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7차 핵실험 올해 안 할 듯… 실익 없어”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2.11.08
“북, 7차 핵실험 올해 안 할 듯… 실익 없어” 북한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한 재래식 무기들.
/AP

앵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비밀리에 공급하고 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습니다. 한국 원광대학교 이신욱 연구교수는 북한이 경제회복을 위해 러시아 무기 수출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러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로 인한 안보 공백을 메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천소람 기자가 이신욱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 경제회복 위해 러시아 무기 수출 계속할 듯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이신욱 연구교수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이신욱 연구교수
[기자]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 수출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무기 수출 사실을 정면 반박한 바 있는데, 최근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비밀리에 제공한 정보가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이신욱] 원래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를 제공하는 데 어느 정도 내부적으로 동의를 한 것 같고, 수출 방식이 문제였는데요. 북한이 아프리카나 아랍 쪽에 무기를 수출한 경향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 형태로 선박을 통해 수출한 것이 미국 정부에 발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아무래도 나진-하산 철도를 통해 대량으로 보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과거 포탄 수출에 대해 왜 정면으로 반박했을까요?

 

[이신욱] 연막작전일 수 있습니다. 핵 무력 대외 과시가 일반적인 방식인데, 원래 4~5월경에 7차 핵실험을 할 예정이었으나 지금까지 안 한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자] 북한이 러시아 파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신욱]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북한 당국은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다 소진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것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러시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입니다.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며 러시아는 상당한 무역 흑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화를 흡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바로 러시아에 대한 무기 대여 혹은 군을 파병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자] 북한 당국이 당분간 비밀리에 러시아에 무기 제공을 계속할 거라고 보시는지요?

 

[이신욱] 현재 북한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코로나 시기 이후 2년 정도를 폐쇄적인 국가로 유지해 왔잖아요. 불과 며칠 전, 북러 국경이 다시 개방되면서 철도 운행이 재개됐다고 하는 뉴스도 들리는데요. 이런 점을 미루어보아 북한은 경제회복을 하는 게 가장 시급한 목표로 보입니다. 이미 핵 무력은 어느 정도 완성해 놨습니다. 핵 무력 중심으로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한 반면 민생이 중요해졌는데요. 그래서 김 총비서가 현재 중점을 두는 평양 1만세대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는 경제 계획을 계속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북중 혹은 북러 교역이 상당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러시아 같은 경우 무기가 부족하다는 소식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상당히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를 도와줄 수 있는 나라는 몇 안 됩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 관계가 밀접하기 때문에 만약 미국과 새로운 갈등이 벌어지게 된다면 시진핑 제3기 체제에 문제가 생깁니다. 인도도 미국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고요. 그래서 가장 반미 성향이 강한 이란, 북한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란의 경우  핵 무력이 완성돼 있지 않아요. 그리고 바로 옆에 많은 적국이 존재합니다. 이란은 코가 석 자인 거죠. 북한은 핵 무력, 미사일이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통해 재래식 무기의 중요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량으로 러시아가 원하는 구식 구소련 무기를 공급하면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미사일 발사, 러시아 무기 수출로 인한 공백 메우기연막작전?

 

[기자] 민생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북한 당국은 계속해서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신욱] 북한이 말하는 민생은 김정은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민생이라고 보면 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군부 중심의 체제를 구축해온 반면, 김정은 세대는 세련돼졌습니다. 북한, 특히 평양 주민들에 대한 규제를 많이 풀었습니다. 김 총비서가 이것을 억누르게 되면 장기적으로 정권에 위기 상황이 올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핵보다는 경제 중심으로 중심축을 옮긴 것 같은데요. 북한 주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내려 하는 하나의 움직임 같습니다.

 

많은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하게 되면 안보에 결함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한미 당국이 진행하는 군사훈련에 직간접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응을 보임으로써 상대를 교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면) 북한에 많은 무기의 공백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사일 발사하며 강력한 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미 당국에 천명하며 공백을 메워보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진출은 시간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올해 8월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루가스크 인민공화국과 정식 수교를 체결한 것만 봐도 북한이 진출하려는 발판으로 보이고요. 동시에 무기를 수출하며 친러 성향을 아주 확고히 함으로 러시아와 관계를 통해 많은 경제발전을 이끌어내겠다, 즉 우크라이나 특수를 노리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러시아가 북한의 의류, 신발 등 수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포탄 공급에 대한 주고받기식 무역일까요?

 

[이신욱]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러시아는 많은 물자를 수출할 건데 그 중 주요 품목이 옷, 악기 등이겠죠. 무기도 일시적으로 북한이 수출을 많이 할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 경제가 선순환적으로 돌아갈 거고, 달러 부족 등 많은 것이 만성 부족 경제였던 북한의 경제시스템이 상당히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에 러시아 쪽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 자체가 러시아 쪽과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상당히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남북관계에는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7차 핵실험 올해 안 할 것실익 없어

 

[기자] 북한 당국이 7차 핵실험은 올해 안에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셨습니다. 세계 언론은 북한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된 상태라고 보도하고 있었는데요. 핵실험을 미루고 있는 배경과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신욱] 현재 북한 핵실험 시기는 김정은 총비서만 알고 있습니다. 추측해보면 지금 북한은 핵실험으로 인해 얻는 실익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2년 동안 북한은 완전 폐쇄 경제 시스템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식량 위기 등 모든 생필품 부족에 시달려왔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지금 핵실험을 통해 중국, 러시아 정부를 자극하기보다 핵실험을 미루고 그들과 경제 관계를 개선함으로 북한의 경제 사정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볼 때 올해 보다 내후년 등 장기적으로 제7차 핵실험을 볼 수 있습니다.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이사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러시아나 중국은 지원해줄 수 있는 입장에서 상당히 후퇴할 것이고 김 총비서는 경제회복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뒤통수를 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제 예상으로는 핵실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핵실험을 하게 되면, 북한 경제는 여전히 내년에도 회복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핵실험은 지금 당장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게 되면 전술핵 위주로 핵 소형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 이신욱 교수님. 오늘 시간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