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 보기] 북한 주민들 150일 전투 불만 고조

경제부양책의 목적으로 최근 북한 당국이 벌이는 ‘150일 전투’가 주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 당국은 방화복 대신 ‘솜옷에 물 끼얹고 고열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을 선전하면서 150일 전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북한군 내부에서도 뇌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정영 xallsl@rfa.org
200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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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발행된 '전당, 전국, 전민을 150일전투에로!' 선전 포스터.
최근 북한에서 발행된 '전당, 전국, 전민을 150일전투에로!' 선전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 내부의 소식들을 전하는 ‘북한 들여다보기’ , 정영 기자와 함께 주요 소식 알아봅니다.


북한 주민들 ‘150일 전투’ 불만 고조


MC: 북한이 ‘150일 전투’를 시작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요, 전투를 시작하면서부터 150일 전투를 통해 경제혁신을 내걸었는데 변화가 있습니까?

정영: 예, 북한은 “2012년에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따라 올해 4월부터 ‘150일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각 공장 기업소 별로 생산목표를 세워 중앙에 올려 보내고, 주민들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북한에서 눈에 띄는 구체적인 성과는 없지만, 그래도 선전매체들은 “150일 전투를 전개하고 나서, 생산과 건설에서 전대미문의 기적과 혁신이 일어났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부 주민들의 반응을 보면 북한이 선전하는 것과 달리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사실 이전에도 70일 전투, 300일 전투 이런 총력전이 있지 않았습니까? 주민들은 이런 전투의 효과에 대해 좀 회의적일 것 같은데요.

정영: 우선 ‘150일 전투’가 애초 계획한 생산목표를 수행하기보다는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그리고 불필요한 지시가 계속 내려지고 있어. 주민들은 살기가 더욱 피곤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원래 경제적 기반이 빈약한 북한이 자체로 경제를 재건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150일 전투’가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전기가 부족해 열차가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고 주민용 전기도 공급되지 못하는데 생산인들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북한은 과거 ‘70일 전투’나 ‘300일 전투’때도 결과적으로 주민들만 괴롭혔지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요즘 ‘150일 전투’가 사람을 잡는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MC: 주민들이 가장 불만을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정영 : 우선 장마당 운영시간이 제한되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150일 전투’기간 장마당 운영을 극히 제한하면서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약 오후 4시 이전에 장사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농사일 등에 강제로 동원하고 있습니다.

MC: 올해 봄철은 특히 식량이 모자라 쌀 가격도 상승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장사까지 못하게 하니 불만이 정말 크겠네요.

정영: 그렇습니다. 당국의 시장통제가 강화되면서 청진 수남 시장에서는 6월 초에 쌀 가격이 1kg당 2,300원까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신의주의 한 주민은 “평양시도 7월 초에 한 달에 1주일 정도 밖에 배급을 주지 못한다”면서 “신의주는 아예 배급이 끊어진 지 오래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주민들의 불만은 거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각 도•시•군에서는 ‘150일 전투’기간 중에 도시미화계획이라는 것을 내놓아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150일 전투’기간 국경지역인 신의주와 혜산시에서는 도로주변 아파트들에 설치된 베란다 창문틀을 모두 뜯어내고 원상 복구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갑자기 왜 이런 지시가 내려진 것이죠? 남쪽 아파트에도 베란다에 창문이 달렸는데요, 이것이 그다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생각은 안 들거든요?


정영: 그렇습니다. 한국 아파트의 베란다들은 건물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또, 건설 당시 창문틀에 유리까지 끼워주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 아파트들은 베란다가 건물 외벽에서 툭 튀어나왔기 때문에 주민들은 거기에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창문틀을 만들어 대고 거기에 유리를 끼워 주거 공간을 넓혔습니다. 이것은 중국식인데 아마 북한이 중국식을 본떠서 국경지대부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은 베란다를 이렇게 고치면 햇빛이 잘 들어 세탁물 말리기도 좋고, 먼지가 들어오지 않고, 겨울에 보온(保溫)에도 좋아 너도나도 이렇게 고쳤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투기간 지방도시를 평양시처럼 꾸린다고 하면서 모두 뜯어내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MC: 한때 평양시에서도 이런 아파트 베란다 개조공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정영: 예, 2006년경, 평양시에서도 이 같은 베란다에 설치했던 창문틀을 모두 뜯어내라고 지시 내린 적이 있습니다. 평양시 출신 탈북자들의 말에 의하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토끼장 같으니 모두 뜯어버려라”고 지시해서 모두 철거했다고 합니다.

