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자의 임금을 과연 누가 착취하고 있는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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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회의에서 채택한 헌법, 김정은 시대의 헌법을 자세하게 읽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본방송자가 본 인상은 제6장 제2절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문위원회 위원장’을 규정해 김정은이 실질적으로 국가를 대표한다고 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헌법의 기본 정신 즉 본질을 정한 서론은 김일성 한 명의 선대 유훈에 김정일이 더해져 2명의 선대 유훈을 제시하고 계승하는 것뿐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왜 조선로동당은 중국 공산당이나 베트남 로동당처럼 체제개혁, 대외개방을 주저하는가?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공산주의 정당, 사회주의 정당으로서는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될 봉건적 세습왕조체제를 택한 것 때문입니다. 전 시간에 지적한 바 있습니다만 1976년 일본 공산당이 여러분 당을 지칭하면서 “반마르크스 정당, 일본의 명치헌법보다 더 봉건적 군국주의 정치단체”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바로 이 때문에 당내 민주주의가 죽어버렸고 당 최고지도자의 선택의 길이 막히고 1인 절대전제정치체제를 형성했으며 드디어 세습왕조 지배체제로 굳혀버린 것입니다. 당원으로서의 투쟁경력을 기준으로 당 간부, 중앙위원, 정치위원, 총서기를 인선하는 민주적인 인사 원칙이 죽어버렸기 때문에, 곧 세습왕조체제의 붕괴로 이어지는 두려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체제 개혁은 불가능하지요. 때문에 여러분 당내의 모든 모순, 북한 경제 사회발전 과정에서 파생하는 사상적 전략·전술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혁의 방향으로 이행시킬 수가 없는 것이지요. 특히 근로 대중 생활과 직결되는 경제 생산 관리 체계의 개혁이 불가능하게 되지요.

여러분은 ‘무슨 소리냐? 청산리 방법이니 대안의 사업체계니 하는 말 자체가 없어지지 않았는가? 장마당 경제시대가 왔고 협동 농장의 분조도급제가 가족 중심으로까지 축소되었고 국영기업소까지 시장에 내놓을 상품생산이 허용된 마당인데 왜 경제관리 개혁이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헐뜯는가?’라고 반문할지 모릅니다. 이런 의문이 든다면 다시 한 번 이번 개정된 헌법의 정치 경제 부분을 봅시다. 제13조는 “국가는 군중로선을 구현하여 대중 속에 들어가 문제 해결의 방도를 찾으며 정치사업, 사람과의 사업을 앞세워 대중의 정신력과 창조력을 높이 발양시키는 혁명적 사업 방법을 견지한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보면서 지금부터 47년 전, 1972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제5기 1차 회의에서 개정되었던 헌법이 생각났습니다. 이 72년 헌법 제12조는 “국가는 모든 사업에서 위가 아래를 도와주고 대중의 의견을 존중히 하며 정치 사업, 사람과의 사업을 앞세워 대중의 자각적 열성을 불러일으키는 위대한 청산리 정신, 청산리 방법을 관철한다”고 했고 제13조는 “청산리운동은 사회주의 건설의 총노선이다. 국가는 천리마운동을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켜 사회주의 건설을 최대한으로 다그친다”라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군중노선은 경제법칙을 무시한 방법이지요. 시장을 통한 경쟁은 완전 무시되고 있습니다. 한 조항을 더 인용해 봅시다. 제27조,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모두 다 노동에 참가하며 조국과 인민과 자신을 위하여 자각적 열성과 창발성을 내어 일한다. 국가는 근로자들의 정치사상 의식을 끊임없이 높이면서 노동의 량과 질에 의한 사회주의 분배원칙을 정확히 운용한다”고 기술하고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72년 헌법은 1992년, 1998년, 2009년 그리고 이번 헌법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구는 바뀌었지만 그 원칙과 기본 사상은 전혀 변화가 없는 이른 바 ‘군중노선’, ‘정치사상사업 우선원칙‘입니다. 사람과 경제와의 관계, 경제에 대한 인간의 원천적 인식을 무시한 주장입니다. 왜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었는가? 바로 이 정치사상을 우선 시켜 노동의 정당한 보수를 지불하지 않고 경제를 추동하다가 경제를 무너뜨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이 군중노선, 정치사상 주도의 경제관리 노선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가? 바로 인민의 생산의욕, 로동의욕을 극도로 감퇴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런 판국인데 개정된 헌법 29조를 보면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는 근로대중의 창조적 노동에 의하여 건설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노동은 착취와 압박에서 해방된 근로자들의 자주적이며 창조적인 로동이다. 국가는 실업을 모르는 우리 근로자들의 노동이 보다 즐거운 것으로, 사회와 집단과 자신을 위하여 자각적 열성과 창발성을 내어 일하는 보람찬 것으로 되게 한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개정 헌법의 제29조를 북한 근로자들은 ‘웃기지 말라, 허튼 수작하지 말라, 거짓말을 해도 한계가 있지 어떻게 이런 거짓을 지껄이는가?’ 생각할 것입니다. 도대체 지금의 북한 근로자들이 누구의 착취와 압박에서 해방되었다는 것입니까? 북한 근로자 중 90세가 넘은 사람이 아니면 자본가의 착취를 당했다고 말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동 연령이 당시 15세였다면 북한에 인민정권이 선 때가 1946년 2월이니까 73년 전에 이미 북한에 자본가 지주는 없어졌습니다. 그러니까 85세 이상, 90세 정도가 된 사람이 아니면 자본가 또는 지주의 착취를 체험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북한 헌법이 말하는 착취란 도대체 무엇인가? 머릿속에 그리는 허상, 학교에서 자본주의를 때리는 교육과정에서 배운 허상이지요. 실제로 오늘의 북한 노동자를 착취한 자는 바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일당, 노메꾸라뜨라 즉 당 간부 귀족 여러분이 아닙니까? 헌법 29조에서 지적한 착취, 압박은 바로 사회주의 체제를 붕괴로 몰고 간 당 간부 귀족들의 일반 근로자 대중에 대한 착취와 압박을 말합니다. 현존하는 북한 내 근로자 착취 압박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북한근로자들이 우리 남한기업주가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월급, 임금을 착취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지금도 외화벌이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보낸 임금을 누가 착취하고 있습니까? 바로 중앙당 39호실, 35호실이 아닙니까? 이처럼 착취가 가능한 체제유지를 위해 여러분은 정치 사상적 지도,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청산리 방법, 대안의 사업 체계가 귀중하다고 주장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헌법은 당장 폐기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해 둡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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