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의 블랙北스] 김일성·김정일 미라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2024.12.25
![[류현우의 블랙北스] 김일성·김정일 미라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류현우의 블랙北스] 김일성·김정일 미라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b958d604c6b0c758-be14b7995317c2a4/north-korea-hereditary-succession-mummy-palace-sun-12242024100040.html/@@images/b8e57477-d3ac-4002-bd68-42fe03f97d41.jpeg)
안녕하세요. 류현우의 블랙북스,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 방송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 북한 내 분위기, 관련 상황 등에 대해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김정일 사망 후 그가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류 전 대사대리께서 말씀해주시겠습니다.
[진행자]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의 죽음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눈물을 흘린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거짓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류현우] 사실 저는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습니다. 시리아에서 인터넷을 통해 김정일의 인간상과 이중적인 삶에 대해 이미 알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일의 고향이 ‘백두밀영 고향집’이 아니라 러시아 원동지역의 ‘우스리스크’라는 사실로부터 시작해서 김정일의 여성 편력, 무질서한 일상 생활, 파티 문화 등 인민의 굶주림과 동떨어진 이중적인 삶에 대해 분노를 느꼈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다 새빨간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 배신감은 혐오와 증오로 변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경우 김정일의 사망에 대해 거짓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을 기억하면 아마도 치를 떨 것입니다. 이 시기 수십, 수백만의 아사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은 참치와 ‘곰발통’을 먹으면서도 인민들에게는 ‘쪽잠’에 ‘줴기밥’을 먹었다고 ‘생쇼’를 하니 어처구니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김정일을 좋아할 북한 주민들이 있겠습니까?
[진행자] 김정일이 후계자로 김정남보다 김정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으로 보십니까?
[류현우] 김정남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했었고 ‘조선콤퓨터센터’를 담당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정남은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할까요, 구속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어려서부터 가정적인 분위기를 맛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어머니 성혜림이 정신병을 앓았기 때문에 가정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고용희가 김정남의 존재에 대해 몹시 신경 썼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기 자식들이 후계자로 등극하는 것을 더 바랐으니까요. 특히 김정남은 고려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유리를 깨며 행패질을 한 것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나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은 남은 김정철과 김정은 중에서 여성적인 성격의 김정철보다는 김정은이 모든 면에서 후계자로서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용희의 입김도 많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진행자] 김정일 사망 이후 그 시신은 영구 보존 처리돼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돼 있습니다. 이 같은 영구보존처리 결정은 김정일 본인의 유언으로 봐야 할까요? 김정은의 지시였다고 봐야 할까요?
[류현우] 저는 김정은의 지시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 김정은도 장성택과 김경희의 조언에 의해 금수산태양궁전에 시신을 안치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수령이 영생의 모습으로 안치되어 있는 태양의 성지로 표현합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죽어서도 태양으로 우상화 되어야 김정은이 태양의 후예로서 그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류현우의 블랙北스] 김정일 사망, 이틀 후 알려진 이유?
[진행자]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 보존, 유지를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금수산태양궁전 유지보수, 관리에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 같은 같은데요.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실 부분이 있을까요?
[류현우] 사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 방부처리에 관해서는 모든 게 극비로 되어있습니다. 자금을 공개하면 민심이 폭발하니까요. 다만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 방부처리와 관련한 비용으로 연간 40만 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은은 수령 영생 위업을 위한 일에는 자금을 아끼지 말라며 김 부자의 성역화 사업에 돈을 물쓰듯 쏟아붓고 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 방부처리는 러시아 기술진이 평양에 와서 관리하고 있는데 아직 북한의 기술로 방부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기술자들의 왕복 항공권과 숙식비도 모두 북한이 다 지불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 공기청정기, 에스컬레이터, 화강석, 대리석 등 금수산태양궁전 리모델링 건설비용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액수가 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북한의 곳곳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도 다 돈입니다. 김 부자의 우상화에 쏟아 부은 돈을 식량으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양이 될 겁니다. 살아 숨쉬는 인민은 굶주림에 허덕이는데 죽은 김부자의 시신을 미이라로 만드는 데는 천만금을 쏟아붓는 김정은은 지도자의 자격도 없는 독재자일 뿐입니다.
[진행자] 대사님께서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직접 가보셨나요? 어떤 사람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할 수 있습니까?
