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주민 주상복합 거주 선호 이유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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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프 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요즘 한창 선호되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북한에 아파트가 적지 않게 들어서면서 우리가 말하는 ‘주상복합 개념’의 아파트가 속속 등장을 하고 있는데요. 어떤 형태의 아파트를 말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최근 북한에서는 개인들이 기관 명의를 걸고 실제 상가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상가들이 주택가에 속속 생겨나게 되었는데요. 이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 주민들의 변화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멀리 장마당까지 가지 않고 자기 집 근처에 상가가 생기면 거기서 해결하려는 주민들이 늘면서 상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지요. 따라서 이것이 주택,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도 바꾸어 놓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아파트와 상점들이 함께 있는 주상복합의 아파트 형태 같은데요. 이러한 변화가 생기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일단 아파트가 주택보다 선호도가 높구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은 북한의 돈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에 편의시설이 없으면 잘 입주하려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시장은 멀기도 멀거니와 한번 가려면 몸치장도 해야 하구요. 그리고 밤에는 열지도 않고, 배달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해요. 그런데 주상복합의 경우, 식당도 있어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고 노래방도 딸려 있고, 24시간 영업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주상복합은 한 건물에 주거 공간과 상업공간이 공존하는 주상복합건물을 의미하는데요. 혹시 기자님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 언제 최초로 세워진 줄 아시나요?
기자: 잘 모릅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요. 한국의 최초 주상복합 건물은 종로에 있는 세운상가인데요. 1970년대까지 서울의 명물로 자리잡아 당시 연예인, 고위공직자, 대학교수 등이 입주했고, 국내 유일의 종합가전제품 상가로도 활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1세대 주상복합 아파트로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의 현대 하이페리온을 꼽을 수 있습니다. 두 건물 모두 최소 40에서 최대 60층을 넘어가는 최고층 건물입니다. 지금 모두 수십억을 호가하는 고급 주택지가 되었지요. 특히 한국에서 주상복합 아파트는 1990년대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건설된 형태의 건축물로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했는데요.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전국적으로 이런 형태의 아파트가 확산이 되었습니다.
기자: 네 방금 말씀하신 세운상가와 도곡동 타워팰리스 같은 경우는 지나가면서 저도 가보았는데요. 낮은 건물들 아래에 상가가 옹기종기 들어있는 좀 오래된 건물이라면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그 자체가 성처럼 엄청난 규모와 높이로 지어져 있고, 또 안에도 각종 상점들과 식당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면 남쪽에서는 왜 주상복합 아파트를 선호합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는 편리한 생활환경을 꼽을 수 있습니다. 상업시설이 함께 위치하여 쇼핑, 식사, 생활편의 시설을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구요. 또한 교통의 접근성도 큽니다. 즉, 대개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과 가까워 교통이 편리합니다. 그리고 주거공간과 상업공간이 결합이 되다보니 주거지역의 활용도를 노이고 도심 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등 공간의 효율성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상업시설과의 결합으로 인해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이는 주거지가 좋은 위치에 있을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기자: 그러면 남한 사람들이 주상복합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과 북한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과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따라서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양뿐만 아니라 신의주, 청진 등 대도시들도 새로 지은 아파트는 90% 이상이 주상복합이라고 하는데요. 주상복합이 아니면 인기가 떨어져 아파트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사실 아파트 1층은 도난사고도 많고, 시끄럽고, 위생상 좋지 않아서 선호도가 낮아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가 되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지하나 1층에 상가를 지으면, 비싸게 팔 수 있고, 또 상가 주인이 매달 세를 받을 수 있어서 주상복합 형태로 건설되기를 선호한다고 해요.
기자: 남한도 주상복합 형태로 지으면 1층이 오히려 상가가 되어서 가장 비싸게 거래가 되고 또 세를 놓으면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어서 선호하는데, 북한도 같군요. 그런데 주상복합의 형태로 지어지면 북에서는 개인들이 소유할 수 없을 텐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아닙니다. 북한은 법적으로 개인 소유를 인정하지 않으니 기관 명의를 빌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도 좋고, 기관 차원에서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은 매달 기관에 세금 형태로 돈을 내니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고, 또 기관은 매달 일정한 수익금이 확보되기 때문이지요. 상가가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김정은 판 북한의 중앙집권 형태의 새로운 경제형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북한도 주상복합 형태의 아파트가 향후에도 증가할 것이라고 보이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그런데 주상복합도 마냥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선 상업지역에 위치해 있다보니 대지가격이 일반 주거지보다 더 비싸 분양가가 비쌀 뿐만 아니라 관리비도 비쌉니다. 그리고 놀이터 등 어린이를 위한 시설과 녹지가 부족하구요. 또 상업지구에 위치해 있다보니 외부인과 외지인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외부인에게 오픈되어 있어서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지요. 또 주상복합은 대지지분이 적기 때문에 향후에 재건축이 어렵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또한 선호도가 변하면 주상복합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고 다음시간에 또다른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수고 하셨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