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이란의 미국 아이폰 금수 조치 해제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4.11.12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이란의 미국 아이폰 금수 조치 해제 잠금 장치가 걸려있는 애플사의 아이폰.
/AP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 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이란의 미국 아이폰 금수 조치 해제’입니다.

 

중동의 산유국가 이란이 최근 미국 손전화기 제조회사 애플의 신형 제품들에 대한 금수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은 한국 삼성의 갤럭시와 함께 세계 손전화기 시장에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데요, 두 회사의 손전화기가 전세계 손전화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두 회사의 신형 손전화기 인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아주 높습니다. 이란도 예외가 아니어서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지금까지는 아이폰 최근 모델인 14, 15, 16형의 수입이 금지됐습니다.

 

작년에 이런 조치가 내려진 뒤에 아이폰 13형까지만 이란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관광객들이 14,15,16형을 가지고 이란에 입국하더라도 방문 허용 기간인 한 달이 지나면 자동으로 작동이 중단됐습니다. 어떻게든 신형 아이폰의 사용을 막으려고 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최신형 손전화기로 신분을 과시하려고 하는 사람들, 특히 청년들은 너도나도 아이폰 13형을 사려고 달려들었습니다. 당연히 아이폰 13형의 값이 계속 올랐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이란의 화폐인 리알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아이폰 13형을 사두려는 사람이 더 늘었습니다. 리알화를 가지고 있으면 가만히 앉아서 돈을 잃는 셈이지만, 아이폰 13형을 가지고 있으면 달러를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걸 계산이 빠른 사람들이 알아챈 거죠. 최신형도 아니고 2021년에 출시된 아이폰 13형의 값이 이렇게 치솟는 건 사실 정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런 틈을 타서 사기를 쳐 떼돈을 벌고 도망간 사람도 있습니다. 유명인들을 앞세워서 아이폰 13형을 아주 싼 값에 판다는 광고를 해서 돈을 먼저 받아 놓고는 아이폰 13형을 주지 않은 겁니다. 싼 값에 판다는 광고만 믿고 아이폰 13형을 9개나 주문한 사람도 있었다는데요, 돈만 날리고 손전화기는 하나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액을 다 합치면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북한도 지능형 손전화기를 자체 생산해서 주민들에게 팔고 있지만 미국 애플이나 한국 삼성 손전화기에 비하면 최신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힘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한국이나 미국 손전화기를 들여와서 봉사소에 돈 좀 주고 손전화기를 조작해서 썼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란 국민들이 자기 나라 화폐 가치가 떨어지자 아이폰 13형을 사들였다는 얘기를 듣고 북한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2009년 화폐개혁

 

이후에 북한 원화의 인기가 땅에 떨어지고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가 북한에서 많이 통용되고 있지만, 당국의 외화사용 금지 조치가 강화되면서 달러 값이 계속 뛰지 않았습니까. 외화 대신 북한 원화를 억지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값이 떨어질 위험이 별로 없거나 값이 계속 올라갈 거 같은 현물을 북한 원화를 주고 사두려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은 이란과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최신 지능형 손전화기의 현물가치도 다르겠죠. 하지만 최신형 손전화기를 어떻게든 사서 신분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란 청년이나 북한 청년이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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