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 새 행정부에 맞는 새로운 대미전략을 세워야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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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en_tv.jpg 8일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연설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한참 80일 전투 현장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투쟁목표 달성에 여념이 없는 여러분이기에 지난 1주일 동안 미국에서 일어난 대사변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1월 3일 미국의 46대 대통령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야당인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씨에게 패하여 대통령 자리를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여러분 당에게 적지 않은 영향 아니 치명적 타격으로 작동할 수도 있는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2년 동안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의 수뇌회담을 통해, 당면한 현안인 여러분 당의 핵개발 문제와 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 해제를 논의한 바 있었습니다. 비록 성과적인 결실을 보지는 못했지만 김정은과 트럼프 간의 인간적 관계가 구축되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상대라느니, 심지어 ‘사랑하는 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친근감을 갖게 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통큰회담으로 미북관계에서 새로운 계산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7,100만여 표를 얻은 트럼프가 7,500만여 표를 얻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고 말았으니 여러분 당 수뇌부의 계산이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 외교부의 리선권 부장이나 최선희 제1부부장 등에게는, 이 조 바이든 씨가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어떤 문제가 제기될 것인가, 그 대책은 무엇인가를 판단하고 새 계산법을 구상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부여되었습니다. 외교부뿐만 아니겠지요. 당 정치국 위원들, 국무위원회 위원들도 조 바이든이 이끄는 새로운 미행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대응할 것인가? 골몰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조 바이든 씨는 김정은을 줄곧 폭력배(thug)라고 불렀고 이에 발끈한 여러분 당은 바이든 씨를 “한시 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할 미친개”라고 불렀던 사이이니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하겠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러나 조 바이든 씨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자기 멋대로 수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며 이리 저리 예상할 수 없는 돌발행동으로 상대방을 당혹하게 하는, 그런 인물이 아닙니다. 46년 전 30대 나이에 미 상원 최연소의원으로 당선된 후 30여 년간 의회활동을 통해 그리고 8년간의 부통령 지위에 있으면서 많은 경험을 축적하여 항상 합리적 사고로 정부기구(시스템)를 움직여 정책을 수립·결정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입니다. 누구보다 국내외 정세, 특히 국제정세에 밝은 분입니다. 미 상원 의회활동을 하며 주로 외교분야에서 세계 각국과의 협상에 관여하면서 수많은 각국지도자와 만나 국제현실을 요해하고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문제해결에 전념하는 인물입니다.

특히 아시아 정세, 중국, 러시아, 일본, 남북관계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지식과 외교적 경험을 갖고 있는 분입니다. 시간관계로 많은 얘기는 하지 못하지만 여러분에게 참고가 되도록 최근 미국의 주요 외교학술지에 실었던 그의 논문과 당선 후 지난 11월 8일 간단한 당선소감을 밝힌 그의 짧은 연설에서 보인 그의 정치적 인식 또는 그가 생각하는 우선순위의 외교 과제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첫째로, 대내 문제에 대해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의 지난 4년 동안 분열된 국민간의 관계를 봉합하여 단합시켜 전통적인 미국의 영혼을 회복하고 미합중국이라는 하나의 전통, 대를 이어 지켜온 미국의 전통을 부활시키자, 더 이상 패거리 정치로 갈라지지 말고 민주적 타협으로 서로 기회를 주어 위대한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회복하자”라고 호소했습니다.

둘째, 대외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와 권위, 민주주의 영도력을 발휘하여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세계를 이끌 미국의 지도력을 다시 발휘하도록 하자”고 역설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탄압하는 파시스트와 독재자와의 투쟁을 동맹국과 함께 전략적 협력국가와 함께 제압하며 인권이 꽃피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의 국제질서를 주도한 미국이므로 앞으로 혁신과 발전을 통해 국제사회의 초석이 되고 국제무역 법칙을 쓴 나라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더욱 강하게 추진하겠다. 제멋대로 타국이 개발한 기술을 훔치는 나라를 억제하고 제멋대로 관세를 물려 타국의 경제적 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동맹국과 연합하여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이제는 인권문제가 세계의 우선순위의 과제임을 강조하고 12만 5000명의 국제난민을 미국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

셋째로 “미국의 외교는 전문가와 실무자들의 풍부한 견해와 경험을 종합하며, 트럼프 대통령처럼 자신의 결정을 아래로 내려 먹이는(Top Down) 방식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오는(Bottom up)방식, 실무자들의 협상을 통한 단계적인 협상방식(시스템)으로 외교교섭 방식을 택해야 한다. 군사력으로 외교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군사력은 외교협상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북한의 핵을 완전 폐기할 때까지 인내성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적으로 조 바이든의 외교참모 중 한 사람인, 오바마 대통령 정부의 국무부 부장관이었던 토니 블링큰 씨는 여러분 당과의 핵협상문제에 대해 “모든 핵개발 계획을 공개하고 국제사찰단 감시 하에 우라늄 농축이나 재처리시설을 동결하고 협상에 나올 때까지 경제제재를 계속 강화해야 하며 상세한 단계적 핵폐기 계획을 내놓고 포괄적인 합의를 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외교 안보참모들의 건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으나 트럼프 대통령처럼 김정은과 만나 돌출적인 제안을 내놓거나 국무부, 국방부 등 주요 안보, 외교 기관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양보를 하는 등 무원칙의 협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신경을 쓰며 대책을 강구해야만 합니다. 당 정치국, 국무위원회, 외교부, 통일전선부 등 안보, 외교, 대남공작 담당부서의 80일전투 목표는 바로 새로운 미국정부, 바이든 대통령 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추진해야 할 것인가의 대책수립입니다.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외교전문가들을 동원하여 협상을 추진하는 분임을 명심하고 여러분 당이 새 판을 짜고 먼저 새 계산법을 내놔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핵 폐기를 위한, 건설적이고 실제적인 진전을 시키는데 기여하는 방안을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지금까지 여러분 당이 무시해온 문제, 바로 북한인민의 인권문제에 혁신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당선자는 독재자의 압박으로 나라에서 쫓겨난 피난민, 빈곤과 기아에서 고생하는 인민대중을 그대로 보고 있을 분이 아닙니다. 핵문제와 함께 인민의 인권문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여러분 앞에 강하게 다가오고 있음을 알고 국제사회의 일원되기 위한 첫 단추부터 옳게 채워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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