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에 초청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김주원· 탈북자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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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2018년 2월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인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2018년 2월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인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연합뉴스

북녘 동포 여러분! 2009년 1월 16일 김정일의 지시로 창단된 삼지연악단과 달리 김정은의 지시로 2018년 2월에 창단된 삼지연관현악단은 지난해 2월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된 겨울철올림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삼지연악단을 비롯한 여러 악단에서 배우들을 모아서 창단한 악단입니다.

김정은은 2018년 새해 신년사에서 남 강원도(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되는 겨울철 올림픽을 언급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밝히고 대표단파견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를 보였습니다. 1월 15일에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실무접촉이 이루어졌고 2월 8일에는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2월 11일에는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김정은의 지시로 삼지연악단과 청봉악단을 중심으로 여러 악단에서 활동하던 배우들로 창단된 악단입니다. 그리고 2002년 김정일 집권 시기에 북한예술단이 한국에서 공연하고 16년만인 2018년에 열린 삼지연관현악단의 한국 강릉과 서울에서의 공연은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처음으로 열린 공연무대였습니다. 2018년 2월 13일자 노동신문에도 처음으로 삼지연관현악단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정은이 삼지연관현악단 배우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도 공개하였습니다. 기사에는 공연준비기간에 김정은이 노래 곡목도 직접 선정해 주었고 시연회에도 직접 참가하여 지도해 주었기에 한국에서 열린 제23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동계올림픽)도 성과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의 한국 공연에 대한 답방차원으로 한국 예술단의 방북 공연이 2018년 4월 1일과 3일에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4월 3일 방북 공연을 마친 한국 예술단 배우들을 위한 환송 연회가 열렸는데 여기에 삼지연관현악단 배우들도 참석하였습니다. 그리고 4월 6일에는 김정은이 삼지연관현악단에 선물악기들을 보내 격려해 주었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에 보낸 선물악기전달식에서 중앙당 선전선동부 박광호 부장이 했던 선물악기전달사 내용만 봐도 김정은이 삼지연관현악단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박광호 부장은 전달사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이 김정은의 직접적인 손길 아래 태어나고 세심한 지도 밑에 첫걸음부터 주체음악발전사에 뚜렷한 자욱을 새겨가고 있다”며 “우리 당의 음악정치를 맨 앞장에서 받들어 나가는 본보기 예술 단체로, 세계일류급의 관현악단으로 내세워주려는 김정은의 크나큰 믿음과 사랑이 깃들어 있다”고 강조하였던 것입니다.

여기서 말한 음악정치라는 말은 지구상에 북한에서만 들을 수 있는 어휘입니다. 1988년에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잘못된 북한사회를 비판하는 투서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음악정치에 대해 “한 사람을 위한 노래, 김부자 만을 위한 예술은 독재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하였다가 무리죽음을 당한 사건도 30여 년 전의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북한에서는 3대에 걸친 세습 독재가 지속되고 있으며 영원한 현대판노예왕국을 꿈꾸며 음악정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종합예술단체라고 할 수 있는 삼지연관현악단은 기존의 삼지연악단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청봉악단, 모란봉악단, 만수대예술단, 국립교향악단, 조선인민군공훈국가합창단의 가수들과 연주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악단의 배우들로 구성된 삼지연관현악단의 구성원들은 그 소속이 다양합니다.

총단장으로는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인 권혁봉, 단장으로는 모란봉악단 단장인 현송월이 맡았습니다. 예술부단장은 공훈국가합창단 단장인 장룡식, 행정부단장으로는 공훈국가합창단 행정부단장 김순호, 무대감독으로는 모란봉악단 창작부실장 안정호가 맡았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양악기 중심의 관현악단으로 악기 배치는 일반적인 관현악단과 같은 형식의 부채 모양을 구성하여 공연을 진행하였습니다. 악기도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기들은 여성연주가들이 주로 맡았고 트롬본, 호른 등 관악기와 타악기들은 남성연주가들이 맡았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 기악조는 삼지연악단과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모란봉악단 배우들인 우혜영, 백현희, 선우정혁 등이며 성악조는 김옥주, 김성심, 김주향, 권향림 등이었습니다. 성악인 경우 남한과 북한의 창법이 서로 다르지만 평창 겨울철올림픽에 초대되어 공연한 삼지연관현악단 성악배우들은 남한 가수들의 창법을 모방하여 노래를 불렀습니다.

2018년 2월 8일 강원도(남)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 공훈국가합창단 장룡식 단장이 중장군복대신에 연미복 차림의 무대복을 입고 지휘를 하였습니다. 청봉악단과 모란봉악단을 오가며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가수 김옥주는 진달래빛 조선옷(한복)을 입고 북한노래 ‘반갑습니다’를 불러 절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김옥주와 송영은 남한노래 ‘J에게’를 함께 불렀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한국에서 부른 노래는 1966년에 창작된 패티 김이 불렀던 ‘이별’, 1975년 혜은이 부른 ‘당신은 모르실거야’와 1984년 창작되어 심수봉이 부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와 이선희가 부른 ‘J에게’, 1991년 창작된 설운도가 부른 ‘다함께 차차차’, 최진희가 부른 ‘사랑의 미로’, 왁스가 부른 ‘여정’ 등이었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2018년 2월 8일에 강원도 강릉에서 첫 공연을 하고 2018년 2월 11일에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하였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공연을 관람하였습니다. 공연관람에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앙당 김여정 제1부부장과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도 함께 관람하였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 현송월 단장이 무대에 올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불렀고 한국 성악배우 서현(소녀시대)은 북한 가수 송영과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불렀습니다.

북한당국은 2018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3돌을 맞아 인민군교예단이 소속되었던 모란봉교예극장을 새롭게 개건하여 삼지연관현악단 극장으로 개관하였습니다. 결국 개건된 모란봉교예극장이 삼지연관현악단이 상주할 수 있는 전속극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10월 11일 노동신문에는 개관식 소식을 전하면서 “당의 숭고한 인민관이 구현된 현대적인 문화정서생활기지, 본보기극장, 최상의 음향조건을 갖춘 예술극장, 음악예술을 마음껏 창조하며 고상하고 문명한 문화정서생활을 향유해 나갈 수 있는 현대적인 문화예술의 전당”이라고 자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삼지연관현악단의 일꾼들과 창작가, 예술인들은 혁명적 예술활동의 훌륭한 거점을 마련하여준 당의 의도와 기대를 순간도 잊지 말고 높은 실력과 기량으로 주체예술의 새로운 개화기를 맨 앞장에서 열어 나가며 인민들을 부강조국건설에로 힘있게 고무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출연한 이후로 삼지연악단과 청봉악단 공연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삼지연악단의 악기조와 청봉악단의 성악조가 삼지연관현악단의 기본 구성원으로 되면서 발전적인 견지에서 해체하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북한에서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 그리고 지금의 김정은으로 이어진 3대 세습 과정에 예술단체들이 새로 창단되거나 해체되어 왔지만 모든 예술단체들은 어디까지나 김씨 일가의 우상화선전과 체제수호를 위한 선동의 나팔수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지구상에 북한처럼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장악하고 통제하는 나라는 없다는 사실과 북한주민들이 북한 선동노래보다 흥이 겨운 한국노래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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