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의 새로운 트렌드-바캉스
2023.07.21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휴가 문화에 대해 서울에 있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정은이 연구위원님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기자: 최근 남한의 비 피해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이번 여름 휴가를 알차게 보낼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북한에도 휴가를 즐기는 계층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고요?
정 연구위원: 더운 여름 하면, 우리는 바로 바캉스를 떠올리는데요. 기자님, 혹시 북한 주민도 바캉스까지는 아니지만,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즐긴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기자: 바캉스라는 말이 아마 프랑스에서 나온 말 같습니다 바캉스라는 말은 휴가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베케이션이라고 하는데, 북한 주민들도 바캉스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바캉스라는 말보다는 해수욕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자: 네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휴가때면 자기 지방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북한 주민들도 다니면서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겁니까?
정 연구위원: 네, 사실 매우 놀라운 일인데요. 바캉스하면, 뭔가 자유로운, 스트레스를 훨훨 날려 보내는 ‘해방감’을 상징하는 데요. 북한이탈주민들을 조사해보니, 북한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휴가 문화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을 했고요. 해변가에 가서 노는 문화도 요즈음부터 생겨났습니다.
기자: 북한도 당연히 바다가 있으니 해수욕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설마 비치파라솔(햇빛막이 우산)을 펴고, 수영복을 입고 그런 풍경은 아니겠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정 연구위원: 비치파라솔도 펼치고, 수영복을 입고 수영도 하고, 오징어, 조개 등 각종 해산물을 가족과 친구들까리 구워 먹고, 음악을 아주 크게 틀어놓고 춤도 추는 그런 모습들이 이제는 북한 해변가에서도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해안가에 가면, 호텔이나 바다를 관리하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이런 기관에서 일단 이른바 자리를 빌려줍니다. 예를 들어 라선시라면, 해안가를 끼고 있는 호텔에서 모래사장을 깨끗하게 잘 관리해서 손님을 받습니다. 즉, 아무나 해수욕장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입장료를 낸 고객에 한해서 입장을 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는 입장료도 꽤 비쌉니다. 예를 들어 라선시의 경우, 외국인도 오는 관광지라서 내국인도 1인당 중국돈 10위안을 받고요. 그리고 함흥에도 굉장히 좋은 해수욕장이 있지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곳도 가격이 싸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라면 20위안을 내야지요.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차량을 가져왔다면 주차비도 내야하고 자전거를 가져왔다면 자전거 보관료를 내야 합니다. 이것도 만만한 비용이 아닙니다.
기자: 주차비를 내야 한다고요? 그러면 북한에서도 차량을 소지한 사람들이 있다는 소린가요?
정 연구위원: 네, 개인들이 기사가 딸린 차량을 렌트헤서 바닷가까지 올 수도 있고요. 최근에는 기관에 이름을 걸었지만 실제는 개인이 차량을 소유하는 이른바 자가용 소유자도 북한에서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또 회사나 공장기업소에서 단체로 오는 경우도 있구요. 이런 경우에는 대형 버스를 가지고 오거나, 회사 차량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기자: 이러한 북한 주민들의 휴가 문화는 언제 조사했습니까?
정 연구위원: 2019년 코로나 이전까지 상황입니다.
기자: 네, 코로나 시기에는 공장기업소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공장들이 많다고 알려졌는데, 이렇게 단체로 여행을 다닌다는 게 좀 이례적으로 보이는데요.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가동되지 않는 공장들이 있는가 하면, 또 잘 돌아가는 공장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선시와 같은 경우에는 바닷가와 접해 있고, 중국과도 가까워 중국에서 투자한 수산물 가공 공장들이 많고요. 이러한 공장들은 직원들의 사기(의욕?)가 곧 생산성하고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니까,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종업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단체로 해수욕을 하러 오기도 합니다. 특히 공장이 잘 가동이 되어도 임금으로 다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배급이나 보너스 형태로 물자 등을 종업원들에게 공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는 관광도 이러한 보너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아 그렇군요. 그러니까, “일을 잘하면 이번에는 보너스로(상금으로) 여행을 보내주겠다”는 식으로 단체관광을 조직해서 놀고 오는 것 같네요. 그러면 이러한 사람들이 한번 놀러가면, 해변가에서 쓰고 가는 돈도 만만치 않겠네요?
