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판 ‘새마을 운동’
2023.11.24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잘살아 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북한 농촌 주택 건설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북한에서는 코로나 기간에 평양시 5만 세대 건설을 추진하는 등 도시에서는 토목 공사가 한창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농촌에서도 주택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적으로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 특히 최근에 평양을 중심으로 주택 건설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기사들이 그렇지만 이와 동시에 북한의 농촌마을 건설 관련 기사들도 적지 않은데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대표적으로 삼지연 농촌마을 꾸리기 그 외에도 북한 중앙통신에서 보면은 평양남도 자강도 강원도 양강도의 여러 농촌 마을들이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각 지역에서 농촌마을 꾸리기와 관련된 기사들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이제 접경 지역 변화 중 하나로 북중 접경 지역 마을을 지나갈 때마다 새롭게 건설된 농촌 주택들 혹은 건설 중에 있는 집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자: 국경 지역에서 보여지는 농촌 집들은 대체로 어떤 모습들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큰 변화 중 하나가 일단은 좀 넓게 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색깔들이 상당히 알록달록 화려했다는 것입니다. 외관상 보면 저런 국가에서 어떻게 식량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당히 목화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정리 정정된 모습들도 함께 보여줬습니다.
기자: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된 북한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아직도 상당히 생활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남쪽에서 보면 판문점이나 경기도 파주군에서 북한 쪽으로 보면 사회주의 이상촌이라고 본보기 마을들이 있거든요. 북한도 그만큼 잘 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시범마을을 꾸려놓고 있는데 아마 중국과 북한 간의 국경 지역에도 혜산이나 회령시 이런 국경 지역에도 이러한 본보기 마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자 그러면 농촌에 현대적인 주택들이 순식간에 건설될 수 있을까요?
정은이 연구위원: 제가 보니까요 일단 자재가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무엇보다 아파트 같은 경우는 상당히 높게 건설해야 되기 때문에 우선 철근이 많이 필요하지만 농촌 주택과 같은 경우는 단층집이 입니다. 따라서 철근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 않고 시멘트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멘트는 북한에서도 자체 생산이 가능하고 예를 들어 300만 톤 능력의 시멘트 공장이라든지 이런 공장들은 과거에도 시멘트를 수출할 정도로 질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시멘트 생산에 있어서 큰 자재나 제조가 필요 없습니다. 석탄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니까요.
기자: 그렇죠. 석회석과 석탄이 있으면 시멘트는 생산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래도 아무리 농촌 주택이라고 해도 돈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국가에서 농촌 주택을 대대적으로 많이 지으라고 했으면 국가에서 전폭적인 지원 같은 것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북한 이탈 주민들을 조사해보면 그렇지는 못합니다. 그러니까 시멘트 정도는 국가에서 보장을 해주지만 그 이외의 노동력이라든지 필요한 자재들은 모두 그 지역 자체 단위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물론 삼지원이나 원산 갈마와 같이 국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보면 자체로 해결해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 예 현장에 기계 설비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북한 농촌 주택 건설 현장을 보면 신기하게도 운전기재나 기계류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 노동신문에서 보면 예를 들어 올해 6월 24일 기사에 따르면 전국 시군에서 농촌 주택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제1면 기사에 지금은 전국의 수많은 농촌 살림집 건설장에서는 기초 굴착 작업이 매우 빠르게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여러 시군에서는 기초 굴착 작업을 마무리하고 기초 콘크리트 치기의 진행의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기계 설비들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돌격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즉 사람의 인력에 의존해서 짓는 그런 것들이 여전히 많다라는 것이죠.
기자: 예 그렇죠. 남한에서는 건설장에 레미콘 즉 큰 원통으로 된 세멘트 몰탈 기계차들이 막 돌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그런데 북한에는 웬만한 농촌건설 현장이나 웬만한 도시 건설에도 그런 레미콘 같은 것들이 없었습니다.
기자: 아 그러면 현장에서 돌격대원들이 전부 인력으로 일을 하고 있다 그런 말씀이 되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실제로 양강도에서 해산으로 들어가는 농촌 마을 어귀에 “당의 웅대한 농촌 건설 강령을 빛나게 실천하자”는 깃발을 꽂고 돌격대들이 농촌 주택을 건설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돌격대들이 동원되어서 주택을 건설하고 있는 모습들을 접경 지역을 통해 간간히 볼 수가 있었습니다.
기자: 이렇게 삼지연과 같이 전국이 도와주는 그런 지역에서는 주택 건설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농촌의 경우 이 산골마을이라든가 이런 곳에서는 농촌 건설 격차도 커질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사실 이제 북한이 농촌의 주택을 건설하는 가장 큰 목표도 바로 도농 간 격차 해소입니다. 북한이 2021년에 발표한 국가별 자발적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가 매우 크고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이 바로 국가의 목표로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건국 이래 지금까지 북한은 국가 발전 목표를 균형 발전에 두었지만 실제로는 격차가 존재하고 특히 이제 김정은 시대 이후로 이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농촌이 너무 낙후해서 북한 당국도 이제는 농촌 살림집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 그런 의지로 볼 수 있다는 그런 말씀이 되겠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이제 북한은 문명화된 농촌을 최근 들어 강조하고 있는데요. 남한도(우리도) 과거에 ‘새마을 운동’ 때 그렇지 않았나요? 그만큼 농촌이 도시에 비해 문화 수준 정도가 뒤떨어져 있다는 말인데 농촌 주택 건설도 지역 내 자체 역량에 따라서 한다면 그 농촌은 이러한 계획을 잘 수행하지 못할 것이고, 또한 삼지연과 같이 전국 단위의 지원이 있다면 잘 수행하겠지요. 반면에 노동신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지역이나 농촌 마을은 그만큼 소외된다는 얘기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를 인지하고 이것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도 이제는 도농 간의 격차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기자: 남한의 경우를 보면 1960년대와 70년대에 농촌 개발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새마을 운동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그때 새마을 운동이 굉장히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지금은 뭐 남한의 웬만한 농촌에 가도 다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고요. 그리고 또 지붕도 알록달록하게 견고한 쇠 지붕으로 된 곳도 많은데, 중국의 ‘개혁개방의 설계자’라고 하는 등소평도 남한의 새마을운동은 우리가 본받아야 될 운동이라고 이야기 했던 것으로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뭐 남한이나 미국 가면 도시와 농촌 간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저는 이제 보고 있습니다. 실례로 남한이나 미국에는 농촌 마을까지 아스팔트 도로가 건설되어서 북한의 농촌처럼 먼지가 풀풀 나는 곳이 별로 없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외국의 농촌을 진짜 와봐야 진짜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이렇게 거의 없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안녕히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