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선과 러시아 하산을 잇는 두만강 자동차 다리의 예정된 완공 일정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가 각각 막바지 세관 건설과 도로 포장 등을 분주하게 진행 중인 정황이 위성사진에서 확인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대표단이 화상으로 참석한 교량 연결식이 열린 지난 4월 21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두만강 자동차 다리가 오는 6월 19일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두만강 자동차 다리 양쪽에는 북한과 러시아가 각각 세관 건설 공사를 활발히 진행 중이고, 이미 상판이 연결된 다리 위에는 공사를 위한 차량이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또 다리와 육로를 잇는 도로 공사도 진행 중입니다.
세관 건설, 도로 포장, 검문소 설치 등 공사 활발
지난 3월 10일과 4월 22일, 5월 16일에 각각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 측에는 파란색 지붕의 ‘ㄷ자형’ 세관 건물이 완공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붕 공사는 이미 끝났고, 건물 주변으로 마당 평탄화 작업과 콘크리트 타설 공사도 상당 부분 진행되면서 지금은 흰색의 깔끔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다리에서 세관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와 세관을 빠져 나가는 연결 도로의 포장 공사도 거의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측도 대규모 세관 단지 건설 공사로 분주합니다.
지난 2월 초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기초 바닥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한 달 뒤인 3월에는 건물에 대한 골조 공사가 시작됐으며, 4월에는 대형 콘크리트 공사와 건물 건축 공사, 주변 용지 정리와 진입로 포장 상태 등이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 부분 진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리에 진입하기 직전 차량 통제를 위한 검문소와 관련 시설도 정비 중입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여름 정식 개통 일정에 맞춰 양국이 막바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과 러시아 모두 대형 화물차와 인원을 수용할 세관 건물의 외관과 골조 공사를 끝내고 지금은 내부 공사, 검색대 등 통관 시스템 설치, 다리 진입로와 세관을 잇는 도로 포장 등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정식 개통에 앞서 약 80~90%의 진척율을 보이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철도 무역에서 트럭 물류 시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4년 6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만강 자동차 다리’ 건설에 합의했으며, 약 10개월 뒤인 2025년 4월 30일에는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애초 이 다리는 2026년 12월 31일에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6개월가량 빠른 속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데 이는 양국 간 교역량의 규모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러시아 교통부에 따르면 자동차 두만강 다리는 하루 최대 차량 300대, 2천850명의 통행이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기차로 강을 건너는 ‘우정의 다리’ 철교만 있었는데, 이 자동차 다리가 개통되면 러시아 극동 지역과 북한 사이의 무역, 인적 교류 등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특히 소량의 다양한 품목에 대한 빠른 운송이 언제든 가능하고, 민간 교역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정은이 북한연구실장은 RFA에 육로가 철도보다 더 많은 물류량을 더 빨리 운송할 수 있고, 사람도 더 많이 오갈 수 있기 때문에 두만강 자동차 다리가 개통되면 양국 사이의 교역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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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러시아 외무부도 연중 차량 통행이 가능한 이 도로가 앞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과 북한 사이의 무역, 경제, 인적 교류를 더 발전시킬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그동안 두 나라는 군수품과 석유 제품, 농수산물, 가공식품 등을 주로 거래해 왔습니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군사∙경제 협력 수준으로 강화한 가운데 두만강 자동차 다리까지 개통되면 거래 품목의 종류와 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전문가들은 북한이 두만강 자동차 다리를 통해 해외 노동자 파견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특히 북한은 노동력 파견을 통한 외화벌이의 비중이 적지 않고, 러시아도 북한 노동력이 필요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더 많은 북한 노동자가 이 다리를 통해 러시아로 파견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은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이지만, 북한이 두만강 자동차 다리를 노동자 파견과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대북 제재의 효과는 더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두만강 자동차 다리 vs. 신압록강대교
착공한 지 일 년 만에 개통을 앞둔 두만강 자동차 다리와 달리 12년째 방치된 북중 간 ‘신압록강대교’의 미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간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서 양국의 합의와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로 이미 2014년에 완공됐지만, 중국과 달리 북한이 세관과 같은 필수 시설을 짓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개통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성학 연구위원은 최근 위성사진과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측 세관 공사가 상당한 진척을 보였지만, 일부 부지에 여전히 빈 곳과 공사 자재가 남아 있는 등 아직 완공 단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고 RFA에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중 신압록강대교와 북러 두만강 자동차 다리는 김 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선택한 전략적인 대외 정책의 방향성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합니다.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RFA에 “과거 북한이 신압록강대교의 완공을 반대했던 이유는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에 대한 공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인 리정호 씨도 RFA에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면 중국의 개혁 개방 물결이 북한 내부로 유입돼 북한 체제가 불안정해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김정은 위원장이 개통을 막았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리 씨는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관계 악화로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지 못했는데 반면, 두만강 자동차 대교가 빠른 속도로 추진된 배경에는 중국보다 러시아와 협력이 훨씬 더 안전하고 유리하다는 김 위원장이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중 관계를 가늠할 기준이 된 신압록강대교는 김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수개월 이내에 개통될 수도 있고, 아니면 또다시 10년이 걸릴 수도 있으며, 심지어 김정은 체제 이후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리 씨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5월 9일 러시아의 전승절을 맞아 북한군이 열병식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면서 양국의 혈맹 관계를 과시했으며, 푸틴 대통령도 열병식 직후 북한군 지휘관들을 만나 직접 감사의 뜻을 표하며 밀착된 동맹을 재확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