MC: 그렇군요. 사실 베란다에 창문같이 막아주는 것이 없으면 겨울에 찬바람을 막기가 어려운데요, 이걸 보기 싫다고 뜯으라니 여러 가지로 나라 정책이 주민 생활에 도움을 주지 않는군요.

정영: 창문틀 하나를 만드는데 약 50달러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비싼 돈을 주고 유리를 사서 끼웠던 주민들은 “국가에서 난방도 해결 못 해주면서 당장 철거하라고 하면 겨울에 추워서 어떻게 살라는 소린가”며 불만을 터놓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방화복 대신 ‘솜옷에 물 끼얹고 고열 노동’ 선전


MC: 이렇게 되면 누구를 위한 150일 전투인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또 22일 신문에 ‘150일 전투’에 대한 기사가 하나 올라왔네요. 노동자들이 섭씨 300도의 고열 속으로 방화복이 없어 솜옷에 물을 끼얹고 들어가 일했다. 이런 기사입니다.

정영: 예, 21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이 두꺼운 솜옷에 물을 끼얹고 섭씨 300도가 넘는 보일러 속으로 뛰어들었다며 초인간적 희생정신을 소개했습니다. 이 발전소 노동자들은 노를 보수할 때 보통 2~사흘 동안 충분히 식힌 다음에 들어가야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간부들의 강력한 제지’에도 불구하고 물을 끼얹고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MC: 결국 150일 전투에 이렇게 참가하라는 선전인가요? 사실 섭씨 300도면 숨쉬기도 어려울 텐데요.

정영: 조선신보도 “솜옷을 입고 찬물을 끼얹으며 노 속에 들어섰지만, 이들 옷섶에서는 몇 초 만에 불길이 달리고 숨조차 쉬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물론 이 기사를 쓴 기자도 상상이 안 되겠지만, 이러한 초당성은 북한에서 가능한 것입니다. 이러한 장면은 북한에서 지난 50년대 강선제강소 노동자들이 “강재 1만 톤만 있으면 나라가 허리를 펴겠다”는 고 김일성 주석의 말을 듣고 300도가 넘는 노로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데로부터 이러한 행동이 ‘충신의 행동’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MC: 50년대면 지금부터 59년 전 일입니다. 남쪽에서는 이런 고열 노동은 이제 기계가 대신하는데, 북쪽은 여전히 총력전을 요구하는 전투에 일하는 방식도 그대로이군요. 한국에서는 로봇이 이런 고열노동을 대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영: 그렇습니다. 시대는 농경사회, 산업화 시대, 그리고 지금은 지식정보화 시대로 발전해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 노동자들은 아직도 50년대에 일하던 방식대로 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북한군 내부에도 뇌물행위 심각


MC: 다음 소식입니다. 뇌물을 상부에 바친 혐의로 북한군 대대장이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네요. 북한군 내부에서도 뇌물행위가 심각하다는 얘기는 많이 나왔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사건이 있었습니까?

정영: 최근 상부에 뇌물을 바친 혐의로 함경북도 청진시에 주둔하는 한 대대장급 북한군 장교가 체포되었다고 대북인권단체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최근 밝혔습니다. 그가 속한 부대는 조선인민군 제264군 부대 (9군단) 45사단 해안 1대대 대대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대대장이 되려고 인민무력부에 5,000달러 이상의 뇌물을 바친 것으로 북한군 검찰기관에 밝혀졌다고 합니다.

MC: 북한군에게서도 이러한 뇌물행위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정영: 북한경제가 낙후해지면서 군에 대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군대도 뇌물을 바치고 승진하고, 심지어 군대복무에도 빠지고 있습니다. 이 대대장은 이렇게 뇌물로 승진하고 아래 중대들에 자체로 외화벌이해서 돈을 벌어 바치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북한군 검찰 기관에서 검열할 때 그의 집에서는 미화 11만 달러가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는 군사재판을 받고 교화 7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MC: 그렇군요. 선군정치 덕분에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 북한군 내부에서도 군관들이 직권을 남용해 돈을 벌고 또 그 돈을 상관에게 바쳐 승진하고 이러한 부패 고리가 군대 내에서도 통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정영 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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