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과 경제 - 북중 무역 현주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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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국 무역 의존 심화는 북한 정권의 무능력 증거

- 2011년 이후 북한의 광물수출 증가는 중국의 경제적 수요 때문

- 무역 중단 지속되면 북한 경제 회생 불가능

- 무역 활성화 위해 무역 정책과 제도 대폭 개선하고 전문성 키워야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정영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잘 지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 오늘은 경제와 우리생활 16번째 순서로 "북한의 무역 실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전번 시간에 이어 계속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2000년 이후로 북한의 무역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 오다가 2019년에 곤두박질 쳤던 그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 북한 무역이 축소하게 된 원인은 2016년 4차 핵실험을 계기로 UN의 대북경제제재가 강화됐기 때문이죠.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UN의 대북 제재는 주로 북한의 무기수출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두었는데요, 2016년 4차 핵실험 이후부터는 북한의 주요 수출품 뿐만 아니라 주요 수입품도 제한하는 조치를 포함하기 시작했습니다.

정: 그때 북한에서는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지요. 그런데 오히려 내부적으로 우리가 핵무기를 가졌다는 것을 선포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인민들의 생활이 악화되는 그런 결과로 귀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니까 북한은 유일한 동맹국이자 이웃 국가인 중국에 더욱 더 의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김: 북-중 무역은 2014년 68억을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2016년과 2017년에 취해진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죠. 2017년에는 50억달러 수준에서 2019년 30억달러 수준으로 뚝 떨어 졌는데요. 2020년에는 팬데믹 때문에 8억달러 밑으로 내려간 상태입니다. 2014년부터는 북-중 무역이 북한의 총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90 퍼센트 이상이었습니다.

정: 그러면 북한의 무역 상대가 중국만 있는 건 아니고 러시아도 있을 텐데요.

김: 그럼요. 북한이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현재 160개국에 이릅니다. 얼마든지 무역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소리지요. 정치외교적 장애물이 너무 크고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단점들을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무역 관계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과의 무역도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만 2002년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북-일 외교관계가 악화되면서 무역이 급속도로 감소하게 됐죠. 남북교역도 마찬가집니다. 남북교역은 2000년을 기점으로 매년 증가하다가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로 중단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이 이전에 교역해오던 국가들과는 악화되거나 아니면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한되어 더 확장하지 못하는 거지요. 한국을 제외한다면 지난 20년간 거의 매년 북한의 무역 대상국 1위와 2위는 중국과 러시아가 차지해 온 걸로 압니다.

정: 개성공단이 중단되면서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5만명 종업원들이 일제히 실업상태가 되고요. 개성공단에 의지해 오던 개성시민들도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고 개성출신 탈북민이 이야기 하던데요. 북한에서는 정책이 주민들에게 주는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김: 네, 우리가 보통 북한과 중국 관계가 동맹관계이기 때문에 북-중 무역이 증가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데요. 사실은 우리가 시장경제의 원리를 이야기 한 것처럼 어디선가 수요가 있어야 공급도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지 않습니까?

북-중 무역이 증가했던 것은 중국 측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수출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중 무역이 2000년대초부터 증가했습니다만, 2011년부터 증가폭이 매우 커졌죠.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과 2011년에 세번이나 연거푸 중국을 방문해 군사외교경제 지원을 요청하면서 무역이 급증했습니다.

그러면 중국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지요. 2010년은 중국이 11차 5개년계획을 마무리하는 해였고, 2011년은 12차 5개년계획을 시작하는 해였죠. 그래서 공업화/산업화에 진전을 보이면서 자신감을 가진 중국이 더 많은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더 많은 자원들을 수입하려고 결정했던 시점이었습니다.

그 때 많은 중국 사업가들이 관심을 둔 게 광산이었는데, 2011년부터 중국이 무연탄, 철광석, 마그네사이트 등의 광물들을 북한으로부터 더 많이 수입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래서 북한의 대중국 광물 수출액이 2010년에는 7억달러 수준이었지만, 2011년에는 17억달러로 껑충 뛰었고, 광물수출이 북한 수출 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이웃에 사는 부잣집의 수요가 커지니까 이웃에 사는 가난한 집에서도 돈 벌 기회가 생겼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정: 그때 바로 중국 고속성장 시기와 맞물리는데요. 그래서 북한도 그 옆에서 반사 이익을 봤는데 중국의 경제적 변화 역시 북-중 무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말씀으로 해석되네요.

김: 한 가지 재미있는 얘기는 2019년부터 철광석의 국제 가격이 2배로 뛰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그 때 중국 사업가들이 북한 철광석을 싼 값에 사오려고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이 있는지 여기저기 묻고 다녔다고 해요. 또한 최근 시진핑 주석이 석탄 사용을 대폭 줄이라는 지시를 내리자마자 발전소가 돌아가지 않아 전기공급이 중단되었다고도 하죠. 아마 앞으로 중국의 석탄 수요가 계속 줄어든다면 미래에 대북 경제제재가 해제된다 해도 북한의 석탄 수출이 과거만큼 돈벌이가 되기는 힘들 겁니다.

정: 지금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또 중국이 호주에 대한 제재를 하는 차원에서 석탄 수입을 중단시켰거든요. 그래서 지금 중국에서 전력난이 심각한 데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이 석탄을 확보하기 위해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 손을 내밀고 있고 북한도 암암리에 석탄 수출을 계속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1톤당 200달러 정도 한다고 하니까 북한의 석탄 밀수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북한이 유엔제재 때문에 공식적으로 못하고 몰래 하는데 제재가 없으면 좀 많이 벌지 않겠습니까?

김: 네 그렇습니다.

정: 저는 그 어떤 것보다 북한이 무역일꾼들, 특히 외화벌이 일군들을 처벌하는 관행부터 좀 시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쩍하면 검찰소 검사, 안전원, 보위원들이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분자라고 하면서 무역일꾼들을 자본주의 문물을 끌어들이는 사람으로 매도하여 처벌하면 무역일꾼들이 무서워서 돈을 벌지 못하거든요.

무역일꾼들이 돈을 벌어오면 아무래도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김정은 총비서 한테도 도움이 될 텐데, 김정은 총비서가 고모부 장성택을 반당분자로 몰아 처형한 것도 사실은 외화벌이 이권 문제가 많이 얽혀 있었던 것으로 이미 보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장성택 사건으로 수만 명의 무역일꾼을 처벌하고, 외화벌이 회사들을 회수하여 김정은 자신의 수중에 장악했는데요.

이렇게 북한에서 한번씩 외화벌이 간부들을 처벌하고 또 무역회사를 바꿔놓으면 이미 구축해 놓았던 중국대방들과 러시아대방들과 관계가 끊어지거든요. 이렇게 국가의 지나친 개입이 오히려 무역신용도를 떨어뜨리고 돈을 벌어오는 데 걸림돌로 되지 않는가 생각이 됩니다.

김: 네, 무역에서는 신용이 제일 중요한데 그 가운데서도 외국 바이어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 오늘은 시간관계상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음 시간에 계속하여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다음주 이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움말씀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이었습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