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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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모바일 북한’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2023년 성탄절’입니다.

12월25일, 오늘은 성탄절입니다. 영어로 크리스마스라고 부르는데요, 전세계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성당과 교회에 나가지 않던 사람들도 성탄절에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래서 성탄절 미사와 예배에는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차는 모습을 봅니다.

하지만3년전만 하더라도 전세계를 휘몰아친 코로나 사태로 대면 행사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성탄절 미사와 예배는 집에서 방송으로 지켜봐야만 했죠. TV와 컴퓨터, 지능형 손전화가 없었다면 어떻게 코로나 사태 속에서 한겨울을 보냈을지 모르겠습니다. 각자 집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로 이 무서운 감염병이 빨리 사라지기만 기다렸을테니까요. 하지만 올해는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온 모습입니다. 성당과 교회에 사람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찾아갈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쓸 필요도 없구요.

기독교 국가가 아니더라도 성탄절을 국가 공휴일로 지내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미국과 한국도 그렇습니다. 성탄절이 상징하는 사랑과 평화를 다함께 나누자는 것이겠죠. 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성탄절에 받는 선물이 제일 큰 관심사일 겁니다. 어른들도 부부와 연인, 친구, 지인들이 서로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성탄절 선물로 제일 인기있는 건 전자제품, 그 중에서도 지능형 손전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손전화 제조업체들도 성탄절을 맞아서 가격을 대폭 낮춰서 손님들을 끕니다. 경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죠. 다른 회사들에게 손님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뭔가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니까요.

지능형 손전화는 전세계적으로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과 한국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가장 인기있습니다. 갤럭시는 S23이 최신형인데요, 지금 한국에서 85만 원, 그러니까 미화로650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걸 한번에 다 내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보통 할부로 나눠서 내겠지만, 이번에 나온 특별 할인 계획도 써 봄직 합니다. 최신형 갤럭시 S23을 산 사람들이 2년 후에 이걸 반납하면 출고가격의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때는 새로운 손전화기를 사야하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내 돈을 다 주고 사는 것 보다는 훨씬 이득이겠죠. 회사 입장에서는 2년 뒤 나올 새 손전화기를 팔 수 있는 틈이 열리는 것이구요.

미국 아이폰은15가 최신형으로 나와 있는데요, 어떤 통신회사는 손님이 자기가 쓰던 지능형 손전화를 반납하고 3년동안 계속 가입하면 1천 달러짜리 아이폰 15를 공짜로 줍니다. 다른 통신회사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상술이지만, 가입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야 하는 통신비용을 다른 회사에 내면서 비싼 손전화기를 공짜로 받을 수 있으니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기분일 겁니다.

북한에서도 고려링크 가입자들을 빼오기 위해서 강성망이 여러가지 유인책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요금을 좀 깎아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죠. 손전화기 판매 수익은 북한 당국으로서도 놓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달러화나 위안화 같은 외화를 받고 팔기도 한다니까, 외화를 자연스럽게 걷어들일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처럼 다양한 할인 방법을 쓴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손전화기가 팔리고, 그만큼 손전화 가입자 수도 늘어날 겁니다. 북한 사람들의 생활은 더 편리해지겠죠. 하지만 북한 당국의 목표는 거기에 있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