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전가에 급급한 북한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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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부상(가운데)이 지난 3월 15일 평양에서 외국공관원과 4명의 외국통신기자들을 상대로 뒤늦게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유를 설명 하고 있다.
최선희 부상(가운데)이 지난 3월 15일 평양에서 외국공관원과 4명의 외국통신기자들을 상대로 뒤늦게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유를 설명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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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채 결렬되자 여러분 당은 그 책임을 둘러싸고 하찮은 변명과 책임전가에 급급했습니다.

회담이 결렬된 그날 밤, 정확히는 다음날 3월 초하루 새벽 한 시경, 리용호 외교부장과 최선희 부부장이 긴급 심야기자회견을 갖고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하고 11개의 유엔대북제재안 중 5개항 그 중에서도 인민의 생활, 민생과 관련된 최소한의 제재를 풀어달라고 제의했는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미국측에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그 후 3월 8일 로동신문은 ‘조남진’이라는 평론가의 이름으로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을 가장 강하게 부추긴 자 즉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절대로 대북제재를 완화해 주어서는 안 된다고 부추긴 자는, 바로 일본의 아베 총리라고 지적하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제목 자체를 ‘고약한 섬나라 족속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붙였으니 그 내용을 간추리지 않아도 비난의 어구 정도가 얼마나 비열한 것인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여러분 당의 기관지 로동신문의 비난에 대해 아베 일본총리는 물론 일본 언론들이 한결같이 “누구에게 뺨맞고 화풀이 하려하느냐”는 어조로, “한심한 김정은 로동당의 작태”라며 웃어 넘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15일에는 최선희 외교부 부부장이 평양주재 외국공관원과 4명의 외국통신기자들을 상대로 뒤늦게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유를 한 시간이나 설명했습니다.

그 요지는 간단했습니다. “당초 수뇌간의 견해는 좋은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섰는데 즉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엔 얼마든지 좋은 합의를 내올 수 있는 사이였는데 ‘볼턴’이라는 대통령안보보좌관이란 대북 강경주장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엉뚱한 강의를 하면서 정상회담을 파탄시켰다. 여기에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한 편이 되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 CVID가 아니면 그 어떤 양보도 해주어서는 안 된다. 영변 핵시설 폐기 가지고는 유엔대북제재조치의 그 어떤 조항도 완화해 주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정상회담이 결렬됐다. 이런 입장에서 북한은 우리 나름대로 새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요지의 말을 했습니다.

이러한 최선희 부부장의 기자회견이 있은 그 다음날 장본인인 존 볼턴 대통령안보보좌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그들이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에 대해 기꺼이 할 의향이 없다. 바로 어젯밤 그들은 핵미사일 실험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는 미국과의 대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길 했다. 이런 생각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지 않게 되길 원한다. 그건 확실하다”고 했습니다. 이에 더하여 존 볼턴 보좌관은 “중국은 유엔의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를 좀 더 단단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의 대북제재를 강화하라”고 말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존 볼턴 보좌관의 언급은 그 혼자의 생각이 아닙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미 국무부의 대변인은 “북한이 추구하는 북한의 안전과 그들이 추구하는 발전을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수단, 미사일을 포기하는 것이며 국제사회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완전히 바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는데 북한은 아직 비핵화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이것이 바로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미국의 태도를 정확히 알고 하노이 정상회담결렬이후 미국이 어떤 대북정책을 택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미국의회 역시 하노이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된 것 즉 노딜(No Deal)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선희 부부장이 평양에서의 외국기자에게 한 언급이 있은 후 더욱 여러분에 대한 태도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브레드 셔먼 미국 하원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비핵확산소위원회 위원장은 최선희 부부장의 발언에 대해 “그녀의 발언은 미국에 대한 위협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그녀의 말을 듣고 더욱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이행하도록 중국의 대형은행들에 대한 제재 부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애드워드 미키 미국 상원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북한이 외교를 버리거나 새로운 도발을 하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은 김씨 정권에 추가 압박을 가할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으로써는 66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하노이까지 간 ‘최고 존엄’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다시 60여 시간이 걸려 도합 120여 시간 만에 평양에 돌아온 사실이 분하기도 하고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회담이 끝난 지 보름이나 지난 시점에 최선희 부부장으로 하여금 회담결렬책임을 미국의 존 볼턴에게 전가하기 위한 특별기자회견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마 김정은 위원장을 추켜세우는 트럼프 대통령까지 비난할 수가 없어서 그의 수석 참모들을 겨냥한 비난회견이었다고 평가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미국은 물론 자유세계 국가의 정책결정과정을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은 물론 일본, 한국, EU등 자유세계정부는 대통령이나 총리 한 사람이 국가의 정책, 대내정책이던 대외정책이던 혼자서 결정할 수 없습니다. 국가의 시스템 즉 정부의 구조가 그렇게 최고책임자 혼자서 결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지 않습니다. 정부 수뇌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부서와 기관, 단체가 한둘이 아닙니다.

정부 내에는 담당부서, 각 정보기관이 있고 외부에는 국회, 언론계, 각종사회단체 들이 있습니다. 일당 독재국가가 아닙니다. 여·야 정당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됩니다.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유도 바로 이런 정부 내 또는 의회와 사회의 각종연구기관, 이익단체, 언론계의 영향이 작용하여 결렬된 것입니다. 결국 이런 각계의 여론을 수렴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최종결정이 내려진 것이지 강경파라 하여 반 김정은주의자라 하여, 더욱이 존 볼턴 안보특별보좌관 한 사람의 권고에 의해 결렬된 것이 아닙니다. 이런 자유국가의 정책결정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반론을 제기해도 해야 합니다. 좀 더 자유세계의 정책결정과정을 공부하길 권고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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