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프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제조된 커피 믹스 유래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커피 믹스 이렇게 시작
기자: 지난 시간에 북한에도 커피숍이 평양과 큰도시 중심으로 생기고 있다는 말씀을 좀 나눴는데요. 오늘은 커피 제조와 관련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혹시 한국 사람들은 언제부터 커피믹스를 즐기기 시작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사실 커피를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냐라고 본다면 특히 커피 믹스를 언제부터 마시기 시작했는지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1970년대 중반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태어나기 전, 특히 (즉석)인스턴트 커피, 설탕 그리고 프림이 혼합된 상태로 커피 믹스가 판매되기 시작을 했는데, 왜냐하면 특히 굉장히 간편하고 빠르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많은 인기를 현재에도 누리고 있지요. 저도 어렸을 때 손님이 오시면 엄마가 커피를 타라는 심부름을 많이 시키셨어요. 그런데 일일이 설탕, 프림, 커피 이렇게 섞어서 잘 타야 되는데 또 손님에 따라서 기호도 다르니까, 어떤 손님은 커피 설탕을 3스푼 넣어달라 이런 번거로움도 있었고요. 또 커피를 타다 보면 막 흘리잖아요. 그래서 상당히 번거로웠고 귀찮았던 그런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스턴트 커피가 나오면서부터 그냥 따가운 물을 한 번만 부으면 금방 커피를 탈 수 있고, 심지어 젖지 않아도 잘 섞이잖아요. 그래서 너무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님 혹시 북한에서는 언제 커피 문화가 시작됐는지 아세요?
기자: 예, 저는 북한에 있을 때 커피는 영화에서나 봤고요. 그때 커피를 마시는 걸 보고 그 맛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아마 재일본 조선인 귀국자들이 들어오면서 같아요. 북한에서는 재일본 귀국자라고 부르는데요. 남한에서는 강제로 북송되었다고 하여 ‘북송 교포’라고 부르고 있지요. 어쨌든 이 재일동포들이 와서 일본의 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일본 물건들을 받아서 생활을 했거든요. 그중 하나가 바로 맥심 커피였어요. 커피도 자꾸 마시면 중독이 되는데 이들은 북한에 와서도 친척들이나 가족들에게 “꼭 커피 믹스를 부쳐달라” 이렇게 부탁해서 마셨다고 해요. 제가 아시는 분도 재일동포였는데 커피를 북한에서 꾸준히 마셨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 북한에 커피를 알게 해준 것이 바로 남한에서 공장들이 들어갔던 ‘개성공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저도 조사를 해보니까 북한에 사시던 재일교포들이 “내가 커피를 마셨다”고 되게 자랑스럽게 말씀하셨거든요. “1960년대 70년대 북한에도 커피가 있었어요?”라고 물었더니 “내가 일본에 사는 우리 가족들한테 내가 커피 맛을 잊을 수가 없어가지고 꼭 보내달라고 했다” 뭐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이 개성공단도 큰 역할을 한 것 같고요. 그래서 커피 (애호가)마니아층이 존재했던 것 같은데요. 어쨌든 북한에서도 그런 인스턴트 커피, 일회용 커피, 믹스 커피가 북한 장마당에서도 판매가 되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는 2010년 2011년도 같습니다. 인스턴트 커피 스틱이 북한에서도 제조가 되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2010년도 2011년도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서 북한 국내 사람들을 겨냥해서 판매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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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예, 맞습니다. 북한에서도 브랜드만 달랐지 한국과 똑같은 이렇게 길쭉하게 생긴 일회용 커피믹스를 마시는데요. 인스턴트 커피는 남한에서는 동서식품에서 만드는 일회용 인스턴트 제품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혹시 북한에서 제조한 일회용 인스턴트 커피 보신 적 없으시죠?
정은이 연구위원: 네, 저도 처음 북한에서 제조한 인스턴트 커피 믹스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왜냐하면 남한 것과 너무도 똑같았어요. 어떻게 이렇게 똑같이 모방할 수 있을까라고 상당히 놀란 적이 있는데요. 또 커피나 프림의 비율을 달리해서 우리는 여러 가지 커피를 만들지 않습니까? 그런 것도 너무 똑같더라고요. 마케팅 전략이라고 해야 될지 예를 들면 북한에 우유 커피라고 판매를 하더라고요. 일회용 커피인데도 우리로 치자면 카푸치노나 라떼에 해당하지 않을까, 우리는 그냥 ‘라떼’ ‘카푸치노’ 이렇게 부르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외래어를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 그냥 ‘우유 커피’다 이렇게 부르는 것 같아요.
