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은 공기가 나빠서 또는 흡연 때문에 목이 껄끄럽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공기좋고 공해가 없다고 보이는 곳에 사는 사람도 목에 가래가 생기는 일이 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 비루스가 창궐하던 시기에는 회복기에 가래로 고생을 많이 경험하셨을 텐데요. 오늘은 가래가 생기는 이유와 그 증세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를 전화연결 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봉희 한의사: 네, 기자님 안녕하세요.
기자: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가래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
한봉희 한의사: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가래는 기관지나 폐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말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각종 폐렴, 급성기관지염, 천식, 폐결핵 등 다양한 관련 질병에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가래는 몸속의 찌꺼기를 말하며 모두 위장에서 만들어 지는데 이름이 다릅니다. 기침할 때 나오는 가래는 담이고, 음식물을 토할 때 나오는 묽은 가래는 음이라고 하며 음식을 먹을 때 생기는 가래 섞인 침은 연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가래는 몸 속을 떠돌아 다니면서 기혈의 순환을 방해하고 신경통을 유발 하기도 하고 운동하거나 힘든 일을 한 후 근육이 아프면 ‘담 결렸다’ 라고 할 때의 담이 바로 가래입니다.
기자: 가래는 몸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겁니까?
한봉희 한의사: 가래가 생기는 위치에 따라서 8가지로 구분되는데요. 명치 아래에서 가래가 생기면 손발이 저리고 아프고 숨이 가쁘면서 등에 손바닥 크기만한 찬곳이 생기게 되어 등이 시리게 됩니다.
양쪽 옆구리에서 가래가 생기면 우리가 빨리 걷거나 뛰거나 움직일 때마다 물소리가 난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옆구리에 물이 차서 생기는 가래는 기침을 하거나 숨쉴 때 옆구리가 매우 불쾌하고 움직일 때마다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또 팔다리에 생기는 가래는 몸속을 순환하던 수분이 손발에서 뭉쳐서 생긴 것으로 팔다리가 무겁고 아프게 됩니다. 가슴속 횡격막에서 생기는 가래는 기침을 하면서 어지럽고 숨이 차며 마치 몸이 부어있는듯 하여 눕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슴에서 가래가 생기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면서 기침, 발열, 오한이 나고 허리와 등이 아픈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가래의 종류와 가래가 생기는 위치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고 치료법도 그에 맞게 하게 됩니다.
기자: 치료를 해야만 하는 가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봉희 한의사: 흔히 말하기를 우리 몸의 병은 십중구담이라고 하죠. 열가지 병 중에 아홉은 담에 의해서 생긴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가래가 몸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가래 즉 담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병에 대해 몇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통 가래로 인해 생기는 병에는 10가지가 있습니다. 중풍이나 어지럼증, 가슴이 답답하고 피부가 떨리는 것은 몸에 풍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풍담은 풍을 일으키는 가래라는 뜻으로 천남성을 잿불에 묻어 구운 후에 생강과 함께 달여 먹으면 좋습니다.
팔다리가 저리고 아픈데 열은 나지 않는 것은 한담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비위에서 생긴 차가운 가래로 냉담 또는 허담이라고 합니다. 가래가 있으면 보통 몸에서 열이 나는데 한담은 열이 나지 않습니다.
온 몸에 힘이 없고 항상 나른하면서 허약하면 몸에 습담이 있기 때문인데요. 물기가 많은 담으로 기혈순환을 방해하게 됩니다. 또한 피부에 종기가 자꾸 생기는 것은 몸에 식담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음식물이 소화되지 못해서 생기는 가래로 나쁜 피가 뭉쳐서 병을 일으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보통 흡연하는 남자들은 자주 목이 걸걸 하다고 하는데 담배를 피지 안는 여성이 그런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겁니까?
한봉희 한의사: 여자들에게 많이 생기는 가래가 있는데요. 이것을 경담이라고 합니다. 크게 놀란 후에 생기는 가래로 가슴이나 배에 덩어리가 생겼다가 발작하듯 움직이면서 통증이 일어나게 됩니다.
