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눈에 띄게 홀쭉한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김 총비서가 올 들어 체중10-20킬로그램을 감량했지만 다이어트다, 즉 일부러 살을 뺀 걸로 평가했습니다. 김 총비서가 이 시점에 살을 빼야 했던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안경수] 한국 국정원은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다해도 국회, 외부 기자회견, 언론 등에 그대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국정원이 외부 기자회견을 통해서 이 정보를 공개했는데, 100% 사실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추정을 해보자면 저는 김정은 총비서가 체중을 인위적으로 감량했다는 생각은 크게 안하고 있습니다. 작년 김 총비서가 참석했던 행사 사진과 올해 살이 빠졌다는 사진을 분석해 보니 사진 각도에 따라 약간씩 다른 모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제 공개된 또 하나의 사진이 있는데요. 북한 인민 배우, 즉 예술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그 사진은 다시 예전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김정은 총비서가 체중을 감량했을 수 있지만, 그 사실관계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통한 2차 분석을 하고 있으니까요. 분명한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더 전문적이고 특별한 의료 환경을 제공받고 있지 않습니까, 치료적 환경 혹은 식이요법과 관련해서 말이죠.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가 단기, 중기적으로 건강이상이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유전적인, 만성 질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같은 경우에도 만성질환은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지금 급격하게 건강이상이 생길 정도의 질병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이어트라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진마다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사진 각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살이 빠진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안경수] 확실하게 작년 사진들에 비해서는 핼쑥해졌습니다. 살이 빠졌다는 느낌보다는 핼쑥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떤 운동을 해서 살을 뺀 것 같지는 않고요. 스트레스 혹은 고민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겉모습 이외에도 피부색을 보는데요, 피부색을 보면 작년과 최근에 나온 사진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김 총비서 얼굴색이 조금 진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것을 미루어 보아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체중감량)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인위적인, 체계적인 다이어트라기 보다는 말이죠.
[기자] 그런데 최근 북한 관영 매체는 이례적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에 관해 언급하면서 주민들이 가슴아파했다고 전했습니다. 체중감소를 체제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 기본적으로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안위와 상황에 주민들 그리고 국민들의 감정을 이입시키려하는 메커니즘, 즉 체제가 있습니다. 북한도 아주 이런 공식에 충실한 국가죠. 그래서 이번 경우에도 '최고지도자가 고생스럽게 국가를 지도하고 운영하고 있으니 주민들도 한마음으로 지지하고 동원되자' 이런 사상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보편적인 이야기이고요. 저도 이 매체를 봤는데요, 여기서 사실은, 이 매체에서 (김 총비서) 건강과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야위었고 수척한 모습'이라고 이야기 했죠. 이 수척한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고 한 것은, 건강에 이상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잠도 못 자고 고민을 많이 하며 인민들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니 인민들이 가슴이 아파했다'라는 논리가 적용이 되는 거죠. 언론 매체를 통해 나온 것이니 체제 동원이나 체제 선전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백신 공동 구매와 분배를 위한 국제 단체인 코백스가 전달하려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부작용을 이유로 거부했다는 소식인데요, 한시라도 빨리 백신을 맞고 봉쇄를 풀려는 다른 나라들과 대비되는 행보입니다. 북한이 코로나 19 백신에 이렇게 여유를 부리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안경수] 북한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부작용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표면상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북한이 코백스에서 백신을 전달받아야 하는 시점이 지났죠. 인도에서 제작된 코백스 지원물품이 5월에 갔어야 했는데, 인도 상황이 안 좋아져 못 받았죠. 그리고 실제로 코백스에서 받는 양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분석하는 바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을 이유로 거부하는 것이 아닌, 백신 지원량을 늘리기 위해 일종의 협상전략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북한은 전세계 백신 현황을 다 체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수준의 모든 백신의 종류, 백신에서 파생되는 부작용 등을 말이죠. 화이자나 모더나도 부작용이 있지 않습니까. 아스트라제네카만 부작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을 비롯해 한국도 주로 맞은 백신이잖아요. 그래서 부작용 때문에 특정 백신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만 있어도 맞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작용은 표면적인 이유고 백신지원양을 늘리기 위해 협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 한국 정부는 코로나19등 보건의료 분야 대북 지원을 규모있게 추진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계속 외면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 입장으로선 북한이 한시라도 빨리 한국의 의료지원을 받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안경수] 네, 맞습니다. 북한에게 보건의료 분야는 굉장히 정치적인 분야입니다. 보건의료는 사람과 사람 간 밀접한 접촉이 빈번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정반대로 이 보건의료 분야는 가장 정치적이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문재인 대통령, 이인영 장관 혹은 한국의 고위 정치인들이 북한 관련 이야기를 할 때 보건의료를 먼저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 이유가 바로, 우리가 생각할 때는 (보건의료 분야가) 북한에게 가장 민감한 사항이 아니기에 '보건의료를 앞장세워서 남북이 교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게 보건의료는 가장 정치적인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남북이 보건의료로 교류협력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건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입장에서는 남한과 보건의료 교류가 부담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럼 '북한 입장에서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가 문제인데요, 북한은 다른 선택지가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 등이 있죠. 남한 입장에서는 북한과 교류협력을 해야하는 입장이지만 북한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서로 이해타산이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 코로나19 상황을 한번 짚어보죠. 김정은 총비서는 방역 부문에서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언급했고 방역에 책임있는 일부 인사들이 문책됐습니다. 군부가 책임진 소독장 등 검역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지적인데요, 검역시설 설치가 지연된 배경은 뭘까요?
[안경수] 정보를 북한에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 중대사건이 정말로 발생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이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언급만 했지 사건 보도가 난 건 아니니까요. 사실은 북한의 권력이 내뱉는 언어, 언술은 우리가 한번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급한 목적이 따로 있는지 말이죠. 최고지도자가 끊임없이 관료와 관부, 군부 계층 등 공적 조직을 압박, 질책, 비판, 숙청까지 하는 체계가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고유한 속성이죠.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이어진 북한의 가장 큰 사회, 국가 문제가 코로나19문제잖아요. 최고지도자가 관부, 관료를 압박하는 구조에 코로나19방역이 포함이 된 것 뿐입니다. 실제로 국경지대 검역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질책 함으로써 관료층의 정신상태 혹은 자세를 끊임없이 다잡아가는 권력의 기술로 보고 있습니다.
이건 실제로 제가 파악한 정보인데요, 실제로 북중국경지역에서 검역시설은 제대로 설치가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국경지대에 검역 시설 설치하는 곳이 몇 없습니다. 거기에 제가 파악한 바로는 제대로 설치가 되고 있고, 사실 검역시설도 최첨단 기술이 아닙니다. 물건을 받으면 소독하고, 검수 검사 장비를 갖추는 거죠. 원래도 검역소 체계가 있거든요. 여기에 코로나19 대비해 조금만 더 갖추면 되는 부분이라서 이것은 명목상 얘기고, 실제로는 정치적 기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실제로 파악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안경수] 네,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니고, 상당히 신뢰할 만한 그리고 그 상황을 보고 있는 분에게 전해 들은 정보입니다. 국경지대에 중국 도시가 포함돼 있으니. 저도 궁금해 많이 물어보고 나름대로 영상을 보고 있는데요. 사람은 왕래가 불가능하지만 물건은 왕래가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북한도 작년부터 물건은 계속 들어오고 있거든요.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 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기자;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