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티 태국 외무장관, “북한 인권 상황 우려”

태국의 칸타티 스파몽콘 외무장관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특별 회견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인권이 존중되고 보호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칸타티 장관은 북한과의 외교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말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회견에 태국에서 이동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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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칸타티 스파몽콘 외무장관과의 특별 회견 - RFA/이동준

태국을 통해 탈북자들이 많이 몰려 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에서 인권이 존중받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인권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듣고 있고,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인권이 존중되고 보호되기를 바랍니다.

9월20일 태국 외무부는 4차 6자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것을 축하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을 때 저는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제거하고 핵무기 비확산 조약에도 복귀하고 또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도 받을 뜻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할 권리를 행사하고 싶어 합니다. 북한은 평화적 핵권리를 자신들의 주권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북한이 과거 평화적 핵 이용권을 남용한 했기 때문에 이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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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건설적인 타협안은 북한의 핵폐기와 평화적 핵 이용권을 맞바꾸는 거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결국 6자회담에서 제 생각대로 타협안이 타결됐습니다. 하지만 핵 폐기에 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겁니다.

태국의 대북 투자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대해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록슬리(Loxley)라는 휴대전화 판매 회사가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북한측에게 해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보안문제를 우려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현재 북한과 태국의 큰 현안은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 북한은 아직도 미곡대금 8천 3백만 달러를 지불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물물교환 제도를 이용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곡 대금으로 현금 대신 광물이나 다른 물자를 받는 방법입니다. 이 문제는 상무부 쪽에서 더 구체적으로 협의해야 합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태국의 탁신 수상을 초청했고, 탁신 수상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쯤 방문하게 됩니까?

구체적인 날짜를 협의 중입니다. 김정일 위원장과 탁신 수상이 서로 시간이 맞아야 하니까요.

양국 정상이 만나 논의할 주요 현안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습니까?

태국과 북한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틀에서 이뤄질 겁니다. 또 한반도 상황의 해법을 찾는 데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태국은 기쁘게 나설 겁니다.

장관께서는 북한을 방문할 때 판문점을 들르셨습니다. 55년전 한국 전쟁당시 태국이 북한의 남침을 막기 위해 싸운 곳을 가신 건데,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우리가 바라는 건 미래를 지향하는 겁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거죠. 우리는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바라고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통일되기를 바랍니다. 판문점이라는 남북한 대립의 최전선을 제가 방문한 것은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경이 사라져가는 세계화시대입니다. 그런데도 남북한간의 경계선은 여전히 아주 견고하게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태국은 남한과 북한을 놓고 등거리 외교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등거리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 태국은 남한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북한과는 30년 동안 외교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특히 북한과는 등거리라기보다는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태국은 남북한과의 관계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제가 북한측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현재의 남북한 관계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고 향후 관계에 대해서도 낙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 2백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남한의 제안도 북한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북한이 육상과 해상에서의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회담을 열고,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고, 자유공업지대를 만드는 일 모두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한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느낌을 갖고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이동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