회복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도 정세를 보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을 지 모릅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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