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영원한 세습독재를 위한 북한 검찰감시법

김주원∙ 탈북자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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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13일에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 모습.
사진은 지난 13일에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녘 동포 여러분, 제가 11년 전 북한을 탈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 법이 사회주의 헌법과 형법 등 몇 개의 법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대학원 과정으로 법학과를 수료하면서 북한에 120여 개가 넘는 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북한당국은 사회주의 헌법, 형법, 형사소송법, 금수산태양궁전법, 방송법, 농장법, 도서관법, 의료법, 교육법, 교원법, 검찰감시법, 과학기술법, 잠업법, 도로법, 산림법, 환경보호법, 소금법, 편의봉사법 등 북한의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법을 만들어 모든 주민들이 김씨 일가의 노예로 살도록 법으로 옥죄어 놓았습니다.

지금 이 방송을 청취하고 계시는 분들도 이렇게 많은 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일상을 살고 계시리라고 봅니다.

한국의 도서관들에 소장된 북한도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전’은 북한 법률출판사에서 출판한 도서입니다. 이 책의 두께가 김정일저작집의 3배 정도가 되니 북한에 얼마나 법이 많은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8년에 출판된 북한 법전에는 127개의 법이 실려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법들 중에서 북한주민들을 가장 고달프게 만드는 검사들의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북한 검찰감시법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북한당국은 1985년 9월 19일에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결정 제15호로 검찰감시법을 채택했으며 1997년 1월 15일과 1998년 11월 19일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정령으로 수정 보충했습니다.

국가는 범죄자들로부터 국민의 생명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 검찰소(검찰청)를 두고 검사들을 통해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범죄 여부를 판단하여 죄를 지은 자들을 심판받도록 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현대판 김씨 왕족 독재국가의 영구적인 세습을 위해 주민보호가 아니라 김정은 족속을 위해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나 전 세계는 국가지도자나 정치정당들도 잘못하면 법으로 다스릴 수 있도록 3권분립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북한노동당이 일당독재의 반인민성을 감추기 위해 모든 나라들에서 유지되고 있는 3권 분립에 대해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3권 분립은 법을 제정하거나 수정보충하는 일을 하는 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한국이나 다른 나라들에서는 국회라고 합니다), 국가 지도자와 내각, 인민위원회를 포괄하는 행정기관, 검찰소와 재판소 등 법으로 국가를 바로세우는 일을 하는 사법기관이 서로 견제하면서 균형을 유지하여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는 국가통치조직원리입니다. 3권분립이 있어서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에서 대통령이나 어느 정치정당도 잘못하면  구속되어 검찰조사를 받고 재판을 통해 노동교화형으로 심판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검사들은 노동당 조직부에서 간부(인사)사업을 하고 선전선동부에서 정치사상생활 평가를 하기에 노동당이 하라는 대로 조사결과를 만들고 재판소는 김씨 일가의 체제유지에 이로운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북한의 검찰감시법은 5장 45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장은 ‘검찰감시의 기본원칙’, 2장은 ‘검사의 감시임무’, 3장은 ‘검찰감시관할’, 4장은 ‘검찰감시방법’, 5장은 ‘검찰감시결과에 대한 처리’입니다.

검찰감시법 1장 2조의 조항내용은 ‘검찰기관은 감시활동을 통하여 혁명의 전취물과 인민의 생명재산을 온갖 범죄적 및 위법적 침해로부터 튼튼히 보호하며 국가사회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 제도와 질서를 세워 조선로동당의 정책관철을 법적으로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검사들이 노동당의 정책관철을 법적으로 보장한다는 문구는 북한 검사가 국가와 인민의 검사가 아니라 노동당을 위해 존재하는 노동당의 수족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에서는 검사들이 정치적 정당에 입당할 수 없으며 검찰조사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내세울 수 없다고 규제하고 있어 대통령도 죄를 지으면 감찰에 구속되어 조사를 받고 처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검사들이 노동당의 정책관철을 보장하라고 법으로 규정하여 노동당은 물론 그 위에서 군림하는 김정은의 잘못에 대해서는 묻거나 따질 수 없도록 했습니다.

4조에서는 ‘검찰기관은 감시활동에서 계급적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광범한 군중에 의거하여 사업한다‘고 규정하여 북한 내 성분토대에 따라 검찰조사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법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같은 죄를 지은 경우에도 가족친척 중에 중앙당 비서국 대상이 있으면 형벌이 경감되거나 무죄가 되는 일들이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제2장 검사의 감시임무에서 제7조에서 ‘검사는 국가의 믿음직한 정치적 보위자이며 인민대중의 자주적이며 창조적인 생활의 참다운 옹호자이다’고 규정하여 정치검사로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가 김정은을 21세기 지구촌에 유일한 독재자로, 노동당이 일당독재로 국민들을 탄압하는 북한을 김씨 왕족 노예독재국가라고 비난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할 사법기관이 오직 김정은만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4조에서 북한당국은 ‘검사는 국가기관의 결정, 지시가 헌법, 최고인민회의 법령, 국방위원회 결정,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결정, 지시, 내각결정, 지시에 어긋나지 않는가를 감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위의 모든 결정과 법령, 지시들은 김정은의 ‘말씀’을 근거로 노동당이 지시하여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이 조항도 검사들이 김씨 일가의 영원한 세습독재를 위해 하수인으로 복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4장 29조에서 검사는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으로부터 법적 처리를 요구하는 자료를 받았을 경우에는 1개월 안으로 정확히 조사처리하고 그 결과를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에게 알려주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이 기간 역시 지켜지지 않을 뿐 아니라 구속되어 육체적 고문과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32조항에는 범죄혐의자가 증거를 없애거나 조사를 방해할 수 있다고 확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검찰소 소장의 승인을 받아 10일까지 억류할 수 있고, 44조항에는 검사의 결정, 지시, 제의에 대하여 의견이 있는 기관, 기업소, 단체의 책임자 또는 공민은 그것을 받은 날부터 7일안으로 해당 상급검찰소에 의견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의견을 제기 받은 상급검찰소는 20일 안으로 심의해결하고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 또는 공민에게 알려주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법으로 이런 조항들을 제정하도고 그 기간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청취자분들을 비롯하여 북한주민 대다수가 이런 법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거니와 안다고 해도 이에 대해 대응하면 더 큰 불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검사들이 대통령이나 고위직 간부, 대기업 회장 등 그 누구를 막론하고 범죄를 범한 경우에 검찰조사를 하여 법적 심판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검사가 죄를 짓거나 조사를 잘못하였을 경우에 국민들이 고소·고발하여 검사나 판사들도 처벌받습니다.

공정과 평등을 떠들며 최근에 북한 언론매체들에서는 ‘인민대중제1일주의’, ‘숭고한 인민사랑의 정치’에 대해 요란하게 선전하지만 이처럼 인민을 탄압하고 김씨 일가의 영원한 노예로 만들기 위해 각종 법을 만든 김정은과 독재자의 하수인들은 반드시 인민의 심판을 받고야 만다는 것은 역사의 진리입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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