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숭배사상으로 청년, 지식인을 바보취급하지 말아야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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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창건 73주년을 기념해 청년 학생들의 무도회가 지난 10일 평양과 각 도청 소재지에서 열리고 있다.
노동당 창건 73주년을 기념해 청년 학생들의 무도회가 지난 10일 평양과 각 도청 소재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0월 10일 여러분의 로동당 창건 73주년을 맞이하여 여러분 당 기관지 로동신문 제1면에 실린 사설, “조선로동당은 일심단결의 기치, 높이, 승리와 영광만을 떨쳐 나갈 것이다”를 당 간부 여러분은 다 읽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본 방송자도 이 사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날 1945년 10월 10일 소련 점령군의 지시로 개최한 “조선공산당 북부조선책임자 및 열성자당원회의에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을 창설하던 그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한 이 회의 참석자의 기록을 다시 한 번 읽었습니다.

‘김일성 개선기’를 쓰고 1950년대 말까지 ‘민주조선’ 책임주필을 역임한 한재덕 씨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시 김일성은 서툰 조선말 인사를 읽어 내려갔다. 이 인사 연설문은 소련군과 함께 북한에 들어온 소련 태생 조선인 이른바 카레이스키들이 러시아어 원문을 서툰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어서 연설문으로나 문법상 전혀 맞지 않는 문장이었다. 이 연설문을 김일성이 읽으려 하자 오기섭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김일성 동무는 무슨 권한으로 그 의장석에 앉았는가?’ 그러자 김일성은 창 밖을 가리키며 회의장을 둘러싸고 있는 소련군을 보면서 ‘위대한 소련해방군 영도자가 나에게 이 회의를 주도하라고 명령해서 이 자리에 앉았다’고 했다. 즉 스탈린의 명령으로 그 자리에 앉았던 것이다.”

당 간부 여러분! 이 말대로 조선로동당의 창건은 소련군이 써준 시나리오에 의해 탄생한 것입니다. 그것도 남한의 박헌영보다 뒤늦게. 때문에 처음부터 북조선 공산당의 간판이 아닌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으로 창설된 것입니다. 이른바 ‘1국 1당 원칙’이 작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 당사의 기록처럼 “조선의 해방이 김일성이 조직한 조선인민혁명군의 국내 진격에 의해 실현되었다”면 왜 소련 점령군 지도자의 지시에 의해 조선 북부 책임자 및 열성자당원회의를 개최해야 했을까요? 오늘날 여러분이 학습하고 있는‘조선로동당사’는 첫 페이지부터 거짓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의 로동당 창건은 처음부터 당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당내 민주주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탄생한 당인 까닭에 그 후의 역사가 온전할 리 없었습니다. 애당초 당 창건 조직에 참여했던 열성당원, 일제의 그 악랄한 탄압에 굴하지 않고 공산주의자의 기개를 최후까지 지켰던 그 원로 조선공산당 당원들이 99%가 김일성의 칼바람에 숙청되어 희생됐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통해 김일성의 일인 지배체제를 형성하다보니 여러분 당의 구호는 “일심단결하여 수령을 목숨으로 옹호, 보위하자”로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70여 년간 꼭 같은 구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10월 10일자 로동신문 사설이 ‘일심단결의 기치 높이‘ 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이 말을 강조하면 할수록 여러분 당이 ’반공산당의적 치부‘, ’무너진 당내 민주주의‘, ’세계 그 어떤 나라 공산당에서도 또 지난 100여 년의 세계 각국 공산당역사에서도 볼 수 없는 세습 왕조의 기형적인 당 구조의 원초적 모순‘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고모부를 대공고사총으로 처형하고 이복 형은 VX, 사린과 같은 독가스로 암살하며 자신의 권좌를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김정은을 새 수령으로 모시다 보니 ‘일심 단결’을 외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만큼 그의 지도력이 취약함을 입증하는 용어가 바로 ‘일심 단결’이라는 말이 아닙니까?

당 간부 여러분! 지난 10월 10일자 로동신문사설은 말미에 “수령결사옹위는 삶의 첫째가는 요구로 혁명가의 가장 높은 영예와 본분으로 여기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를 정치 사상적으로 목숨으로 옹호 보위하여야 한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를 단결의 중심, 영도의 중심으로 높이 받들어 모시며 이 세상 끝까지 최고령도자와 사상과 뜻, 운명을 함께하는 참된 동지, 진정한 전우가 되어야 한다”로 쓰고 있습니다.

도대체 21세기 이 개명천지 하에 이런 낡고 얼빠진 말을 어떻게 ‘프롤레타리아의 당’ 기관지 사설에 쓸 수 있는가? 공산당의 최대 병인 개인 숭배의 절정에 올라선 조선로동당의 앞길에 드리운 검은 구름 떼를 보는 느낌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런 개인 숭배 사상 고취로 여러분 당이 공언한 경제부문의 대 약진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이 사설이 말한대로 “당의 유일적 영도체제가 김정은에 대한 우상숭배사상 고취로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북한의 지식인, 청년들이 변화하는 바깥 세계에 눈을 돌리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당의 선전선동에 놀아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과연 김정은에 대한 절대숭배사상고취로 북한의 청년, 지식인들이 ”김정은 밖에 그 누구도 모른다는 절대 불변의 신념이 꽉 차 넘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까? 오늘의 과학, 문명은 북한의 지식인과 청년들에게 끈임 없이 외부정보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외부정보에 눈을 돌리지 말라.” 오직 북한 청년, 지식인들은 김정은외 그 어느 누구도 모른다는 일심으로 꽉 넘쳐나는 신념으로 계속 충성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변화하고 있는 북한 청년, 지식인의 인식·관점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왜 경제의 모든 부분, 모든 단위에서 ‘상승 궤도’가 깔아지지 않는가? 왜 ‘인민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는가? 본 방송자는 ‘여러분 당 최고 지휘부가 아직도 변화하고 있는 청년 지식인의 의식을 제대로 료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핵개발로 강성대국은 건설할 수 없습니다. 경제 건설은 이데올로기로 추진되지 않습니다. 혁명적 열의, 수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북한 경제가 정상화 된다고 생각합니까? 전시간 언젠가 지적한 바 있습니다만 김일성이 ‘사회주의 경제의 몇 가지 리론 문제’를 논하면서 물질적 자극이 아니라 혁명정신으로 사회주의 건설이 가능하다고 큰 소리쳤지만 그 후 1970년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여러분의 경제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식량배급이 끊어져 고난의 행군 기간 수십만이 굶어 죽지 않았습니까?

다시 강조하지만 이제는 개인숭배사상으로는 경제건설도, 사회 통제도, 인민의 창의력도, 아니 노력 경쟁을 통한 속도전도 발휘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음을 알아야 합니다. 더 이상 북한 청년, 지식인을 바보로 만들지 마십시오. 그들에게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를 주십시오. 외부 정보에 마음대로 접하도록 체제 개혁, 대외 개방으로 나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그래야 여러분 당에 희망이 싹틀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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