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일부 도시 북한 주민 아침을 샌드위치로 때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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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잘살아 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 나타난 식생활 변화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네 안녕하세요.

기자:사람에게 있어 먹고 사는 문제는 북에 있는 사람이나 남에 있는 사람이나 미국에 있는 사람이나 할 것없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생활 형편에 따라 서로 먹고 사는 음식이 다른데요. 북한 주민의 식생활은 어떤가요?

정 연구위원:물론 여전히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서 코로나-19시기 주민의 식생활에 대해 잘 알 수 없습니다만, 김정은 시기를 놓고 보면, 상당히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배급 대상자인 군대나 실제 식량을 생산하는 농장 농민의 식생활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도시 주민들의 경우 쌀을 먹는 사람들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아졌습니다. 또한 고난의 행군 시기에 비해 최근에는 굶어죽는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고 답한 주민들이 많습니다. 물론 이것은 코로나 시기는 제외한 상황입니다. 군대들은 배급을 받을 때 과거에는 그나마 쌀이 50% 이상은 섞여 있었는데, 지금은 옥수수조차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군대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평양은 좀 예외인 것 같고요.

기자:코로나 시기에 군대나 취약계층은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인가요?

정 연구위원:네 맞습니다. 그 이유는 식량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중간에서 생산이나 분배 과정에서 농장 관료들이 식량을 가지고 거래하는 현상이 관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횡령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예를 들어, 국가에서 충분한 비료를 주지 않고, 또 뜨락또르를 돌리기 위해 기름이 없다면 농장 자체에서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수확물 중 일부를 국가에 허위 보고하고 시장에 팔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기자:그렇다면 도시 일반 배급 대상자들의 식량 사정은 어떤가요?

정 연구위원:도시의 경우, 일부 예를 들어 당 기관 등 고위 관료나 보위부나 보안원 이외에는 대부분 식량을 자체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조사를 해보면, 아침 식사에서 식생활 변화가 부각이 되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아침에 빵이나 우유, 계란을 먹는다고 답한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자:이제는 어려운 사람들 이야기 말고, 북한에서 생활이 괜찮은 사람들의 식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남한도 이제는 아침에 빵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북한 주민들은 어떤 종류의 빵을 아침에 드는가요?

정 연구위원:우리와 똑같은 '식빵'입니다. 또 그중에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고 답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샌드위치를 집에서 만들어 먹으려면 일단 재료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에서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이 많습니다. 일단은 야채도 오이나 토마토뿐만 아니라 양배추나 양상치 등도 필요하구요, 계란 뿐만 아니라 햄도 있어야 하구요. 또 마요네즈와 같은 소스가 필요합니다.

기자:저도 아침에 빵으로 해결하는데, 그렇게 많이 못먹습니다. 간단히 식빵이나 베이글에 크림 치즈를 발라 커피와 함께 먹습니다. 그런데 샌드위치 재료들을 지금은 북한 시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정 연구위원:네 북한이탈주민들을 인터뷰 해보면 일반 사람들도 이제는 사 먹기 때문에 판매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농촌에서 비닐하우스를 하는데 다양한 야채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시사철 오이나 토마토뿐 아니라 외국 영향을 받아서 이제는 북한도 양배추나 양상 등을 먹습니다. 또한 햄이나 마요네즈 등도 중국이나 일본산, 심지어 한국산도 쉽게 상점이나 시장에서 살 수 있습니다.

기자:기존에 없던 식생활 문화가 북한에서도 생겨나고 있네요.

정 연구위원:원래 북한에서는 카레나 심지어 짜장이라는 음식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생겨나고 있구요. 따라서 과거에 북한에는 단무지를 먹는 식문화가 없었는데, 지금은 단무지도 먹고, 또한 북한 지방공장에서 단무지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북한에서도 장마당뿐 아니라 상점 망이 발달하고 있고 다양한 식당망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만두뿐만 아니라 떡볶기, 김밥, 순대 등을 파는 분식점들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음식을 하는 과정들을 볼 수 있도록 인테리어하고 바꿔 말하면, 위생을 많이 신경을 쓰고, 그 말은 그만큼 수요자를 많이 의식하면서 음식을 만들고 판매한다는 것이지요.

기자:그렇다면 외식 문화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말인가요?

정 연구위원:네 맞습니다. 우리도 자영업을 보면, 식당이 많이 생겨났잖아요? 그만큼 외식을 많이 한다는 것인데, 북한도 외식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여름에는 해수욕장도 많이 가는데, 그때도 보면, 음식을 많이 장만해서 가기도 하고 혹은 식당에 가서 사먹기도 합니다. 이제는 외식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렇게 낯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지난 시간에 우리 방송에서도 휴가문화에 대해 다룬 것으로 기억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해수욕장에 갈 때 어떤 음식들을 장만해 가나요?

정 연구위원:우리는 북한 음식하면, 두부밥이나 인조고기 등을 생각하지만, 이것은 아주 서민들이 장마당에서 사먹는 음식입니다. 북한도 여름에 해수욕을 많이 가는데, 보면, 불고기도 많이 재워가고, 또한 해산물도 많이 해 먹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북한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북한도 빈부격차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도시 같은 경우, 상점망이 많이 생겨나고, 관련 인프라시설들이 늘어나는 만큼 식생활도 변하고 있지만, 농촌같은 경우, 아무래도 도시보다 시장이 많이 발달하지 못하고, 이는 바꿔 말하면 그만큼 생활수준이 여전히 낙후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자:물론 이렇게 바닷가나 산에 휴가를 가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 반면에는 이런 음식을 꿈도 꾸지 못하는 주민들도 있다는 말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 수준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보다는 많은 변화가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 연구위원: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안녕하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