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처리 북한주민 상속권 인정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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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지방법원 110호 법정 입구.
경기도 수원지방법원 110호 법정 입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있는 할아버지가 북에 있는 아버지에게 남긴 재산도 상속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남북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북한주민의 상속권 행사기간에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는 첫 판결입니다. 오늘은 북한주민의 상속권 회복 인정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미래(가명): 내가 살아서 아버지 유언 지켜주고 우리 아버지 땅을 똑 찾아서 아버지를 할아버지 할머니 옆에 묻어주고 해야죠.

2009년 탈북해 남한에 간 탈북여성 이미래 씨는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남긴 재산을 나누어 달라며, 남한 친척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그리고 2년 3개월 만에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연을 정리하면 탈북여성 이 씨의 아버지는 6.25 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가 2006년 북에서 사망했습니다. 물론 남쪽에선 이 씨의 아버지가 실종 신고가 돼 있었죠. 남한 민법상 실종선고는 사망으로 간주돼 할아버지의 유산이 이 씨의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상속이 된 겁니다.

이번에 탈북여성 이 씨를 대리해 승소한 박태승 변호사입니다.

박태승 : 첫 번째 사례라기보다 과거에도 탈북자가 상속권을 찾아간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 경우는 실종된 지 30년 이상 됐고 시간이 오래 됐거든요 또 2012년 북한주민을 위한 상속법이 만들어졌는데 그 이후에 나온 판결 중 첫 판결입니다. 과거에도 탈북자가 상속 재산을 찾은 경우가 있습니다.

기자: 과거와 이번이 다른 것은 뭡니까?

박태승 : 특별법이 재정된 이후 첫 판결이란 거죠.

기자: ‘남북 상속 특별법’의 요지는 뭔가요?

박태승 : 북한 주민의 상속권을 명문화 해주고 행사 기간과 방법을 쉽게 해줬다는 겁니다.

기자: 분단 된 지 60년이 지났고 남쪽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무슨 일인가 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박태승 :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요지는 북한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리고 북한 주민도 같은 민족이다 보니까 그쪽 상속권을 배제하고 남한에 있는 가족끼리만 나눠가지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 너무 가혹하다 북한 주민이 혹시 남한으로 와서 권리를  행사할 때 그것을 법에서 막을 수는 없다. 인정해줘야 하지 않느냐? 그런 취지입니다.

2012년 5월 시행된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북한주민도  상속회복 소송을 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사망한 이 씨는 물론 탈북해 남한에 간 이 씨의 딸도 특례법에서 규정한 북한주민이므로 상속 회복 청구권을 갖게 되며 그에 따라 일부승소 판결을 받게 된 겁니다. 박태승 변호사입니다.

박태승: 그분이 자기 아버지는 북한에서 돌아가셨는데 남한에 친척이 있고 삼촌이 있는데 그분이 달라는 것은 상속재산을 다 달라는 것이 아니고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가 남한에 있었으면 받을 수 있는 그 지분의 일부분만 달라는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이분들이 자기 것을 뺐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은 다 가졌으니까 탈북자의 아버지 것만 원래 주인에게 돌려준다고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습니다.

탈북여성 이 씨는 재판까지는 피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자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미래: 내가 재산 때문에 여기 온 것은 아니잖아요. 아버지 유언이 그러니까 선산에 가서 술을 붓게 해주세요. 그래서 친척들 만나 선산에도 갔어요. 아버지 살 던 집도 가보고 고모들하고도 잘 지내고요. 찾아가면 한 끼 밥이라고 따뜻하게 해주고 용돈이라도 손에 쥐어주고 그래요 그런데 아버지 형제들하고는 안 좋아요. 우리 아버지를 1977년도에 실종신고 해서 유산을 나눠 가졌으니까. 재판장에서 작은 아버지를 처음 봤을 때 이를 갈고 들어갔다가 작은 아버지를 보는 순간 내가 먼저 울었어요. 어쩜 그렇게 우리 아버지처럼 생겼냐고... 작은 아버지 왜 저를 만나주지 않았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이렇게 안 만났잖아요. 내가 뭘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저를 피하셨어요? 왜 재판장에서 만나야 되나요? 그랬더니 아무 말도 못하더라고.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남긴 선산은 5만 제곱 즉 1만 5천 평. 그 중 이 씨가 찾게 되는 부분은 아버지 몫의 315분지 45입니다. 현재 남한의 친척들 즉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시간이 꽤 지난 시점에서 상속지분을 다 나눠 써 없는데 지금 와서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며 다시 판단해 달라고 이번 사건을 항소심으로 넘겨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한은 법치국가로 3심제를 보장하기 때문에 최종판결까지는 긴 공방이 예상됩니다. 좋은 일도 아니고 재산 문제로 남쪽에서 만난 친척들과 송사까지 가게 된 상황이 반가운 이는 아무도 없는 듯 보입니다.

기자: 지금은 친척들과 왕래가 있습니까?

이미래: 많이 오갔는데 이번 판결로 앞으로가 문제예요. 이번 음력설에도 작은엄마 집에 제사를 모시러 갔어요. 우리 아버지가 장남이고 해서 내가 도리를 다 했는데 이번 판결로 이제는 서로 적이 될 것 같아요. 다른 친척들은 다 괜찮은데 재산을 물려받은 친척들은 나를 외면하더라고요. 재산을 안 받은 아버지 고모들은 오빠 자식이라고 나를 위해주는데...

남한에 사는 탈북자의 수는 2만 6천여 명으로 이들 중 일부는 국군포로의 자녀나 납북인사의 가족으로 남한에 연고가 있는 경우도 괘 있습니다.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입니다.

이미일: 전쟁 중에 납북되신 분들이 적어도 8만 명 정도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전쟁납북자 특별법이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한 3천 명 정도가 납북자로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았어요.

남한의 친척 즉 할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은 가족은 상속권을 잃은 지 10년 이내에만 상속 회복 소송을 낼 수 있다는 민법을 근거로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법원은 2012년 북한 주민에게 상속 소송 권한을 준 특례법을 근거로 탈북여성 이 씨의 손을 들어 준 겁니다.

서울남부지법 이명철 공보판사가 ytn에 인터뷰한 한 말로 오늘 내용 정리해 봅니다.

이명철:"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상속권을 행사하지 못한 북한 주민을 보호하자는 취지가 특례법의 근본정신입니다. 이번 판결은 그런 특례법의 취지를 보장하자는 결론이라고 봅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주민의 상속권 회복인정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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