[류현우] 우선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무조건 참배하도록 노동당이 책임지고 참관을 조직합니다. 중앙당에서 각 도, 시, 군, 구역 당 위원회에 해마다, 월마다 참관 인원을 배정하고 주요 명절 등 계기를 비롯해서 보통 일에도 참관 일정에 따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도록 합니다. 한마디로 김 부자를 우상화하기 위해 주민 세뇌용으로 리모델링한 것이 금수산태양궁전이기 때문에 전체 주민을 참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우선 모든 참배객들은 단체로 버스를 타고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들어가는 궤도전차 정류소에 모입니다. 인원들을 점검한 후 대오를 지어 정류소에서 궤도전차에 오릅니다. 10분가량 궤도전차를 타고 금수산태양궁전 정류소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대오를 지어 단체로 금수산태양궁전 외랑(야외 복도)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때 요원들이 금속탐지기로 몸을 점검합니다. 옷은 남성인 경우 100% 넥타이를 맨 정장을 하고 들어가야 하고 여성인 경우 한복 또는 깨끗한 양장을 해야 합니다. 본 건물에 들어가기 앞서 신발 바닥을 물로 세척해야 하고 금수산태양궁전에 들어선 이후에는 탈의실에서 옷을 정돈하고 소지품을 꺼내 놓아야 합니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김일성, 김정일의 전신 석고상 앞에 도착합니다. 김일성, 김정일의 전신 석고상을 참배한 후에는 ‘울음홀’에 들어갑니다. 이 홀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이 들어간 화강석의 붉은 대형기가 있습니다. 좌우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 해놓은 부분이 있으며 바닥은 대리석으로 되어있습니다.
[진행자] 김일성, 김정일 시신을 어떻게 참배하는지도 궁금한데요. 그 과정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류현우] 울음홀 옆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방으로 들어설 수 있는데, 시신 방에 들어가기 앞서 몸을 소독하고 먼지를 제거하는 장치를 통과해야 합니다. 미라가 보존돼 있는 유리관은 2m 떨어진 곳에서만 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미라는 모두 붉은색 담요로 배 부위부터 덮여 있으며 주변은 꽃이 감싸고 있습니다. 시신이 있는 방은 3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라 주위를 돌며 앞, 뒤, 양 옆 4 곳을 돌면서 각 곳에서 시신을 마주한 후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해야 합니다. 시신이 안치된 곳에는 무장한 군인 4명이 지키고 있습니다. 참배가 끝난 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품 전시관에 들어섭니다. 김일성의 승용차, 만년필, 옷가지 등과 김정일의 유품인 열차, 요트 등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기차 안에 있는 책상 위에는 김정일이 생전에 살펴보던 서류와 맥북 컴퓨터 등이 그대로 놓여있습니다. 저와 같은 공무원들인 경우에는 2년에 한 번씩 참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영구보존한 최고지도자들의 시신과 금수산태양궁전,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이를 보는 북한 주민들의 생각은 어떨 것으로 보시나요
[류현우] 저는 금수산태양궁전에 가서 죽은 시신을 보니 김일성과 김정일도 신이 아닌 일반 사람이라는 생각, 그리고 죽은 모습이 참 측은하고 불쌍해 보였습니다. 이들은 상품 진열대에 있는 상품처럼 성역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서글픈 생각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는 김일성·김정일기금 기부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 당국이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보관된 금수산태양궁전에 정기적으로 기금을 헌납하도록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당조직에서 금수산태양궁전을 최고의 성지로 꾸리는 사업에 충성의 자금을 바친 기부자들의 깨끗한 충성심을 따라 배워 김일성·김정일 기금 운동에 한사람같이 참여하라고 선동합니다. 게다가 기부자들에게 표창과 우대 사업을 합니다. 실례로 외교관들인 경우 해외에 나갈 때에 김일성·김정일기금에 기부를 했는가를 무조건 봅니다. 그러니 별 수 없이 무조건 기부금을 바쳐야 합니다. 아니면 간부사업 자체가 안 되니까요.
[진행자] 네. 오늘은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대리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낱낱히 살펴봤습니다. 말씀으로만 들어봐도 그 규모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특히 김일성, 김정일 시신 보존 및 금수산태양궁전 관리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이 충격적입니다. 이 비용을 민생을 살리는 경제 등에 투여했다면 북한 주민들의 삶은 조금이나마 괜찮아지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류현우의 블랙북스, 오늘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