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현장 기술자 양성 중요성 뒤늦게 깨달아”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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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현장 기술자 양성 중요성 뒤늦게 깨달아” 김정숙 평양직물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
Photo: RFA

앵커: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 봅니다. 일본에서 북한 전문 언론인으로 활동중인 문 박사는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기자> 북한이 생산현장에서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문성희 박사님, 북한 당국의 이번 조치, 경제건설 강화에 필요한 생산인력 확충이 목적으로 보이는 군요.

문성희 네, 그렇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기술고급중학교(기술반)들을 새로 내오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기존 고급중학교 중 일부를 들 선정하여 기술고급중학교로 전환하기 위한 대책들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고급중학교라고 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고등학교를 말합니다. 이제까지는 남학생들은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군대에 가는 것이 흔했지요. 군대에서 10년 정도 복무하다가 그 뒤에 대학교에 가는 것이 남자들의 경우에는 보통이었습니다. 다만 컴퓨터 인재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고급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대학교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양제1고급중학교 등 ‘1’이 붙는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주로 이과 계통 대학교에 가게 됩니다. 이것이 북한에서 엘리트들이지요.

그렇지만 기술고급중학교가 생기게 되면 거기에 선발돼서 가는 남자 학생들도 생기겠지요. 고급중학교 시기부터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새로 생기는 기술고급중학교들에서는 산업미술, 피복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기술과목을 가르치게 될 전망입니다. 산업미술, 피복이라는 분야를 보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틀림이 없지요. 그것도 디자인 교육 등을 강화한다고 할까요산업미술이라는 것은 일본 등에서 주로 전문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상품 포장지 등을 디자인하는 등 상품을 더 보기 좋게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인재를 양성하거나 피복도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는 디자인의 옷을 만드는 기술자들을 양성하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은 사실 북한이 매우 뒤떨어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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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의 한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기자> 이번 조치가 기초적인 직업교육에 초점이 맞춰진 점이 눈에 띄는데요.북한의 공장 등 생산현장에서 일할 기술인력 부족, 얼마나 심각한가요?

문성희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남자의 경우 군대에 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기술은 군대에서 배운다고 할까요? 그래서 고급중학교에서 직업 교육에 그렇게 힘을 쓰지 않았습니다. 여자의 경우는 약간 다른데, 남자는 더 그러했지요. 그렇지만 지금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가 현장에서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겠지요. 군대에 다녀온 뒤 대학을 졸업해서 현장에 들어가는 것을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2000-2010년대에 제가 북한에 자주 오가고 있었을 때 고도의 컴퓨터 기술을 가진 인재를 많이 보았습니다. 공장에 가면 컴퓨터 조종실이 있어서 거기서 서너 명의 젊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런 인재는 예전부터 많이 양성해왔다고 봅니다. 그러나 경제라는 것은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지요. 과거에는 상품만 만들고 그것을 공급하면 됐지만 지금은 각양각색의 상품이 생산돼서 서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상품의 질도 높아져야 하는데 그런 인재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조치로 학생들이 직업기술을 많이 습득하도록 교육내용이 수정될 전망입니다.  또 기존의 고급중학교를 기술고급중학교로 전환하는 등 올 해 130개의 기술고급중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라고 북한 관영매체는 전했습니다. 북한 학부모들이 고급중학교의 기술고급중학교 전환을 반길까요?

문성희 우선은 1고급중학교 등 수재를 양성하는 학교는 그대로 존재하겠지요. 그러니까 기술고급중학교로 전환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거기 갈 수 있는 학생들은 제한되고 있지만 거기에 아이들을 입학시키려고 하는 부모에 있어서는 보통 고급중학교가 기술고급중학교로 전환되든 말든 상관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고급중학교로부터 기술고급중학교로 전환될 경우 그것을 반기는 부모들이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반기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 어릴 때부터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걱정이 없어진다고 할까요. 고난의 행군 이후 군대에 가면 굶지는 않기 때문에 군대에 가라고 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군대에 가서 고생을 하기보다 경제건설 현장에 바로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반드시 있다고 봅니다.

 

<기자> 이번 조치는 북한 당국이 경제발전을 위해 인재양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는데요. 북한의 직업교육, 어떻던가요?

문성희 제가 알기로는 한덕수경공업대학 등에서 접대원을 양성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북한에는 인민경제대학이라는 대학교가 있습니다. 여기는 주로 사회에 나가서 실지로 일을 하고 있는 북한 관리들이 다시 대학에 들어가서 전문지식 등을 습득하는 곳입니다. 경제관료나 공장 지배인 등 경제 간부 일꾼을 키우는 장소라고 할 수 있지요. 한 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북한 경제의 중심부라 할까, 여기 가면 경제에 관한 모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진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이나 한국 등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사회에 나가서 직업인으로서 일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키우는 기관이 있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한다면 이번에 전문 기술을 가르치는 그런 고급중학교가 생기게 된다는 것은 좋은 면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정우,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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