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큰 가운데,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과 한국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갈수록 복잡해지는 국제 환경 속에 내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을 물었는데요.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대북정책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되지만, 궁극적인 북핵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 설문] 두 번째 순서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차기 미국 대선 , 누가 당선돼도 북핵 해법 어려워"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 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10월 2일~6일) 미국과 한국의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10명의 전문가 전원은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사안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에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 미북 관계에 훨씬 변수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총비서에게 친서를 보내거나 다시 탑다운(하향식) 방식의 대화를 제안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앤드류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지금의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미북 대화를 추진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설 경우에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앤드류 여]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돌아온다면 흥미로운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궁합(chemistry)이 꽤 좋았습니다. 물론, 2019년 하노이에서는 좋지 않게 끝났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목받는 것과 강한 지도자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임기에 이루지 못한 것을 이번에 이루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개인적으로 김 총비서에게 연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과 대화 가능성은 바이든 행정부의 두 번째 임기보다 더 좋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를 비핵화에 더 가까이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가안보 수석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경우 김 총비서에게 ‘친서’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바이든 행정부가 연임된다면 큰 변화는 없을 겁니다. 상황은 나름 안정적이겠지만, 북한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겁니다. 두 번째 임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비핵화에 관한 대화를 제안하겠지만, 북한은 이를 비웃을 겁니다. 반면,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김 총비서에게 다시 편지를 쓰려 시도할 겁니다. 다만,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협력에서 많은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냉정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박원곤 한국 이화여자대학 북한학과 교수도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면 지금의 대북정책과 큰 차이가 없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다시 한 번 김 총비서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선호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엇갈린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카이자니스 수석 국장은 북한 입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라고 분석한 반면,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북한은 항상 모든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그들이 받을 만큼의 양보를 얻는 것에 매우 능숙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대화에 개방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이 느릴 수는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선다면 그것이 그들에게 미국과 어느 정도 정상적인 관계를 가지면서 가능한 많은 것을 얻기 위한 마지막 최선의 기회가 될 거고, 그 기회를 잡는 것이 북한에게는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킹]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온다 해도 큰 진전을 기대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첫 번째와 두 번째 미북 정상회담 사이에 10개월이란 시간이 있었음에도, 양측은 서로에게 좋은 말만 했을 뿐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기대했던 김 총비서가 상당한 타격을 입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킹 전 특사는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환영할 것이란 시사점을 아직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나타날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에서 정책·전략국장을 지낸 프렌체스카 지오바니니 박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시 바이든 대통령이 이룬 동맹 구조를 크게 훼손할 수 있고, 한국의 자체적 핵보유에 대한 열망을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중 일부를 바꾸려 할 것이며, 이로 인해 한미 동맹은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 내 미국의 이해 관계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 전원 "신냉전 구도로 북핵 해법 더 어려워져"
자유아시아방송 설문에 응한 한반도 전문가 전원은 최근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냉전 구도에서 북핵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는 데 큰 이견은 없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사는 “북한이 러시아, 중국, 이란 등과 연합하면서 더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앤드류 여 한국 석좌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미일 간 동맹 강화로 김 총비서가 핵무기를 포기하려는 의지는 훨씬 떨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했고, 헌법에까지 명문화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 해도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박원곤 교수도 트럼프 행정부가 재등장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북한 문제는 비핵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프렌체스카 지오바니니 박사는 “미북 대화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확고한 외교적 접근법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면서 예측 가능한 외교적 노력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헌법에 핵무력을 명시하고, 국제 정세도 북한의 비핵화 해결이 더 어려워지는 때에 앞으로 1년 조금 넘게 남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미국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또 대북 접근법에 어떤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설문에 응한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
조셉 디트라니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사
로버트 킹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앤서니 루지에로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 담당 국장
앤드류 여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
프란체스카 지오바니니전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정책∙전략국장
조한범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원곤한국 이화여자대학 북한학과 교수
해리 카지아니스미국 국가이익센터 국가안보 수석 국장
브루스 베넷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맥스웰미국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