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추석은 즐겁게 지냈는지요? 국제규격의 축구장 100개 이상의 방대한 지역, 즉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일대의 수해복구 작업에 30만의 청년돌격대를 파견하여 연일 복구투쟁을 전개하고 있지만, 금년 연말까지 결속할 수 있겠습니까? 수재민은 물론 해당 지역 지방 당 간부들도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이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체결한 군수품 지원 문제가 우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강계, 희천, 전천 일대에 장자강의 범람으로 무너진 미사일 생산공장, 포탄 생산공장 그리고 생산된 포탄과 미사일을 수송할 도로와 철도, 특히 무너진 다리 복구 공사부터 전력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전기도, 수돗물도 없는 천막에서 지내는 수재민들은 추위가 닥칠 연말까지 어떻게 지낼 것인가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태가 이처럼 심각하다 보니 인민들의 불평불만, 그동안 인민생활 향상에는 등돌렸던 여러분 당에 대한 비난, 집권자에 대한 불신이 쏟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은과 여러분 당에 대한 인민대중의 불만, 분노를 잠재울 심상에서 여러분 당은 전례없이 김정은에 대한 숭배사상 고취, 애국심 고양, 선전선동을 연일 전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야말로 “인민대중제1주의를 실현하는 자애로운 어버이” 운운하면서 그를 믿고 그의 뜻에 따르기만 하면 사회주의 지상낙원 건설이 가능한 듯이 떠들고 있습니다.
지난 8월 31일 여러분 당은 느닷없이 ‘지방발전사업협의회’라는 회의를 개최하고 새로운 건설 사업을 추가로 명령했습니다. 김정은은 “지방 중흥의 역사적 위업을 가속화 해 나가는 데서 더욱 필수불가결의 요구로 제기되는 시군 보건시설과 과학기술보급 거점, 양곡관리시설 건설이 가지는 의의와 중요성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당의 지방발전 전략을 철저히 관철하는 것은 단순히 공장이나 건물 몇 개를 세우는 실무적인 사업이 아니라 인민대중제1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우리 국가제도의 우월성을 높이 발양시켜 인민들에게 사회주의 위업의 진리성과 불패성을 깊이 심어주고, 굳건한 계승을 담보하는 중차대한 정치사업이다”라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애당초 여러분 당이 ‘지방발전 20*10정책’을 제시할 때, 무엇 때문에 이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했습니까? “전국적 판도에서 농촌의 세기적 후진성을 타파하고 현대적인 농촌살림집을 건설하고 시군 인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경공업제품, 예를 들면 된장, 간장, 어린이 학습장, 신발, 옷가지를 생산하는 경공업공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방발전사업이 시작된 지 1년도 안 된 지금, 겨우 20개의 시군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지금, 보건소, 과학기술보급거점 그리고 양곡관리소 건설을 추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방발전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많은 경제전문가들, 특히 사회주의 경제체제하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러시아나 동유럽사회주의 국가,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사회주의 국가의 경제전문가들은 “과연 1년에 20개의 시군에서 제각기 경공업공장을 짓고 지방거주 인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종 생활필수품을 생산한들 생산품들이 과연 지방 거주 인민들의 요구와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 라는 비판적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왜냐하면 무너진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모순과 허점이 무엇인가를 이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당의 명령이나 수령의 명령으로 경제의 기본원리를 인위적으로 왜곡하여 경제전반이 조화롭게 이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되고도 남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듭시다. 1958년 중국공산당은 모택동 주석의 명령에 따라 대약진노선을 채택했습니다. 1960년대까지 15년 내에 영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농업과 공업의 대약진을 명령했습니다. 중국의 모든 성, 크고 작은 도시마다, 아니 농촌까지도 재래식 방법으로 철 생산을 전개했습니다. 그 결과 영국을 능가하는 철 생산량을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재래식 용광로에서 생산한 그 철들은 현대적인 기계나 설비생산에는 아무 쓸데도 없는 쇳덩어리에 불과했습니다.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당도 김일성, 김정일의 명령으로 얼마나 많은 생산 증가, 특히 알곡이나 공업제품의 대대적인 증산계획을 세웠습니까? 그 대표적인 예가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채택했던 10대 경제전망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중 어떤 경제생산 부문에서 목표달성이 있었습니까? 어느 한 곳도 없습니다. 경제는 경제원리를 왜곡한 당 수뇌의 정치적 명령으로 진척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평양시내를 봅시다. 2020년 3월에 착공한 평양종합병원은 4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완성하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김정은의 명령이라고 청년돌격대원들이 불철주야로 강제노동에 동원된다고 해서 현대적 경공업공장이 200개 시군에 들어서고 수만의 현대적 살림집이 건설되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번 수해피해 지역의 현실이 여러분에게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압록강 건너 중국 단동시를 보면 여러분 당이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핵미사일 개발을 다그치고 핵탄두 생산을 늘린다고 해도 인민대중의 지지와 신뢰를 잃어버리면 몽땅 헛수고인 것을 왜 깨닫지 못합니까?
알곡 수확에 만전을 기해야 할 지금 압록강 일대의 수해복구 그리고 20개 시군의 지방발전계획 여기에 추가된 보건소, 과학기술거점 그리고 양곡관리소 건설에 북한 인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할 지, 유엔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김정은의 존엄이 어떻고 사회주의의 진리성이나 위엄이 어떻고 하는 헛소리는 그만하고 인민들의 노예노동을 하루 속히 중단하고 각국의 지원을 받기를 권고하는 바입니다.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