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정보기술 교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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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잘살아 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에 정보화기술 시대에 각광을 받는 명의를 걸고 ‘정보기술교류소’라는 곳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외부사회에서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각종 앱을 내려 받고 정보화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업데이트가 실시간으로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현재 북한은 인터넷과 인트라넷이 통제되는 환경 속에서, 정부의 장려 정책하에 개인이 기관 명의를 걸고 '정보기술교류소'라는 상점을 차려서 스마트폰에 앱(app)과 동영상을 깔아주고, IT 기기 등을 수리·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것이 오늘날 북한 정보유통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따라서 오늘은 정보기술교류소가 어떻게 북한에서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살펴볼까 합니다.

기자: 아, 그러면 어떻게 보면 우리의 온라인 앱스토어의 기능을 정보기술교류소가 대신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정보기술교류소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2~3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즉, 스마트폰의 기능과 관련이 없는 업무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스마트폰, 즉 타치식 손전화가 보급되면서 정보기술교류소가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니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우선 북한은 프린트 기기에 대한 접근이 통제된 사회입니다. 그러나 1990년대 시장화가 진전되면서 복사나 사진 인화, 상표 인쇄 등에 대한 개인들의 수요가 발생했습니다. 물론 북한도 사진관이나 인쇄소가 별도로 있지만, 이것은 단순 사진 인화가 아닌 디자인이나 편집, 영상이 가미된 웨딩 화보와 같은 수요였습니다. 실제로 웨딩샵(결혼 전문 사진관)과 같은 새로운 업종이 등장하기 시작했고요. 또한 술이나 음식, 음료, 간식이나 복장 제조 등에서 소규모 사영 제조업이 싹텄습니다. 이와 함께 '간판'이나 '상표'와 같은 인쇄 수요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자체로 교재 복사나 인쇄를 위한 수요가 발생하면서 2010년 전후 대학 내 또는 대학가 주변에서 정보기술교류소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시험때가 되면 정보기술교류소에 학생들이 진을 친다고 합니다. 우리의 대학가라고 할 수 있지요(웃음)

기자: 어떻게 보면, 정보기술교류소는 남한에서 동네 인쇄소나 대학교 내 복사집의 개념에서 출발했다고도 볼 수 있군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다만,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단순한 사진기나 인쇄기가 아닌 컴퓨터나 프린터와 같은 컴퓨터 및 컴퓨터 주변 기기가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기존과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보기술교류소는 점차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영역으로 업무를 확장해나갔습니다.

기자: 그러면 정보기술교류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일단 자본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컴퓨터와 관련된 기술을 잘 알고 있어야 됩니다. 예를 들면 김일성종합대학의 컴퓨터 학부라든지 이런 컴퓨터 관련된 기술 영역의 졸업자들 이런 인재들이 종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자: 국가에서 파견한 사람이 아니고 김책공업대학이나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해서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정보기술 교류소를 차릴 수 있다 이런 말이 되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차릴 수도 있고 또 돈 있는 사람들이 이런 사람을 고용해서 정보기술 교류소를 운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북한 같은 경우는 개인이 어떤 상점을 운영을 할 수 없잖아요.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요. 다만 어떤 기관에 이름을 걸고 개인이 운영을 하는 건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정보기술교에서도 그런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기자: 재밌네요.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영역이라는 것은 대체로 어떤 업무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북한은 2005년 이후로 컴퓨터 관련 기기나 부품 수입이 증대되었는데요. 이것은 북중 무역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기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수요도 있어서 이런 수입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 무역업자들이 컴퓨터 관련 기기나 부품들을 수입할 때 원가 절감을 위해서 모든 프로그램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는 하드웨어 기기만 구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컴퓨터를 초기 구입할 때 운영 체계를 비롯해서 워드 프로세스 등 각종 소프트웨어 설치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특히 북한은 통제사회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어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데 대해서는 상당히 엄격하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바로 정보 기술 교류소가 이런 통제 하에서 업무를 대행해 준다고 할 수가 있는데요. 이용자들은 초기 해외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정보 통제의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국에서는 당국이 인증한 프로그램만을 사용하도록 법 제도적 정비에 나섰고 단속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서 정보기술교로서는 각종 컴퓨터 운영 체계 및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또 국내 소프트웨어 설치와 같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기자: 북한에도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게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참 신기하게도 인터넷을 하지 않지만 프로그램을 까는 과정에 바이러스가 이상하게 생긴다고 합니다. 따라서 정보기술교류소는 국가가 승인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의 유통 판매도 함께 하는데요. 정보기술교류소에 가서 반드시 바이러스 관련 백신을 구입해서 설치 또는 갱신을 해야 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복사나 인쇄 및 소프트웨어 기술 서비스를 취급을 하다 보니까 또 정보 기술 교류소가 컴퓨터 관련 각종 기기나 부품 그리고 악세사리 등도 함께 판매하게 됩니다.

기자: 저는 컴퓨터 바이러스는 누군가가 만들어서 뿌린다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말씀을 들어보니까 컴퓨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생기는 그런 바이러스도 있네요. 말씀을 들어보니 북한의 정보기술 교류소는예를 들면 남한의 용산전자상가와 같은 그런 방식으로 운영이 되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당국의 초기 취지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제를 위해 인허가를 가진 정보기술교소에 한해서 기술 기능을 위임하는 형태였는데요. 초기 소프트웨어 취급을 넘어서 관련 기자재 유통 판매로 부수적인 수입을 얻고 있는 것이죠. 이것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하드웨어에 대한 수리 서비스센터와 유사한 기능도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2013년 이후로 북한에서도 스마트폰이 보급이 되면서 이 정보기술 교수가 더 빠르게 확장이 되는데요. 그 이유는 데스크탑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도 앱스토어와 같이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그 외에도 노래나 책, 영화, 신문 등 대용량 자료와 영상 게임 등의 각종 콘텐츠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로 더욱더 정보기술교류소가 활성화되는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정보기술 교류소가 소프트웨어 개발권도 당국으로부터 부여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당국의 통제를 기반으로 대형 정보기술교류소 같은 경우는 개별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거나 또 자체 프로그램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대학이나 연구소 이외에도 사용 부분에 개발을 위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이 정보기술 교류소가 현재 북한 소프트웨어 산업에 초석이 되고 있지 않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일종의 외화벌이로 아이티 관련업 노동자 파견 권한까지도 획득한 곳도 있는데요. 다만 해외 기술을 판매할 정도의 높은 수준을 갖춘 정보기술교류소는 평양에 집중이 됐습니다.

주로 해외 파견을 보낼 수준의 정보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은 다 알려진 바와 같이 김책공대 정보대학 그리고 김일성 종합대학 컴퓨터 대학 그리고 컴퓨터 정보기술대학 등 이 3개 우수 대학에 집중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기술 교류소가 대체로 평양에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고요. 다음 시간에 또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홍알벗,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