기자: 제가 최근에 나온 탈북민을 만난 적이 있거든요. 이 친구가 말하기를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서 남쪽에서 북한으로 물자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중국 단둥을 통해서도 남한의 커피 믹스가 많이 들어갔는데, 북한의 머리 좋은 사람들이 분석을 해봤겠죠. 커피 가루와 그리고 설탕 프림 이런 것들을 골고루 섞어가지고 북한 사람들의 입에 좀 맞게끔 북한식의 믹스 커피 막대기 커피를 만들었다고요. 그리고 북한은 “우리 커피 맛이 남쪽의 제품에 비해서 결코 못하지 않다” 그런 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혹시 연구원님 북한에서 제조한 인스턴트 커피를 혹시 드셔본 적이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지인이 권해서 여러 번 직접 마셔본 적이 있는데요. 솔직히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저도 그렇고 제 지인들도 그러는데 “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사실 커피 같은 경우는 그다지 고도의 기술이 필요 없기 때문에 그렇지 어쨌든 북한에서 굉장히 잘 만들어서 놀랐습니다. 겉 모양도 비슷하고 그리고 또 맛도 조금 다르지만 비슷하니까요.
기자: 남한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나 입맛이 비슷하지 않습니까? 한민족의 입맛은 비슷하기 때문에 북한도 기계 같은 것도 다 중국에서 들여다가 커피를 제조하는 게 크게 품 드는 건 아니니까 또 그리고 설탕이나 커피 재료들도 중국을 통해서 남한 제품도 얼마든지 반입할 수 있지 않습니까?
남한 믹스 커피와 똑같아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제가 2010~2011년도 경에 북한을 상대로 사업을 하시는 한국 분들의 얘기를 들었는데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어느 날 북한 분이 오셔가지고 “커피를 좀 북한에서 만들어서 판매하고 싶다” 그러면서 어떤 기계가 필요하고 레시피가 어떤가고 되게 구체적으로 여쭤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분이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에 커피 믹스가 북한에서도 제조가 되었는데, 맛도 너무나 비슷해서 놀랐다는 얘기를 하시는데요. 커피 믹스를 만들기 위한 기계는 남한 제품을 모방해서 중국에서 제작해서 들여갈 수도 있고요. 재료 같은 경우 설탕이나 커피 프림 같은 경우는 동남아산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이 황금 비율만 잘 맞추면 어쨌든 비슷하게 나오니까요. 그래서 커피 믹스가 북한에서도 막 시작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기자: 예 그렇군요. 한국은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만큼 다른 나라에서 커피 콩을 수입하는 대표적인 국가인데요. 오히려 인스턴트 커피는 전 세계로 또 수출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아요. 제가 동남아나 어느 국가를 가도 마트에서 커피 믹스를 쉽게 볼 수가 있는데요. 그만큼 한국의 인스턴트 커피 수출액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출액이 상당한 규모로 늘어나는 추세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더라고요. 이유인즉 즉석에서 간편하게 타서 마실 수 있는 그런 편리함과 달콤한 맛이 현지인들의 취향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 인스턴트 커피가 많이 수출되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중국인데, 중국 같은 경우는 예를 들면 춘절 우리로 말하자면 음력설이죠. 음력설에 선물용으로 수요가 늘어나서 그렇다 이런 추정도 있더라고요.
기자: 예. 저도 미국에 있는 한인마트에 가면 커피 믹스 박스가 이렇게 쭉 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 커피믹스를 어떻게 마시면 좋냐면요.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청취자 분들도 한번 고려해 볼 만한 방법이라고 추천해 드리는데요. 커피 믹스를 일단 뜨거운 물로 타고 그 컵에다 얼음 덩어리를 놓게 되면 그것이 바로 아이스라테 커피 맛하고 비슷해집니다. 저도 여름에는 그렇게 마시곤 합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한국도 최근 특이한 점은 디카페인 커피 매출량이 증가하고 있더라고요.
기자: 지난번에 연구원님도 말씀을 하셨지만 북한 주민들도 커피를 마시지만, 또 숙면을 제대로 취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디카페인 그러니까 카페인이 섞이지 않은 그런 커피를 즐기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자, 오늘은 여기서 마치고요. 다음 시간에 또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