또한 가래의 종류에 상관없이 생기는 병도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경통은 몸에 나쁜 피(어혈)나 가래가 뭉쳐서 생기는데요. 어혈로 인한 신경통은 아픈 부위가 일정하지만 가래로 인해 생긴 신경통은 통증부위가 이리저리 이동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어제는 허리가 아팠는데 오늘은 어깨로 올라온 것 같아요” 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이런 경우가 몸에 가래가 생겨서 아픈 것이고 이것을 우리는 “담 결렸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병은 주로 팔다리와 가슴, 허리와 근육에 잘 생기고 어느 곳이 심하게 아프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기 때문에 편안하게 누워 있지 못하게 됩니다.
기자: 약재를 쓰게 되면 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한봉희 한의사: 담병에 좋은 약초로는 패모, 반하, 과루인이라고 하는 하늘타리 씨 그리고 탱자 열매, 모과 등이 있는데요. 패모는 가슴에 생긴 가래를 삭히는 데 좋습니다. 반하는 몸에 생긴 모든 가래를 전부 삭이는 약으로 생강즙에 버무려서 말렸다가 씁니다. 담을 치료하는 모든 약에 많이 사용합니다. 모과는 가래를 삭이고 가래침이 나오는 것을 멎게 하는데 푹 쪄서 갈아 꿀과 생강을 넣고 다시 달인 후 수시로 먹으면 효과가 좋습니다.
기자: 일반적으로 가래에 도라지가 좋다고 하는데요.
한봉희 한의사: 네, 도라지는 한약명으로 질경이라고 하는데요. 도라지는 기침, 가슴이 답답할 때, 인후통 등에 주로 씁니다. 이때 쓰는 도라지는 모든 담을 다 삭히는 것이 아니라 열담을 삭히는 약재로 쓰게 됩니다. 열로 인한 담에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목이 불편하고 목에 가래 낀 느낌이 나는데 잘 안나올 때 뱉어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한봉희 한의사: 가슴이 결리면서 가래를 뱉지 못하고 얼굴이 초췌해지는 것은 열담이 오래 되어 변한 것으로 울담이라고 하고 목이 불편하고 목에 가래 낀 것 같아 뱉으려고 하는데 나오지도 않고 삼키려고 해도 삼켜지지 않는 것은 기담이라고 합니다.
보통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면 기가 울체 되고 담음이 정체되어 생깁니다. 이런 경우에 가미사칠탕이라는 한약을 쓰는데요. 심장신경증이나 신경쇠약증 등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역시 담을 삭혀주는 반하와 진피, 적복령, 신국, 지실, 생강 등의 약재들을 써서 치료합니다.
기자: 가래 색깔이 다른 경우는 왜 그런 것인가요?
한봉희 한의사: 가래가 누렇거나 노란 것은 열로 인한 열담인 경우가 많고 희고 묽은 것은 한담 즉 차고 냉해서 생기는 한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래에 혈이 섞여 있는 것을 담혈 또는 혈담 이라고 하는데요. 폐결핵이나 폐농양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체의 음정이 부족해서 허화가 치밀어 생기는 마른기침과 잘 뱉어지지 않는 진득진득한 혈담이 나옵니다.
오후가 되면 양볼이 벌겋게 되고 미열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손발바닥이 달아오르며 목이 마르고 식은땀이 나면서 피곤해 합니다. 흰 가래나 누런 가래보다 증상이 좀 더 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백합고금탕 이라든지 자완산을 써서 음정을 강화하고 자양하며 열을 내리는 방법으로 치료 하게 됩니다.
기자: 가래에 대한 흔히들 오해 또는 잘못 아는 상식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해주세요
한봉희 한의사: 우리가 입을 통해 뱉어 내는 것만 가래라고 알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종류도 다양하고 입으로 뱉지 않아도 몸속 여기저기에 다양한 가래가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들은 몸이 여기저기 욱씬욱씬 아픈데 병원에 가서 온갖 검사를 다 해도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이럴 때 의심해 볼 수 있는 것이 가래로 인한 담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몸에서 만들어 내는 각종 가래는 몸에 머물러 있으면 병을 만들기 때문에 몸이 찌뿌등 하거나 큰 병이 없이 저리고 아프거나 피부가 안좋거나 하면 방치하지 말고 꾸준한 운동과 깊은 호흡, 야채와 과일, 다양한 곡물 섭취를 통해 기혈순환이 잘 되도록 해주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한봉희 한의사: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요.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각종 가래와 증상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의 도움말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이진서였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