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잘살아 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오늘은 북한의 유선전화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남한에서는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유선전화의 의미가 거의 사라져버렸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유선전화가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은 휴대전화 요금이 매우 비쌉니다. 물론 기본요금은 매우 저렴합니다. 한달에 북한 내화 약 1천원으로, 이는 쌀 0.2kg에 해당합니다. 이 요금만 내면 1달에 무료 통화 200분에 문자 20개, 그리고 전화돈 150원이 제공됩니다. 여기서 전화돈은 돈이 아닌 통화시간 개념인데, 1분당 전화 돈 4원이 차감됩니다. 즉, 기본 통화량 200분 이외에도 33분 정도 통화할 수 있는 시간이 덤으로 제공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본요금에 부여되는 통화 시간을 다 소진하고 나면 달러로 사야 하는데, 기본요금의 약 100배 가량 비쌉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휴대전화는 정말 급한 일 아니면 하지 않고 대부분 집에 있는 유선전화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기자 :그럼 유선전화 요금은 휴대전화 요금에 비해 얼마나 저렴한가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매우 저렴한데요. 너무나 저렴해서 조사해 보면, 탈북민들이 한달에 얼마인지 기억을 못할 정도로 저렴하더라구요. 아무리 많이 써도 내화 몇 천원, 몇 만원에 불과합니다. 다만, 유선전화를 설치하는 비용이 매우 비싸고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립니다.
기자 :유선전화를 집에 설치하는 데 어느 정도의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시간은 대체로 한달에서 많게는 3개월 정도 걸리구요. 설치비용은 50달러 미만에서 300달러 이상 차이가 나구요. 왜냐하면 선을 설치하는 재료비까지 다 부담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농촌과 가까울수록 더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구요. 또 인맥이 있으면 비용도 시간도 줄어들더라구요.
기자 :제가 있을 때는 유선전화는 전선줄이 너무 복잡하게 얼기설기 지나가서 유선전화에서 잡음도 많이 나오고, 합선되어 불통되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언제부터 유선화를 놓기 시작했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휴대전화는 통계를 보면 대체로 2011년 이후 보급이 된 반면에 유선전화는 1990년대 말부터 이미 붐이 불었습니다.
기자 :하필이면 왜 1990년대 말에 집에 유선전화를 설치하는 붐이 불었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경제활동과 관련이 있더라구요.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역설적으로 시장이 확산이 되었고요. 또 2002년 7.1 경제개선조치를 실시하고, 2003년에는 당국이 종합시장 정책을 내왔는데,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이 실제 주민들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쳤더라구요. 그러면서 2000년 말까지 웬만한 도시의 가정이라면 유선전화를 집에 설치했습니다.
기자 :그러면 유선전화의 보급률은 현재 휴대전화보다 높은가요?
정은이 연구위원 :휴대전화는 2016년 이미 600만대를 넘어선 반면에 유선전화는 2021년 현재까지도 100만 대의 보급률에 그치고 있습니다. 2000년 들어 유선전화는 처음 50만대를 돌파했고, 꾸준히 상승해서 2007년도에 1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크게 증가하지 않았는데, 이는 휴대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립니다. 즉, 2011년도에 휴대전화의 보급률이 유선전화의 보급률을 앞서는즉, 역전이 됩니다. 그러면서 유선전화의 보급률은 정체에 머물러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북한 농촌은 어떤가요? 유선전화의 보급률이 휴대전화 보급률보다 높지 않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농촌은 일일이 선을 깔고 설치하는 비용이 도시보다 높고, 또 선도 들어오지 않아서 유선전화를 설치하고 싶어도 못하는 지역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오히려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비용이 더 낮고 편할 수 있는 것이지요. 특히 농촌은 군대간 아들에게 전화돈(통화시간)을 보내기 위한 용도로 휴대전화의 효용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휴대전화를 한번 사면 비용이 비싸지만 한번 사놓으면 전화돈을 필요로 하는 농촌 주민들에게 팔 수 있어서 매달 공돈이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기자 :그러면 농촌에서는 휴대전화보다 다들 휴대전화 요금이 비싸니 유선전화만을 사용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정은이 연구위원 :반드시 그렇지도 않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조사를 해보면, 한달에 10~30달러 이상 사용하는 가계도 적지 않습니다. 한달 생계비가 대체로 북한에서 50달러라면 이것은 매우 비싼 것이지요. 그럼에도 휴대전화를 굳이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장마당에 앉아서 장사하는 사람은 휴대전화로 물건이 떨어지면 바로 주문하고, 단골 고객의 전화도 받을 수 있고, 모두 이윤 획득과 연결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유선전화가 있음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만큼 휴대전화가 가져다주는 효용이 크다는 근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래도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식당이나 상점에서는 여전히 유선전화가 유용한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최근 북한에서도 상점이나 식당이 많이 늘었는데요. 이곳에서는 다들 유선전화를 놓고 상시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유선전화가 이런 곳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이 되는 것은 북한이나 남한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네, 오늘 여기까지 듣고 다음시간에 의미 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