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 지속 가동… 7차 핵실험 임박?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4.03.13
영변 핵시설 지속 가동… 7차 핵실험 임박? 지난 2월 26일 열적외선 위성 영상으로 촬영한 영변 핵단지 일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방사화학실험실’과 ‘우라늄농축시설’이 보라색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고열을 내며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 랜샛-8호 TIR 분석, 이미지 제작 – 정성학

앵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과 열적외선 영상에서도 똑같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같은 활동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내부 불안과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7차 핵실험 여부에 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자 유감스러운 일이다.”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요구되는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영변 핵시설의 실험용 경수로(LWR)의 냉각 시스템에서 거센 물줄기가 방출되는 것이 계속 관찰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지난 226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실험용 경수로와 연결된 펌프장에서 나온 냉각수가 흰색 거품을 일으키며 구룡강으로 배출되는 것이 식별된 바 있습니다.

 

특히 냉각수의 배출 여부는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와 경수로의 가동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랜셋-8가 같은날(226)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에서도 영변 핵시설의 방사화학실험실우라늄농축시설이 모두 열을 내며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2 26일 오전 1030분 경에 촬영한 영변 핵단지 일대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영상 1도인데 반해 방사화학실험실우라늄농축시설이 모두 영상 5도의 보라색으로 식별됐는데, 이는 시설이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과 10일에 촬영된 열적외선 영상에서도 ‘방사화학실험실’이 유난히 고열을 뜻하는 붉은색을 띤 바 있습니다.

 

또 정 연구위원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에서 냉각수를 방출하면서 시설을 가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수로를 가동한다는 것은 핵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방사화학실험실에서는 사용 후 남은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우라늄농축시설에서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 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 연구위원의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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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가 지난 2월 26일에 촬영한 영변 핵시설 단지. 실험용 경수로(ELWR)에서 냉각수가 구룡강으로 배출되는 것이 식별된다. / Planet Labs, 이미지 제작- 정성학

 

최근 영변 핵시설의 가동 상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린다고 천명한 것과 일치하는 노선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RFA북한의 이같은 행동은 내부 불안에 따른 김 총비서의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언젠가는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약 50개의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대략 20개 정도의 무기를 조립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북한은 무기 조립보다는 선호하는 디자인 개선에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도 지난 4,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사용가능한 상태로 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가 온전히 김 총비서의 결정에 달렸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반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오히려 사실상 북한에게 추가적인 핵실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의 분석입니다.  

 

[올리 하이노넨] 북한이 지반이 많이 무너진 풍계리에서 7차 핵실험이 단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일반적입니다. 또 저는 실제로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이미 여러 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의 기본 디자인을 확보했고,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무기 제조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이미 국제사회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조차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중한 접근을 고려하고 있는데요. 결국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적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또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외부의 관점에서 북한의 모든 행동에는 오해의 여지가 있고, 잘못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반응으로 이어지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 6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의 북핵 의제 토의에서 북한에 핵활동과 북러 간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이사국들도 북한의 핵활동 증가 동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 위성사진 분석: 정성학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chungsh10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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