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부동산 (2) 북한의 부동산 실태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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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부동산 (2) 북한의 부동산 실태 개성 시내의 한 아파트 모습.
/AP

-국가의 주택공급 부족해 북한 주민들 암암리에 매매

-평양시 아파트 가격 15년새 10배 상승한 곳도 발생

-북한 김정은 업적 쌓기 주택건설에 집중해 부동산 개발 붐 일어

-북한 주민들의 주택 암거래는 국가경제 발전에 도움 안돼

-북한도 주택 매매 공식화 하면 주택공급 안정과 국가재정 수입 증대 예상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잘 지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 오늘은 ‘경제와 우리생활’ 12번째 순서로 “북한의 부동산 실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김: 네 시장경제 하에서의 부동산 거래 방법과 북한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부동산 거래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북한에서 부동산이 어떻게 거래되는지 궁금한 것이 더 많아 질문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 네 그러시죠.

김: 북한에서는 토지나 집에 대한 개인간 매매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공식적으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거래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까, 북한 부동산 시장도 예전에 비해 많이 커진 것 같은데 요새 실태는 어떤가요?

정: 네, 북한에서는 모든 인민들이 국가로부터 살림집을 제공받기 때문에 집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1990년대초부터 공급이 따라 서지 못했기 때문에 살림집에 대해서는 암암리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회주의체제라 해도 더 깨끗하고 더 편리한 집에 살고 싶다는 욕구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 그렇군요. 북한에서 거래되는 집 값은 얼마 정도 하나요?

정: 네, 각 도시마다 집값이 천차만별이니까 평양의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평양 중구역 동성동에 있는 40평짜리 아파트가 2003년에 2만 5000달러에 거래되었는데 2018년에는 20만 달러로 올라갔다는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15년 사이에 10배나 뛴 거죠.

2018년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즉, KOTRA의 상하이 무역관에서 작성한 ‘북한 부동산의 가파른 성장세’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요 도시에선 부동산 거래가 보편화하고 있고 가격 역시 뛰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평양의 고급 별장은 제곱미터(㎡)당 약 8000달러(약 907만6000원)까지도 형성되어 있고, 중국과 가까운 신의주의 주택 가격도 ㎡당 5,000위안(약 84만원)에 이른다고 하죠. 남포는 ㎡당 3,500~6,000위안, 개성은 ㎡당 2,300~4,000위안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합니다. 평양시가 제일 집값이 높고 남포, 개성, 청진, 신의주 이렇게 도 소재지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김: 부동산 시장이 활발해지고 가격이 올라가면 돈주나 건설업자들은 돈을 많이 벌었겠네요.

정: 네,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사가 건설 쪽에 많이 치중되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업적을 많이 보여주어야 하니까, 평양시 창전거리 여명거리 등 현대적인 고층 아파트들을 많이 지었는데, 국가기관에서는 돈이 없기 때문에 돈주들로부터 자금을 유입해서 짓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돈주들이 돈을 많이 벌었지요. 그것이 북한 경제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북한지역 토지자산 추정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를 보면, 2015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1.1%였는데, 부동산 건설 붐이 일었던 2013~2014년에는 평균 경제성장률은 1.05%였다고 합니다. 2010년대 초반 광물자원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자금이 주택건설에 투입되었고, 권력을 통해 부를 축적한 관료들과 무역으로 돈을 번 개인사업자들이 주택을 사들이면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시장규모가 확장되었다고 외부사회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김: 북한에서 개인들이 주택 매매를 암암리에 하는 것은 그만큼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법적인 행태인데요. 김정은 정권의 주택정책의 핵심은 뭐죠?

정: 지난 3월에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살림집 착공식에 참석하여 연설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올해 평양에 1만 세대, 2025년까지 총 5만 세대의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입니다. 올해 초 당대회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도 주택 건설을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의 성과를 좀 보여줘야 하니까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건설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김: 북한 당국이 주택 물량을 늘인다고 해서 개인들의 주택 매매를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미 사람들 속에서 주택이 큰 재산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데요. 주택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정: 북한에서는 주택을 개인들이 매매할 수 있는 주택이 있고, 매매할 수 없는 주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은 선물이나 배려로 입주한 주택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구역에 건설한 창전거리 아파트나 대성구역에 건설한 여명거리 아파트 등은 선물로 공급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암암리에 웃돈을 주고 거래했다가 발각되면 몰수되고 처벌받습니다. 그래서 거래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중앙당이나 중앙기관, 인민무력부(북한 국방성) 전용아파트들은 매매가 어렵습니다.

그 외에 다른 주택들은 거래가 가능한데요. 북한에서 부동산 거래가 가능한 이유는 사용권 개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살림집을 배분할 때 주택 사용권을 주게 됩니다. 한국으로 치면, ‘장기 무상 임대주택 소유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탈북자들도 대한민국에입국하면 임대주택을 받게 됩니다.

북한에서도 사용자가 사실상의 소유주이기 때문에 거래가 가능한 것입니다. 북한 시군 인민위원회의 도시경영과가 있는데, 거기서 '국가주택이용허가증'(즉, 입사증)을 발급하는데, 각 지역 인민위원회 주택지도원은 남한의 부동산중개사처럼 명의 이전을 처리해주고 중개료를 챙깁니다.

이러한 과정이 원래 불법이지만, 이제는 북한에서 집이 큰 재산이라는 인식은 모든 사람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이 합법처럼 이뤄지고 있는 셈이지요.

김: 네, 북한의 부동산 매매 소식을 들으면서 외부에서는 살림집을 소유하고 매매하는 것이 합법화가 된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의 헌법 26조와 민법 50조에는 국가 부담에 의한 주택건설과 이용에 대한 원칙이 규정되어 있고, 민법 59조는 ‘공민은 살림집을 소유할 수 있다(59조)’고 하는데요, 이게 북한 주민의 주택 소유권을 보장하는 근거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시적인 차원에서 보면 단기간에 부동산 산업이 시장화가 되지 않겠지만, 그러나 상업용 토지 거래나 여행객을 위한 비지니스 아파트 건설 등 새로운 부동산 관련 상품들이 북한에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합법과 불법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에 북한의 부동산 암거래는 그만큼 부패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 매매가 합법화 되고 제도화 될 때까지는 개인의 비용부담,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정: 남한이나 미국에서 부동산 거래할 때 보면 은행도 개입이 되고, 국가에 내는 세금도 많거든요. 그래서 부동산 시장을 통해 국가가 얻는 부가가치도 큰데 북한에서는 개인들이 주택 거래를 할 때 세금이라는 게 없거든요. 그래서 박사님 말씀하신대로 암암리에 주택을 거래하는 것이 일부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득이 될지 몰라도 국가 전체에는 이득이 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맞습니다.

정: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을 좀 간단하게 정리해 주시죠.

김: 현재 북한 정부는 토지사용권 거래를 외국인 투자기업에게만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어요. 만약 일반 주민에게도 허용한다면 어떨까? 그러면 토지 이용과 개발이 활성화될 것이고 토지 가치도 향상될 겁니다. 그리고 이미 비공식 경제에서 활성화된 살림집 거래를 법 테두리 안에서 허용을 한다면 주택시장 안정화 및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거라고 예상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당국의 재정 수입도 증가하게 되어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쉬워지지 않겠는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정: 감사합니다.

정: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다음주 이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움말씀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이었습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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