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인민에게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강요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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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는 인민에게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강요 황해남도의 한 농장 주변 나무 밑에서 어린이와 어머니가 쉬고 있다.
/AP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년간의 통치경험을 통해 김정은 총비서가 귀중한 교훈을 터득한 것 같이 보입니다. 이른바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하자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가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아 보입니다. 어떤 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국가 백년대계를 세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발전을 특정부문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10년 간 여러분 당처럼 GDP(국민총생산)의 25% 내지 30%를 군사력 증강 특히 전 세계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된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핵심사업으로 하는 군사강국건설에 치중한 결과, 북한은 경제건설뿐만 아니라 북한인민의 일상적 생활이 나락으로 떨어져 극심한 식량부족이 계속되고 190여 유엔 회원국가 중 가장 비참한 경제적 빈곤국가로 지명되었습니다. 결국 지난 10년간 김정은의 이른바 사회주의 건설이 인민대중의 요구와 부합되지 않는 방향으로 치달았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때문인지 지난 10월 이후 로동신문은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 경제, 문화, 국방 등 모든 부문의 균형적 동시적 발전을 기해야 한다”는 원론적 주장을 편 논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와 일상생활 필수품 공급도 제대로 대지 못하면서 어떻게 인민대중의 사회주의에 관한 신앙, 이른바 여러분 당이 주장하는 혁명투쟁의 정당성을 이해시킬 수가 있겠습니까? 굶어죽을 형편에서 김정은 수령에 대한 신뢰심, 충성심, 먼 장래의 극락세상을 위해 참고 견딜 수 있겠습니까? 로동신문 10월 30일자 논설의 주장 즉 “식의주 면에서 남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생활을 누리며 무병, 무탈하게 사는 것은 우리 인민의 세기적 숙명이며 인민대중의 요구가 다양하고 날로 높아지는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공업과 농업, 보건 부문을 비롯하여 여러 부문들이 다 같이 균형적으로 발전하여야 늘어나는 인민들의 수요를 원만히 충족할 수 있다. 그래야만 사회주의 건설에 대해 미래를 낙관하고 김정은을 비롯한 로동당 수뇌부에 대한 신심이 높아질 것이다”, 여러분 당은 이처럼 지난 10년간 이런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경제건설과 생산을 추진했습니까? 묻지 않아도 당 간부 여러분은 그렇지 않았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직 군사강국건설을 앞세워 인민대중으로부터 생산물을 탈취하고 이를 거역하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반동문화로 몰아 가차없이 숙청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핵과 미사일, 대량살상무기 생산에 국가재정과 생산력의 대부분을 투입함으로써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사회의 10여 차례 제재조치에 더해서 코로나19비루스의 북한 유입을 막기 위한 전례없는 국경선의 전면봉쇄, 홍수와 태풍, 가뭄으로 인한 심대한 자연재해가 겹쳐 말 그대로 사상 유례없이 무너진 여러분 경제현실 하에서 비로소 “중앙과 지방간 도시와 농촌간 로동계급과 농민간의 차이를 결정적으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들 과연 이런 김정은의 선언이 이뤄질 수가 있겠습니까?

아직도 여러분 당은 북한 경제의 파탄이 외부세력의 적대시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로동신문은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은 제국주의자들과의 첨예화한 대결전을 동반하며, 저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나라들의 덜 발전한 부분약〮한 고리를 찾고 그곳에 집중공세와 압박을 가하여 민심을 소란시키고 그 결과 전관부문에로 확대하여 나중에는 제도를 통째로 무너뜨리는 것이 제국주의자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다”라고 외부세계 특히 자유세계에 대한 경계심의 고취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서냉전시대의 사회주의 지도자의 주장처럼 들립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역사와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소련방의 붕괴, 동유럽 사회주의국가의 붕괴, 중국과 베트남의 시장원리에 따른 체제개혁과 대외 개방, 이것들이 모두 자유세계의 사회주의 진영 압살정책 때문이었습니까? 자유진영과 공산주의 진영 간의 사상, 체제경쟁에서 패배한 것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거나 수정주의로 변환한 것입니다.

핵·미사일 보유는 공산진영이 자유진영보다 더 많이 갖고 있었고 군사비 지출은 자유진영보다 더 앞서 나갔는데 왜 무너졌는가? 바로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비합리적 관리, 누적된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의 여러분 당 수뇌부의 주장이 바로 무너진 사회주의 국가, 소련과 동유럽 국가의 수뇌부 특히 스탈린과 모택동의 주장과 판박이로 꼭 같습니다. 10여 개의 사회주의 국가가 일거에 무너진 역사적 사실을 교훈으로 삼지 않는다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사회주의 생산 체계의 대담한 개혁과 대외개방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국제 경제질서에 융합하는 여러분 당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다면, 여러분의 사회주의 건설은 좌절하고 체제붕괴를 모면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 공화국은 세계적 군사강국으로 위용 떨치고 있는 나라, 어떠한 적대세력의 중상모략에도 굴하지 않는 나라, 강한 사상전으로 맞받아 싸우는 우리 공화국” 운운해도 여러분 당은 과거 소련의 군사력만큼의 군비를 갖춘 수준까지는 요원합니다. 그렇다고 천하대란을 방불케 한 문화대혁명을 주도했던 모택동 정도의 철학과 인민대중을 이끌 정도의 영도력이 있습니까? 김정은은 스탈린도 모택동도 아닙니다.

당 간부 여러분! 형체가 없는 사상사업, 빈곤과 굶주림을 해결해 주지 않는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라고 강조해서는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해 갈 수 없습니다. 아무리 ”농민을 로동계급화 하자, 농업 근로자들을 혁명화 하자”고 선전선동사업을 강화해도 식량생산을 높일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1960~1970년대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이 전개했던 ‘새마을운동’을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잘 살아 보세!” 이 심금을 울리는 구호, 자주자〮조협〮동의 구호로 농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여 농민 각 개인의 실제적 살림이 눈에 띄게 나아질 때, 농촌과 도시와의 차이, 농민과 도시근로자와의 차이는 자동적으로 소멸되었습니다. 농민 각자의 경제생활이 풍요해지면 농촌의 문화도 농민의 과학적 영농방법도 자연 발전됩니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외부세계에 대한 증오심과 경계심을 강조하며 여러분 당의 경제정책의 모순과 실정을 은폐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시장원리가 작동하는 경제체제의 근본적 개혁과 대외개방을 실시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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