정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주차료를 비롯해서 입장료도 내야 하고 파라솔이나 돗자리도 빌려야 하고, 또 우리도 바닷가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몸에 짠물이 베어서 반드시 물로 씻어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체로 샤워실이 해수욕장에 구비되어 있잖아요.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샤워실을 이용하려고 해도 일인당 얼마 하고 돈을 내야합니다. 그 이외에도 자릿세가 있습니다.
기자: 그렇지요. 사회주의 국가 북한에서 자릿세라는 것은 또 어떤 개념인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정 연구위원: 자본주의와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오히려 북한이 더 심합니다. 해변가의 자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구역에 한해 또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해변가를 관리하는 기관들이 파라솔도 설치해 놓고 또 오징어 등 해산물을 구워먹을 수 있도록 의자나 탁자 및 그 이외에 숯 등도 구비해 놓고, 이 자리를 해변가에 오는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이지요. 그 이외에도 주변이 냉면 등을 파는 식당들입니다. 모두 여기 해수욕장에 온 손님들이 소비를 하지요. 예전에는 놀러 간다면 다들 못사니까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갔다고 합니다. 제가 조사를 해보니까. 지금은 시장화로 인해 잘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다 보니, 바깥에 나와서 먹는 외식문화가 생겨났고요. 또 해변가에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기자: 북한도 소비패턴이 많이 바뀐 것 같네요. 해수욕장에 이러한 휴가 풍경도 생겨났네요. 사람들의 만족감은 어떻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특히 해수욕장에 오는 사람들은 이곳에서만큼은 평상시에 입지 않는 화려한 옷들을 입고 마음껏 멋을 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무조건 직장에 나가야하기 때문에 평일에 해변가와 와서 논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장가동률이 저조하여 공장기업소에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특히, 젊은 층일수록 더 심하다고 합니다.
기자: 이렇게 해변가에서 노는 문화가 라선과 같이 개방된 도시에 한정되어서 있나요? 아니면 전국적인 현상인가요?
정 연구위원: 구글 어쓰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터뷰를 해보면, 지역 주민에 한정되어 노는 해변가가 있는가 하면, 라선과 같이 내국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이나 러시아이들도 오는 국제적인 해변가도 있구요. 또 함흥과 같이 전국에서 몰려오는 해변가도 있습니다. 마전 해수욕장이라고 여기는 전국에서 온다고 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코로나 시기에는 이러한 시설들이 모두 봉쇄가 되었겠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위성지도를 통해 살펴보면, 비치파라솔이 있었던 지역들이 코로나기간동안에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바다에 대한 통제가 엄격했으니까요.
기자: 외부사회는 지금 코로나 해제를 선포하고 열고 있는데 지금 북한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정 연구위원: 네, 방금까지 말씀 드린 내용은 2020년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까지 말씀 드렸는데요. 실제로 보면, 다른 지역 특히 청진 앞바다도 보면, 2020년 이후 자취를 감추었던 파라솔의 바다 풍경들이 2022년 7, 8월에 다시 등장하였습니다. 이제는 바꾸어 말하면 북한도 코로나가 다 해제되었다는 의미하겠지요.
기자: 북한에서 코로나가 완화되었는지 안되었는지를 해변가에 펼쳐진 파라솔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는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요. 제가 있을 때는 파라솔은 없이 해수욕을 하고, 또 맨 모래바닥에 누워 햇빛쪼이기를 했는데, 북한도 적지 않게 변했다는 것을 오늘 대화를 통해 알수 있을 거 같네요.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요.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 연구위원: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안녕히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