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지방에도 매점 확장
2025.01.24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프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생겨나고 있는 마트와 편의점 실태와 남한의 슈퍼마케트의 변천사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요즘 북한에도 1990년대의 장마당 말고 외부사회의 편의점과 같은 작은 가게들이 도시와 지방에도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은이연구위원: 네, 북한이탈주민 인터뷰를 해보면, 우리가 편의점이라고 부르는 작은 가게들이 아파트 동네 곳곳에 생겨나는가 하면 또 마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북한도 소비의 패턴이나 선호도가 많이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어르신들 보면 여전히 재래시장을 많이 이용하려고 하는 반면에 젊은 층은 또 마트나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지요. 북한도 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장마당보다는 가격이 좀 비싸도 대형 마트나 편의점이 주는 편리성이 있으니까 이용객이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곳을 운영하는 실제 경영인들은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평양에서 직접 물건을 조달하는 등을 통해 상품을 다양화하고 가격도 절감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마케팅 전략도 생겨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러면 북한에서 이러한 슈퍼마켓의 분포는 어떻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북한의 평양이나 신의주 등 소위 북한에서 꽤 잘 산다고 하는 대도시 외에도 혜산, 함흥, 청진 등 도시들에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혹시 대한민국에 마트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아시나요?
기자: 잘 모릅니다. 제가 한국에 입국했던 2000년 초에는 저희 집 주변에 까루프나 아울렛과 같은 대형 마트가 있었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명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크게 3개 단계로 나누어서 보면 우선 해방 이래 1980년대 초반까지는 재래시장과 구멍가게가 생겨났지요. 해방 이후 한국의 유통 시스템은 주로 작은 규모의 구멍가계와 재래시장에 의존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상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이 대량 구매나 편리한 쇼핑은 기대하기 어려웠구요. 예를 들어 화장지나, 세제 같은 물건을 한 곳에서 구입하지 못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필요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쇼핑을 했지요.
기자: 한국에서도 1980년대 초까지 소비자들이 일일이 필요한 물건을 찾아다녀야 했다고 하니 마트의 등장은 그야말로 정말 혁명이었겠네요. 그런데 언제부터 그렇게 대형마트나 외국계 마트가 많아지기 시작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1980년대 중반 서구의 슈퍼마켓 모델을 본격적으로 도입을 하면서 대형 유통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지요. 초기에는 외국계 기업들의 진출이 두드러졌습니다. 이후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입을 했지요. 이 시기 대한민국은 자가용 즉, 자기 소유의 자동차 보급률의 증가와 함께 대형 점포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지요. 왜냐하면 넓은 매장 공간과 다양한 상품, 그리고 편리한 주차시설 등 기존의 구멍가계와 재래시장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만, 초기 대형 마트는 주로 도시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고 지방이나 농촌 지역에는 여전히 재래시장이 주요 유통 채널로 남아 있었습니다.
기자: 지방이나 농촌에서 장날에 장을 보았다고 하니 갑자기 생각나는 데 북한에서는 1990년대 초까지 열흘에 한번씩 열리는 장마당에서 사람들이 장을 보던 생각이 납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한국에서는 88올림픽 이후 큰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도 최근 놀라운 사실은 ‘매점’이 생겨서 주민들이 늘 필요로 하는 물건들은 쉽게 가까운 거리에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집을 개조하거나 해서 수산물, 쌀 등의 먹거리를 비롯해서 소소한 생활용품들을 파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민들이 필요로 하니까요. 그래서 농촌 사람들도 생활이 많이 편해졌다고 해요. 굳이 읍에까지 나가지 않아도 바로 상품을 조달할 수 있으니까요.
기자: 남한에서는 사람들이 동네에서 필요한 것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슈퍼마켓이라고 부르는데, 북한에서는 ‘매점’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럼 남한에서 대형마트는 언제 본격적으로 확산이 되었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1990년대 후반으로 알고 있어요. 점포 규모도 엄청 커졌구요.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도 다양하고 가격 경쟁력이 주요한 요인이 되었지요. 이때부터 마트의 형태도 다양해졌어요. 기존의 식품 위주 마트 말고도 의류나 가전제품 등 비식품 부분을 강화한 마트, 그리고 편의점과 같은 소형 마트도 등장을 했구요. 게다가 최근에는 이마트라고 하는 온라인 마트가 등장하면서 유통 채널 경쟁이 더욱 심화되었지요.
기자: 그러면 코로나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에 의존을 하게 되면서 마트를 잘 이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신선한 식품도 오늘 저녁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새벽에 재료들을 받을 수 있어서 그걸로 가족들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트에 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한국 같은 경우는 배달료가 무료인 경우도 적지 않구요. 또 이미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경험한 이상 사람들의 온라인 쇼핑에 대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다보니 지방의 대형 마트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기자: 그러면 북한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그런데 다만 북한은 조사를 해보면 아직은 온라인 쇼핑이 발전되지 못해서 마트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실내에 있고, 시설도 상대적으로 장마당 보다는 좋고, 또 상품도 다양하고 원하는 상품을 대량으로 살 수 있으니까 젊은 층일수록 마트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것 같더라구요.
기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고 다음시간에 또다른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수고 하셨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